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오플로우 창업주 '200억 주담대' 연장 불발, 그 이후 연체 이자 납부 중, 거래소·한투 거래재개 및 반대매매 두고 이견

최은진 기자공개 2023-11-16 10:06:5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07: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친화 정책이었다" 이오플로우 창업주 김재진 대표가 작년 말 주식담보대출로 200억원을 빌려 100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한 이후 했던 말이다. 그리고 반년 뒤 이오플로우는 미국 최대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과의 인수합병(M&A) 빅딜을 발표했다. 이 기간 주가는 무려 두배 이상 올랐다.

핑크빛 기대감을 안고 주식 베팅에까지 나섰던 김 대표의 상황은 상당히 낙담스럽다. 메드트로닉과의 빅딜은 불투명하고 주식거래는 정지됐으며 김 대표의 주담대 만기는 연장이 불발됐다. 금융기관에 빌린 200억원을 당장 갚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한투, 상환요구…상환 못하면 거래 재개 시 반대매매

이오플로우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 10월 31일자로 만기였던 김 대표의 200억원 규모의 주담대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대출 상환 방안 등 관련 금융기관과 협의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거래상대방이던 한국투자증권이 연장을 하지 못한다고 선언한 셈이다.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메드트로닉과의 빅딜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상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리스크를 최소화 해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선 당연한 결단이다.


만기연장은 거부했지만 한국투자증권 내부적으로도 당장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현재 상환을 하지 못한 데 따라 연체이자율을 물고 있다. 통상 연간 12%가량의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데 이렇게 추산하면 매달 수억원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 셈이다.

김 대표의 주담대 문제는 단순히 김 대표 개인의 이슈만은 아니다. 현재 이 문제를 두고 한국투자증권은 물론 한국거래소까지 고민하고 나섰다. 거래소는 주식재개를 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반대매매 물량을 우려하고 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오플로우의 주식재개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거래중단의 주된 사유가 인슐렛(Insulet)이 제기한 이오플로우 제품의 판매중지 가처분 소송으로 인한 영업정지에 있었다. 그러나 수정 가처분 결과 현재 이오플로우의 제품을 쓰고 있는 한국 및 EU 환자들을 고려해 수출을 하지 않는 원칙 하에 제한적 판매를 허락했다. 따라서 해외사업을 제외하고는 국내 영업 재개는 이뤄진 셈이다. 거래소는 이 점을 내세워 거래재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투자자 보호에 대한 위험성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김 대표 주식을 거래재개와 맞물려 반대매매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거래소는 한국투자증권과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대매매를 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당부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김 대표 대출금을 당장 회수하지 않는 건 배임에 해당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와는 다른 전개, 기업가치 회복 '난망'이 문제

김 대표는 지분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선 결국 백기사를 찾아야 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최규옥 회장은 작년 초 거래정지 당시 주담대 1100억원에 대해 증권사들이 일제히 상환을 요구하면서 적잖은 곤욕을 치뤘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이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1100억원을 빌려주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최 회장의 신용보다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건정성을 높이 샀다고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가치가 무너진 게 아닌만큼 충분히 상환 가능한 우량한 담보로 봤던 셈이다.

하지만 이오플로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이 주력 제품의 본질을 걸고 넘어졌기 때문에 이 파고를 넘지 못하는 한 사실상 재기가 쉽지 않다. 메드트로닉 입장에서도 미국 시장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던 만큼 인슐렛과의 갈등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딜을 완주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오플로우가 당장 기술력으로 인슐렛의 소송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여의치 않다. 기술 보완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 파트너사를 찾아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현재 내부적으로는 거론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차선책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하고 왔다는 정황 역시 이 같은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다. 이오플로우 IR 담당자 역시 더벨의 이 같은 질문에 부정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이오플로우의 거래가 재개되고 한국투자증권이 담보로 보유한 지분을 반대매매하더라도 받아줄 수 있는 투자자가 있는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거금을 거의 500%에 달할 정도로 확보해놨다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안전장치는 해 둔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재개를 승인해야 하는 거래소, 주담대를 회수해야 하는 한국투자증권 그리고 거래재개 후 반대매매로 지분 절반 이상을 날릴 상황인 김 대표. 3자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김 대표는 딱히 안전장치가 없다. 지금으로선 개인적으로 주담대를 상환할 돈을 빌리거나 현재 이오플로우의 어려움을 타개할 대안을 마련하고 정상화 시키는 것 두가지 방법만이 탈출구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더벨에 모든 일이 정리되면 연락하겠다고 한 이후 답이 없다. 이오플로우의 빅딜과 주식매입 등의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CFO인 안현덕 전무 역시 묵묵 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오플로우 창업주의 주담대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은 건 한국투자증권으로선 당연한 업무"라며 "거래소·한국투자증권 그리고 김 대표 3자간 이해관계 속에 모두가 어렵고도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