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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똑 부러진 ‘투자업계 알파고’ 임상진 케이스톤 상무애매한 건 'NO', 빠른 습득·분석·판단으로 최적화된 솔루션 제공

김예린 기자공개 2023-11-14 08:01:4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하우스 중에 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케이스톤)가 빠질 수 없다. 올해만 진우산전, 한성그린팩토리, LS머트리얼즈, 핌즈, 애니포인트미디어 등 바이아웃부터 그로쓰캐피탈 투자까지 5건의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투심이 크게 위축된 자본시장 분위기에도 여느 하우스보다 활발한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 중심에는 케이스톤 3본부장인 임상진 상무가 자리 잡고 있다. 열정적이고 철저한 준비로 깐깐한 PEF 펀드 출자자(LP)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기업의 자금 조달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재무적투자자(FI)로서 수익성도 챙기는 굵직한 딜들을 만들어왔다는 평가다.


◇성장스토리 : 밸류업에 대한 갈증에 PEF 시장으로 ‘풍덩’

서울대 경영학과를 전공한 임 상무는 2009년 첫 직장으로 삼정KPMG에 입사했다. 4년 6개월 동안 중공업, 제약, 건설업 감사본부에서 감사일을 맡았다. 2014년부터는 딜 본부에서 인수합병(M&A)·투자유치 자문과 원매자 태핑, 딜 스트럭처링과 텀 협상, 밸류에이션 용역 등 M&A 관련 모든 작업을 진행했다. 회계실사와 세무실사, 법률실사팀을 조율하고 이끄는 프로젝트 매니저로서의 역량을 탄탄하게 다진 시기였다. 그러던 중 2018년 케이스톤파트너스에 합류하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PE업계로 발을 내디딘 배경에는 기업 자체를 밸류업하고자 하는 갈증이 꼽힌다. 그는 삼정KPMG에서 딜 자문을 맡는 내내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자문사로서 계약서를 쓰고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 종결하기까지 전체 프로젝트를 이끌며 희열을 느꼈지만 자문사로서 주어진 업무 영역은 딱 거기까지였던 탓이다.

임 상무는 인수 및 매각 자문을 맡으면서 그 후속 프로세스까지 고민하는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기에 중간에서 멈출 수밖에 없는 자문사의 한계가 아쉬웠다. 단순 제안이 아닌 인수자 입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딜을 완성하고 싶다는 의지는 그를 PE 시장으로 밀어 넣었다.

입사 당시 케이스톤은 현재보다 규모가 작고 인원이 적어 투자 본부를 구분하지 않고 원팀으로 움직였다. 거기서 임 상무의 역할은 기업 분석과 텀 작성, 실행(Execution) 등을 주로 맡는 프로젝트매니저(PM)였다. 원팀은 2020년과 작년 각각 블라인드 펀드 3호, 4호를 결성하면서 인원이 늘다보니 1·2·3본부로 나눠졌다.

본부장들 역시 이때부터 책임의 무게가 늘었다. PM에서 나아가 딜소싱과 실행, LP 마케팅까지 적극 관여했다. 임 상무가 3본부장으로서 본인만의 리더십과 강점을 발휘해 트랙레코드를 축적하기 시작한 출발점인 셈이다.

3본부 특징은 대기업 관련 딜에 특화돼 있다는 점이다. 본부별로 특정 섹터를 도맡지는 않기에 모든 유형과 섹터의 딜은 다 볼 수 있다. 그럼에도 2~3년간 3본부 체제를 끌고 가면서 섹터가 나뉘기 시작했다. 1본부는 F&B를 비롯한 소비재, 2본부는 초기기업과 그로쓰캐피탈 투자, 3본부는 대기업 관련 딜이나 폐기물 등 인프라 자산, 제조업 등을 선호하는 성향이 생겨났다. 3본부의 경우 회계법인 시절 제조, 폐기물, 인프라 분야 자문 딜을 여럿 수행했던 임 상무의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애매모호한 건 싫다, 색깔 뚜렷한 투자 지향

임 상무는 확실한 색깔의 투자를 선호한다. 절대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투자 등 각각의 특징이 명확히 드러나는 딜에 관심이 많다.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투자로는 구조화를 통해 집행한 LS머트리얼즈 등 대기업 관련 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확보한 폐기물 관련 딜을 예로 들 수 있다.

확실한 성장성을 담보로 한 딜도 임 상무 성향과 꼭 들어맞는다. 산업의 성장성이 매우 높거나 밸류업 전략을 통한 성장이 확실한 딜로, 에이아이매틱스와 진우산전이 있다. 임 상무는 에이아이매틱스의 경우 주 사업인 AI영상기술 기반 교통관제시스템(FMS)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진우산전 역시 경영권을 인수해 주도권을 갖고 밸류업 전략을 펼칠 수 있음과 동시에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트랙레코드 1 : 성장성 확실한 에이아이매틱스 투자, IPO 잭팟 기대감

임 상무는 2021년 인공지능(AI) 영상 솔루션 기업 에이아이매틱스에 16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투자를 단행했다. 에이아이매틱스는 2003년 현대차 사내벤처로 설립된 곳으로 차량관제시스템(FMS) 개발·공급업을 영위한다. 차량 운행 시 도로 신호나 교통상황, 운전자 등을 분석해 사건 발생 시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전송함으로써 차량 운행을 최적화하고 잠재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서비스다.

시장 자체도 유망하다. FMS는 북미, 유럽 시장에서 급속히 커지고 있다. 장거리 주행 위주의 상업용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에이아이매틱스는 이러한 니즈를 일찍이 파악해 선도적으로 FMS장비를 개발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 현재 미국 샌디에고 소재의 상용차 관제 플랫폼 전문기업 PUI(Positioning Universal Inc.)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하방 안정성이 마련된 점도 주요 투자 포인트다. 모회사인 유니퀘스트는 지난해 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비메모리반도체 솔루션 공급사업이 순항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유니퀘스트는 케이스톤에 일정 부분 하방 안정성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해 내년 증시 입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영상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많지만, 상업화한 곳은 드물다”며 “개인 차주보다 택시회사나 화물운송회사 등에서 더 수요가 많아질 것이란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2 : ‘독보적 1위’ 진우산전, 해외로 영역 확장 드라이브

ITS 전문 기업 진우산전은 올해 임 상무가 케이스톤의 첫 투자 포트폴리오로 담은 기업이다. 지난 3월 진우산전 지분 100%를 900억원에 사들였다. 1990년 설립된 진우산전은 정부 및 산하 공사·공단,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교통통신 분야 전반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종합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전자식 요금징수시스템, 무인교통단속시스템, 전자교통신호제어기, 교통신호등, CCTV 등이 대표적이다.

진우산전을 인수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업계 1위인 데다 업력도 길다는 점에서 창업자의 높은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웠던 탓이다. 작년 초부터 검토를 시작해 올해 초에야 딜클로징을 마친 이유다. 임 상무는 여러 경쟁력 강화와 밸류업 포인트를 제시했다. 회사를 잘 키워낼 수 있다는 믿음을 창업자에게 심어주면서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종국에는 인수가를 낮췄음에도 성공적으로 딜클로징을 완료했다.

밸류업 전략으로는 볼트온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영상인식기술이나 통신 기술을 보유한 곳, 도로교통 외 철도 신호 감지 등에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 등을 볼트온해 경영효율화를 도모하고 부족한 역량에 대해서는 끌어올릴 것”이라며 “R&D를 강화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 시대에 독보적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트랙레코드 3: ‘ESG·2차전지 테마’ 탄 LS머트리얼즈, 엑시트 목전

LS머트리얼즈는 임 상무의 가장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4차례나 투자하며 여느 딜보다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온 딜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LS알스코 지분 49%를 309억원에 사들였고, LS알스코가 LS머트리얼즈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LS알스코 지분을 LS머트리얼즈 주식으로 교환받았다. 이후 LS머트리얼즈에 두 차례 더 추가 투자하면서 총 800억원가량을 투입해 지분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올 하반기에는 케이스톤의 보유 지분 중 약 33%를 Pre-IPO로 시장에 매각해 25%가 넘는 IRR를 기록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LS머트리얼즈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세계 1위 전기차 알루미늄 소재 업체인 오스트리아 하이(HAI)와 알루미늄 소재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는 차원이었다.

케이스톤이 현재 보유한 LS머트리얼즈 지분은 33.48%다. 오는 12월 상장할 예정으로, IPO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 일부 회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상장 후에도 약 20%의 지분을 계속 들고 가며 LS머트리얼즈의 성장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임 상무가 LS머트리얼즈에 수차례 베팅한 배경으로는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꼽힌다. LS머트리얼즈의 핵심 사업은 울트라 캐패시터(Ultra Capacitor·UC) 제조·판매로, 중대형 UC분야에서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기업이다. 앞으로 시장 규모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스마트팩토리 등에도 제품이 쓰인다는 점에서 LS머트리얼즈 성장세도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하방 안정판도 깔았다. LS머트리얼즈의 최대주주는 LS전선으로, IPO 실패 시 최소 수익률은 확보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는 “LS전선과의 신뢰관계가 깊었고 하방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 확보한 딜이었기에 4번이나 투자했고 LP 모집도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 평가 : 발 빠르고 똑 부러진 ‘투자업계 알파고’

임 상무는 주변에서 ‘투자업계 알파고’라 불린다. 딜을 진행하는 데 있어 방대한 정보 습득과 산업 분석, 이를 기반으로 한 똑 부러진 판단·실행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고개를 가로젓는 딜들도 남다른 포인트를 찾아내 성사시키는 만능 해결사를 자처하며 팀원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삼정KPMG 시절 같은 본부에서 근무했던 김병규 이니어스PE 상무는 “상당히 머리가 좋아서 습득 능력이 빠르고, 업무 성향상 철두철미하고 꼼꼼하다”며 “어떤 챌린지가 와도 다 해결해내기 때문에 함께 일하면 마음이 놓이는 팀원”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성도 그의 장점이다. 삼정KPMG 출신 정호영 한투PE 팀장은 “남들이 궁금해하지 않았으나 중요한 포인트를 잘 집어낸다”며 “같은 투자 건에 대해서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임 상무는 색다른 포인트에 주목하며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성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에게 필요할 것이란 판단이 서면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도 미리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 브랜드가 되는 그날까지 ‘슈퍼 엑설런트’에 집중

임 상무의 최종 목표는 이름 석 자가 브랜드가 될 만큼 성공한 투자자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인재가 되고자 매일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다. 그는 유현갑 대표가 건넨 제언 중 가장 인상적인 말로 ‘모든 PE는 슈퍼 엑설런트해야 한다’를 꼽았다. PE 조직은 소수로 운영이 되기에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업무 범위도 넓고, 그 능력이 미치는 영향도 크다. 개인마다 마케팅과 네트워크, 분석력, 회계·법률·세무·재무 분석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임 상무는 “개인이 최고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야 투자를 잘 할 수 있고, 케이스톤에서 내세우는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다”며 “못하는 부분을 늘 채워나가고자 채찍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무에 대한 진정성과 실력을 모두 갖춰야 LP와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있다는 판단 아래 개인 역량 개발과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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