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욱 쏘카 대표 "롯데렌탈과 협력·경쟁, 분쟁 없다" 컨퍼런스콜에서 직접 언급, 공개석상에서 분쟁 관측 차단…쏘카2.0 실행에 집중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16 10:04:5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CEO, 사진)가 롯데렌탈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 직접 선을 그었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박 CEO는 롯데렌탈과 “우호적 협력관계”라고 정리했다. 이는 롯데렌탈이 앞서 밝혔던 입장과도 같다.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건 최근 롯데렌탈이 SK㈜ 지분을 취득하면서다. 쏘카 최대주주와 지분 격차가 좁혀지면서 롯데렌탈이 쏘카의 경영권을 노릴 수 있다, 공개매수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박 CEO는 이런 관측을 공개석상에서 차단했다.
◇박재욱 “롯데렌탈과 협력관계”, 경영권 분쟁 가능성 차단
15일 쏘카에 따르면 전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 CEO가 롯데렌탈과 향후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질의응답(Q&A) 세션에서 롯데렌탈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여기에 대해 직접 대답했다.
박 CEO는 “(롯데렌탈과) 우호적으로 계속해서 협력관계를 만들 계획”이라며 “쏘카 경영진의 전략 수행에 대해 모두가 지지해주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롯데렌탈과) 협력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주서한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박 CEO는 8월 31일 2대주주가 종전 SK㈜에서 롯데렌탈로 바뀌는 것을 놓고 주주서한을 썼다.
여기에서 그는 “롯데렌탈이 2022년 3월 쏘카의 상장을 앞두고 시장상황이 어려운데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쏘카에 큰 힘을 보태줬다”며 “롯데렌탈이 쏘카에 투자를 확대해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시너지를 내고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2대주주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8월 말 SK㈜가 보유했던 쏘카 지분 17.91%를 전량 매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9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모두 매입하면 롯데렌탈은 쏘카의 2대 주주가 된다.
문제는 최대주주와 지분율 격차다. 롯데렌탈과 현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 격차가 2%p(포인트)도 나지 않으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박 CEO가 쏘카 주식을 1.98% 취득하면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책임경영을 표방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사례가 많긴 하지만 대개 몇 억원 수준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박 CEO는 쏘카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그것도 97억원이나 들여 주식을 샀다. 이에 따라 롯데렌탈과 지분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박 CEO가 거금을 투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그러나 롯데렌탈은 이런 관측을 부인했다. 롯데렌탈 측은 "과열된 장내 매수 경쟁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며 "롯데렌탈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쏘카 대표이사가 더 많은 지분을 취득하게 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CEO가 롯데렌탈에 이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없다고 직접 언급함으로써 쐐기를 박은 셈이다.
◇쏘카2.0 위해 적자 감수, 롯데렌탈 움직임 ‘더욱 신중’
쏘카가 공격적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는 점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약화하는 요인이다. 쏘카는 경영전략 ‘쏘카2.0’을 본격화해 차량과 고객의 LTV(Lifetime Value: 생애주기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우선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차량과 고객에서 얻는 이익을 극대화해 2025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미래를 실현하기까지 쏘카가 거쳐야 할 시련은 만만찮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박 CEO는 “앞으로 1년 안에 매출 성장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집중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쏘카는 종전까지 비수기에는 카셰어링용 차량을 매각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쏘카플랜 차량으로 전환해 그간 얻었던 차량 매각 수익을 포기하기로 했다. 또 3분기에만 75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마케팅 비용을 합친 것보다 많다.
다시 말해 쏘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어 주가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롯데렌탈의 계산도 복잡해질 수 있다. 롯데렌탈의 최종 목표는 쏘카의 경영권을 인수해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약이 크다. 적정 가격에, 기업 이미지에 금이 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를 달성해야 한다.
실제로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 매입에 들이는 돈은 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쏘카 시가총액인 4300억원과 비교해 결코 적잖은 규모다. 롯데렌탈이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쏘카는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3023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9.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 누적 순손실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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