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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로드 투 사우디]사우디 조선소 IMI 시험가동, 사업성 검증·시장 진입 교두보③합작 조선소에서 로열티 수취, 엔진공장에서 라이선스 사업 각각 시작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15 14:07:59

[편집자주]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국내 기업들의 사업기회가 넓어지는 가운데 HD현대는 기업집단의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사우디아리비아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관계가 유독 끈끈한 모습이다. 사우디는 범현대 기업들에게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이 '기적'을 남긴 특별한 땅이다. HD현대는 이 땅에서 다시 한 번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우디와 관련한 HD현대 사업들의 전망과 과제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 오너 정기선 부회장이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HD한국조선해양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자체사업 육성을 통한 사업자회사 전환 전략의 수립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계획하는 자체사업의 양대 축은 친환경 선박기자재 핵심부품 제조사업과 관련 기술의 판매를 통한 라이선스(License) 사업이다. 제조사업이 순조롭게 수주를 쌓아가는 가운데 최근 업계 시선이 기술 판매사업에 쏠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조만간 첫 시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IMI·마킨, HD한국조선해양 사업지주사 전환 '전초전'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에너지회사 아람코, 국영선사 바흐리 등과 합작해 사우디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조선소 IMI가 최근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본격 가동은 내년 하반기가 목표다.

HD한국조선해양은 IMI 지분 20%를 보유한 대주주로 적지 않은 이익 배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조선소가 국내 조선업계의 이목을 끄는 지점은 HD한국조선해양의 사업 방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이 IMI에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설계와 건조기술을 전수하고 1척 건조당 로열티를 수취한다. 이른바 ‘기술 수출’이다.

사우디아라비아 IMI 조선조 조감도

IMI 인근에 지어지는 엔진공장도 기술 판매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분 30%를 보유한 합작법인 마킨(MAKEEN)은 2025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엔진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이 자체개발한 '힘센엔진(HiMSEN Engine)'의 라이선스를 구매해 엔진을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기자재 핵심부품 제조사업과 원천기술 내재화를 통한 라이선스 수익사업을 확대해 사업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향후 4년 내 매출 5000억원, 중장기적으로 매출 1조원을 자체적으로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두 자체사업 중 기자재부품 제조사업은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132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298억원까지 불어나는 등 순조로운 모습이다. 수주잔고의 실적 전환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내년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라이선스 수익사업도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을 통해 내년부터 사우디에서 사업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 경제와 아람코의 사업 특성상 VLCC 수요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사업 향한 '저평가 해소·주주환원' 기대

HD한국조선해양의 사업지주사 전환은 주주들에게도 관심도가 높은 이슈다. 그동안 배당수익, 연구개발 수탁료, 경영자문료 등 자회사가 밀어올리는 수익에만 의존하던 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수익원을 개발한다는 데에서 2가지 긍정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첫째는 평가 기업가치의 증대다. HD한국조선해양은 그룹의 3대 조선사(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상장해 있어 '더블 카운팅' 효과에 따른 저평가를 받고 있다. 더블 카운팅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가 저평가 현상을 말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장 마감가(11월10일)와 2023년 상반기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산출한 PBR(주가순자산가치)이 0.69배에 그친다.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의 1.83배와 현대미포조선의 1.36배는 물론이고 경쟁사 한화오션의 2.5배와 삼성중공업의 1.62배에 대비해서도 평가가 낮다.

HD한국조선해양 주가에 반영된 더블 카운팅 효과는 자회사에 실적을 의존하는 순수지주사의 한계이기도 하다. 자체 수익원 발굴을 통해 저평가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은 증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자 투자자들의 기대이기도 하다.

다른 긍정적 변화는 주주환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2019년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올해 조선업황 개선에 힘입어 배당 실시를 예고하기는 했으나 사이클 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HD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 수익에만 의존한다면 배당의 지속성은 미지수일 공산이 크다.

자체 수익원 발굴은 HD한국조선해양 배당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주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특히 라이선싱 사업을 향한 기대가 높다. 수요-공급의 법칙을 따르는 선박기자재 부품 제조사업과 비교해 기술 판매는 수익의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 화물창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의 사례에서 보듯 기술료 수취 사업은 구매자를 기술 보유사에 종속시켜 장기적 수익원으로 삼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이러한 사업은 최초 트랙레코드를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과제인데 HD한국조선해양은 사우디에서 기회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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