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조직개편 돋보기]중흥그룹 체제 구축 2년, 이번에도 '현장경영' 기조정원주 회장 체제 원년, 독립경영 보장 관건
전기룡 기자공개 2023-11-15 08:12:12
[편집자주]
정원주 회장 시대가 본격화되자 대우건설의 중흥그룹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조직개편 면면을 살펴봐도 중흥그룹의 대표적인 경영 기조인 '현장'이 본격적으로 투영되기 시작했다. 중흥그룹 체제가 시작되며 신설됐던 주요 단·실 조직의 위상도 이번 재편을 통해 보다 높아진 모양새다. 대우건설이 최근 단행한 조직재편 및 인사가 지닌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중흥그룹 체제에 편입된 이래 대대적인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보다 특별했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정관 변경을 거쳐 대우건설 회장이란 직함으로 바꿔 달았다. 김보현 총괄부사장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대상자에서 제외돼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2년 연속 '현장경영'이라는 기조 하에 조직개편을 단행할 수 있던 원동력에도 정 회장과 김 총괄부사장의 합류가 존재한다. 중흥그룹은 소수의 지원부서 인력을 제외하고 현장 위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에서 중흥그룹의 색채가 한층 짙어지는 모습이다.
◇본사 슬림화 기조 유지…KDB산업은행 유산 지우기
대우건설은 중흥그룹 체제에 편입된 이래 꾸준히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고 있다. 중흥그룹이 KD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대우건설은 '9본부·38실·1원·114팀' 체제로 운영돼 왔다.
사정은 중흥그룹이 지난해 2월 대우건설의 사주로 자리매김하며 달라졌다. 대우건설은 인수작업이 완료된 직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백정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동시에 부문별로 흩어진 유사기능을 통폐합하는 방식을 통해 기존 조직 구성을 '8본부·2부문·37실·1원·115팀'으로 손봤다.
그해 연말 이뤄진 정기인사부터는 중흥그룹의 색채가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했다. 조직개편이 '본사 슬림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원주 회장이 대학교 졸업 이후 아버지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을 따라 현장을 누볐다는 점에 미루어 사주 입장에서는 당시 대우건설의 본사 인력이 과대하다고 평가할 여지가 다분했다.
KDB산업은행 체제의 유산으로 통하는 '실' 조직도 폐지했다. 실은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맥킨지에 의뢰한 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조직 단위다. 2017년 말 정기인사 과정에서 기존 담당임원 제도 대신에 전격 도입됐다. KDB산업은행의 색채를 지우는 대신 신규로 단 조직을 신설했다.
바뀐 조직 구성인 '8본부·4단·97팀' 체제를 살펴봐도 단이 실을 대체하고 조직이 슬림화된 게 눈에 띈다. 단은 CEO 혹은 주요 사업본부 산하에 배치됐다. 해외사업단을 비롯해 원자력사업단, 주택건축수행단, 법무지원단과 같이 독립적이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에 한해 단급 조직이 수립됐다.

◇정원주 회장 시대 본격화…내년 대대적 변화 예고
올해에도 대대적인 변화는 이어졌다.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7본부·3단·3실·82팀' 체제가 꾸려졌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직전(114팀)과 비교하면 32팀 줄었다. 한 번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할 시 조직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어 2년에 걸쳐 본사 슬림화를 진행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우건설이 연초부터 정관에 회장직을 신설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에 미루어 예고된 변화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당시 대우건설은 고문·부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이뤄진 직급 체계에 회장직을 추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안을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한 바 있다.
주주총회를 통해 안건이 통과되자 올 6월에는 정원주 회장의 취임을 공식화했다. 정창선 회장의 사위인 김 총괄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직전 주총에서 이뤄졌다. 김 총괄부사장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나섰을 당시 인수단장을 맡아 핵심역할을 수행했던 인물이다. 중흥그룹의 영향력이 확대될 요소가 다분했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다음 년도 정기인사에서 변화의 폭이 가파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흥그룹 인수단과 대우건설 노조 사이에 체결된 인수 조건 최종 협의서 중 독립경영을 보장받기 위해 마련한 일부 조건들이 인수 종결일 기준 3년에 한해서만 보장되기 때문이다.
중흥그룹으로서는 보장기간이 끝나는 2025년 초부터 대우건설에 재직 중인 임원이 아니더라도 대표이사를 맡길 수 있게 된다. 집행임원의 과반 이상을 대우건설 외 인력으로도 꾸릴 수 있다. 올 상반기 기준 100여명이 넘는 등기·미등기 임원 중 중흥그룹 출신이 7명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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