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LG엔솔, 해외인력 '뽑아도 뽑아도 모자르네'빽빽한 증설계획에 추가 충원 불가피, CHO 산하 담당자 채용 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3-11-17 07:19:29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업체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인력 확보다. '뽑아도 뽑아도 모자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직원 숫자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이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전세계 사업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직원의 숫자는 지난해 기준 3만3367명에 달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26%로 나타났다.주목할 점은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 일하는 직원의 비중이 70%로 국내 직원 숫자 대비 두 배 넘게 많다는 사실이다. 해외 직원수는 전년 대비 31.3% 늘어났는데, 전체 직원 증가율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향후 남아있는 신규 공장 및 합작법인(JV) 설립 일정을 고려하면 해외 직원 증가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중심 확대, 산적한 걸림돌
LG에너지솔루션의 앞으로 남은 증설은 주로 북미에 집중돼있다.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가동일정이 미뤄진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2공장과 미시간주에 설립 중인 3공장, 스텔란티스·혼다·현대차와의 JV가 북미 지역에 터를 잡는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단독 공장을 짓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직원 채용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인력 채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기업들조차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국면이 지나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양질의 인력을 빠르게 수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노조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6주간의 파업을 통해 GM·포드·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빅3'를 대상으로 4년간 25%의 임금 인상을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세운 합작법인 얼티업셀즈의 1공장 노조 근로자 1100명에 대한 임금 인상도 포함돼있다. 미국에서 UAW의 세력은 북부 러스트벨트보다는 남부 선벨트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이 된다고 해도 퇴사율이 국내 대비 높은 편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정규직 자발적 퇴직률은 3.6%에 불과했지만, 해외에서는 이 수치가 9.7%로 훨씬 높았다.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과 문화차이 등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퇴사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오세아니아로 28.6%로 나타났다. 유럽 지역 퇴사율이 15.5%로 뒤를 이었고 아메리카 지역은 9.3%로 계산됐다.
◇글로벌 채용 전략 수립, EVP도 개발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최고인사책임자(CHO) 밑에서 글로벌채용 전략을 수립할 인재를 물색하고 있다. 인사 및 채용과 관련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 대상이다. 글로벌 HR 업무나 제조업 핵심 인력 리크루팅 경험이 있을 경우 채용시 우대된다. 영어는 능통해야 하며 중국어가 가능할 경우 유리하다.
채용될 경우 해외 주요 법인별 인재 확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다양한 지역에서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상황에 부합하는 전략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환경 분석을 통해 신규 거점 선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력 리스크가 적은 곳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해외법인별 직원 가치 제안(EVP·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일도 맡는다. 직원 가치 제안이란 말그대로 조직이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다. 각 기업마다 세부적인 사안은 다르지만 보통 물질적인 보상에 더해 성장기회를 지원하고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일에서 낭아가 채용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그간 금전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편안한 근무환경과 조직문화를 조성해 일하고 싶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해왔다. EVP 개발은 권 부회장의 평소 지론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이밖에 글로벌 통합 채용조직을 구축, 운영하는 일도 신규 채용 인력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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