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 '1호 장외거래업자' 라이선스 목표, 관건은 '투자자보호'[현장줌人]이성무 한국ST거래 COO "증권 시스템 개발 노하우, 토큰증권에서도 통한다"
부산=노윤주 기자공개 2023-11-17 13:07:4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올해 초 제도권 편입을 알리며 토큰증권(ST)은 금융권 차세대 먹거리로 떠올랐다. 예탁결제원, 증권사 등을 필두로 토큰증권 협의체가 꾸려지는 등 시장이 빠르게 개척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법개정 등 정비해야 할 절차가 상당수 남아 있었고 현재는 시장의 관심이 조금은 사그라들었다.한국ST거래는 갤럭시아머니트리, 이노솔트, 애셋체인 세 기업이 손을 잡고 만든 조인트벤처(JV)로 지난 9월 출범했다. 한국ST거래는 일각의 물음표와 달리 토큰증권을 미래 먹거리로 확신하고 있다. 자원은 훌륭하기에 성공의 키는 '플레이어'가 쥐고 있다는 의견이다.
더벨은 지난 9일 부산에서 '1호 장외거래업자'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인 이성무 한국ST거래 COO(사진)를 만났다. 그는 키움증권 차세대 시스템PM, 빅데이터 PM 등을 역임한 후 HTS 개발사인 이노솔트를 공동설립한 바 있다. 그가 토큰증권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와 한국ST거래의 향후 사업계획을 들었다.
◇토큰증권은 '증권', 쌓아온 노하우로 철저한 투자자보호 약속
토큰증권이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장외거래중개업자’라는 새로운 유형의 면허가 생긴다. 투자계약증권,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등 형태의 토큰증권 상대매매를 중개하는 사업자다. 한국ST거래는 이 라이선스를 1호로 취득하고자 한다.
이성무 COO는 금융당국이 장외거래중개업자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큰증권은 '토큰'이아닌 '증권'으로 봐야하고 그렇다면 당국은 투자자보호를 가장 눈여겨볼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위원회에서 증권이라고 이미 선언했다"며 "그렇다면 투자자보호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큰증권 유통은 증권 사업을 해보지 않았다면 뛰어들기 어려운 구조"라며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보호에도 강점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거시경제, 증권시장 이해도는 한국ST거래의 장점이다. 조원동 한국ST거래 대표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역임했던 경제통이다. 현재도 중앙대학교에서 석좌교수를 맡으며 경제 현황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주주사 중 한 곳인 에셋체인은 증권사 솔루션 개발사 네오프레임의 관계사다. 네오프레임은 30년 가까이 증권사 백 서비스를 개발해왔고, 올해 6월 주요 인력이 나와 에셋체인을 설립했다. 네오프레임과 에셋체인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주주사 이노솔트는 키움증권과 상상인증권 HTS 개발, 네이버 증권차트 등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네오프레임이 백단의 기술을 담당한다면 이노솔트는 사용자가 직접 보는 프론트단의 기술을 개발한다. 이성무 COO가 기술력과 노하우에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다.
◇신생 시장, 상생보다 협업이 중요해
한국ST거래는 법 개정이 완비될 때까지 연합체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에셋그룹과 발행·유통그룹으로 나눠 파트너사를 확보 중이다. 이 COO는 "금융당국이 자기매매를 금지한 이상 토큰증권 시장은 혼자서 만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셋그룹에는 토큰화할 자산을 가진 기업들이 참여한다. 발행·유통그룹에는 전문적 지식을 가진 증권사,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이 속한다. 이 COO는 "대형증권사들은 독자적으로 토큰증권 플랫폼을 구축하지만 중소형사들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다"며 "중소형사끼리 함께 얼라이언스를 만들면 토큰증권 시장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토큰증권 시스템을 증권사에 시범 제공할 준비도 하고 있다. 이 COO는 "자체적인 B2C 마케팅을 진행하겠지만 그보다 증권사도 장외거래업자와 시스템을 연동해야 하는데 이 시스템이 각사별로 조금씩 다르다"며 "한국ST거래는 증권사 시스템을 대부분 파악하고 있어 빠르게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노드, 지갑 등 기술적 요건도 제공 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토큰증권에 특화된 블록체인을 만드는 기술기업과는 사업 영역이 다르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경쟁이 아닌 상생 영역에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모 증권사가 람다256의 토큰증권 솔루션을 사용한다면, 한국ST거래는 람다256의 솔루션을 포함해 타 블록체인과도 연계할 수 있도록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내년에 드러날 사업 윤곽, 증권사·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등과 협업
이 COO와 한국ST거래의 수익모델을 물었다. 영리기업이 언제까지 상생, 협력에만 초점을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고빈도 매매를 통한 거래 수수료 수익은 우선순위에서 미뤄뒀다"며 "시장 발생 데이터를 판매하거나 유관기관 수수료 쪽으로 수익 구조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ST거래는 베타서비스 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프론트 단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를 개선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주식, 코인과 달리 상대매매다. 경쟁매매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사용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이에 한국ST거래는 상대매매 유저 경험 개선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COO는 "내년 상반기 몇몇 증권사와 함께 시스템 시범 운영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향후 라이선스를 취득해 영업을 개시한다면 한국ST거래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공정가치 산정이 용이한 자산부터 접근할 방침이다. 미술품, 사치품 등 가치 지표가 없는 자산은 차후 검토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부산에는 왜 왔을까. 한국ST거래는 '부산 블록체인 얼라이언스(BBA)'에도 참여한다. 주요 목표는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와의 협업이다. 토큰증권 시장이 정비되기 전 발행 희망사들이 우선 부산거래소에서 실물자산 기반 가상자산(RWA) 형태로 시장을 간접체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이성무 COO는 토큰증권을 '금융 당국이 정말 오랜만에 열어준 차세대 먹거리'라고 평가했다. 반짝하는 트렌드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니치마켓 상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자리 잡은 게 없다"며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이익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큰증권의 성공은 참여사들에 달렸다"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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