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찾는 철강 주조사]대동금속, 계열사서 '답' 찾나…자율주행 트랙터 '수혜'②농기계 부품 사업 비중 19%→24% 확대…모기업 자율주행·글로벌 키워드로 광폭 행보
서하나 기자공개 2023-11-15 08:03:43
[편집자주]
100년 이상 지속해온 철강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철강 주조사들은 저마다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경량화 추세로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신소재가 각광 받으면서 자동차용 철강 주조사들은 더욱 큰 위기에 직면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 업계 맏형을 비롯한 기업들은 저마다 유보 자금과 신규 투자를 활용해 M&A 대상을 물색하고 신규 사업 투자를 검토하며 새 활로를 찾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더벨에서 새 기회를 찾는 철강 주조 산업의 중견 기업들을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 주조업계의 맏형인 대동금속(DAEDONG METALS)은 모기업 대동 주조사업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도 대동에 자율주행 트랙터용 엔진을 공급하는 메인 협력사로서 단단한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대동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무인작업이 가능한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동금속은 이에 따른 수혜로 자동차 철강 부품 수요 감소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장기적으론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 기회를 계속 모색한다.
◇대동에 트랙터 엔진용 부품 공급, 매출 비중 4분의 1 차지
대동금속은 1947년 대동공업을 전신으로 설립돼 국내 주조·주물 산업에선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다. 철강 업계의 성장 전망이 예전같지 않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활로를 찾고 있지만, 대동금속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주요 거래처인 모기업 대동을 통해 어느 정도 신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동금속은 대동에 트랙터 엔진용 부품을 공급하는 핵심 거래처다. 주요 제품은 트랙터 엔진을 조립하는데 필요한 실린더 헤드, 실린더 블록, 클러치 하우징, 미들 케이스, 트랜스미션 케이스, 하이듀얼린 실린더 등이다. 대동은 주요 계열사인 대동금속과 대동기어를 통해 부품을 납품받아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통해 완제품으로 조립하고 있다.
대동금속의 사업부는 크게 자동차 부품과 농기계 부품으로 나뉘는데 한 때 80%에 이르던 농기계 부품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81%(약 1085억원)가량이던 자동차 부품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75%(약 542억원)으로 낮아졌다.
빈자리는 농기계 부품 사업이 채우고 있다. 2021년 이 사업부 매출은 258억원으로 비중 약 19.2%를 차지했는데 2022년 332억원으로 약 29% 성장했고, 비중도 22.6%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농기계 부품 매출은 약 170억원, 비중으론 24%까지 존재감이 커졌다.
실제로 대동금속의 최근 주가 역시 그룹사와 연동해 움직이고 있다. 대동금속 주가는 최근 1년간 8000원대 후반대에서 9000원대 초반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지난 9월 15일 이례적으로 52주 최고가(1만4550원)를 찍었다. 당시 대동의 자율주행 농기계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동금속 주가까지 들썩였다.
대동금속 관계자는 "대동금속 실적이 그룹사와 동떨어진 게 아니다보니 주가도 그룹사와 연동해 튀었다"며 "특히 대동에서 북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고, 앞으로 유럽까지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보니 이에 따른 대동금속의 수혜를 시장에서 먼저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동, 자율주행·글로벌 농기계 시장 성장세 주목
대동은 국내 최초로 국가시험 자율주행 3단계를 통과하고 트랙터와 콤바인을 출시했다. 2019년에 업계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1단계 이앙기(DRP) 시리즈를 출시한지 약 4년만이다. 2026년 AI로 무인작업이 가능한 자율주행 4단계 농기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기계 자율주행은 1~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크루즈 컨트롤 수준의 직진 자율주행으로 농부가 운전을 하고, 기계는 직선을 유지할 수 있게만 돕는 단계다. 2단계는 경로를 설명해주면 기계과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단계다.
3단계부터는 농사작업까지 기계가 수행하기 시작한다. 3단계는 기계가 운전을 돕거나 모심기, 수확, 탈곡 등 농사 작업 등을 할 수 있다. 4단계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농부가 집에 있어도 기계가 스스로 농경지에 나가 일을 한 뒤 차고로 돌아온다.
대동은 저성장 국면을 맞이한 국내 농기계 시장을 탈피해 자율주행·글로벌을 키워드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2023년 1월 전경련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 산업 규모는 2021년 2조3000억원에서 연평균성장률(CAGR) 약 1.7% 수준을 보였다. 농업 인구와 벼 재배면적이 함께 줄면서 농기계 구매력이 크게 위축됐다. 해당 시장은 대동, LS엠트론, TYM 등 빅3업체를 포함해 아세아텍까지 총 4개사가 과점하고 있는 구도다.
반면 자율주행·글로벌 농기계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트랙터 수출액은 약 1조 6481억원(12억 45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은 프리도니아 그룹(Freedonia Group)의 농기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농기계 산업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167조 760억원(1260억 달러)에서 2021년 약 208조 1820억원(1570억 달러)로 CAGR 5.7%를 기록했다.
글로벌 식량위기 장기화 전망에 따라 식량작물의 생산에 활용되는 농기계 수요가 증가하고, 만성적인 기후 변화, 세계 인구 증가, 러시아 전쟁이 촉발한 식량난에 대한 위기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동도 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인 약 8358억원을 거뒀는데 중대형 트랙터 수출량 62% 증가했고, 유럽과 호주에서 매출이 각각 54%, 74%씩 늘어난 영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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