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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바이오텍 in market]혹한기 IPO 전략,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시장친화 구조'시리즈 D 라운드 보다 낮은 밸류, 보수적 매출 추정치…풋백옵션 활용도 눈길

차지현 기자공개 2023-11-17 16:08:55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17: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체 신약 개발 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혹한기 속에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상황만큼 흥행에 대한 고민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보수적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면서 최대한 투자자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상장 후 일정 기간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되사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까지 내거는 등 시장친화적인 구조를 구사해 눈길을 끈다.

◇"주관사 풋백옵션, 기업가치 높게 평가 방증"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총 150만주를 9000원~1만1000원에 공모할 예정이다. 최종 공모가는 21일 결정된다. 23일부터 24일간 양일간 일반 투자자의 청약을 거쳐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5일이다. 이번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최대 165억원이다.


공모 예정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1334억~1630억원이다. 2020년 진행했던 시리즈 D 라운드에서 인정받았던 프리밸류 1800억원보다 9~26%가량 낮아졌다. 프리IPO에선 980억원의 프리밸류를 인정받았다. 바이오 시장 혹한기 상황을 감안한 전략이다.

특히 밸류 이외에도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있다. 바로 매출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게 눈길을 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와이바이오로직스는 내년 282억원, 2025년 438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2024년과 2025년 기술수출로 각각 211억원과 377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공동 개발 매출은 실적 추정치에 반영하지 않았다. 보수적으로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기 위해서다.

IPO 기자간담회에서 더벨과 만난 유지은 경영전략실 전무이사(COO·CFO)는 "계약 연구 서비스 매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기술수출로 받는 금액이 한 파이프라인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라 여러 파이프라인에서 나오는 것인 만큼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한다"며 "굉장히 보수적으로 매출을 전망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창업자 등 주요 주주가 상장 후 주식 의무보유 기간을 연장하고 상장 주관사가 풋백옵션을 내걸며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도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영우 대표는 상장 후 주식 매각제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배우자와 친족 등 특수관계인도 5년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박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33.22%다. 상장 후 지분율은 29.75%로 소폭 낮아진다.

상장 주관사인 유안타증권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풋백옵션도 부여한다. 풋백옵션은 일반 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으로 배정받은 주식의 가격이 상장 후 일정기간 동안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하면 상장 주관사에 이를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통상 성장성·테슬라(이익 미실현) 상장 트랙을 택한 기업에 한해 의무적으로 부여되는 조건이다. 기술특례상장인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의무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풋백옵션을 약속했다. 권리 기간은 6개월로 제시했다. 상장 후 주가흐름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유 전무이사는 "풋백옵션은 주관사 입장에선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되사야 해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건 당사의 기업가치를 충분히 높게 평가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주관사 내 항체에 대해 정통한 담당자가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를 직접 들여다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20여년 '항체' 외길 강조…조달 자금 모두 R&D 투입

앞서 와이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1월 한 차례 IPO를 추진했으나 같은 해 5월 제출한 상장 예비심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예심을 자진철회했다. 재주생 답게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를 진척하고 조직 전반을 개편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기술성 평가에서 전문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한편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끄는 박 대표는 창업 시기인 2007년부터 한 우물만 파 온 항체 전문 기업이라는 점을 주요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IPO 간담회에서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게 주력 사업"이라며 "공동 개발 등을 통한 오랜 연구 성과물이 사업화 달성을 눈 앞에 뒀다"고 말했다.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 및 향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은 모두 R&D에 투입한다. 오는 2024년 자체 신약 R&D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첫해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나타냈다. 개발 중인 주요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전임상 또는 허가용 비임상 단계에서 조기 기술수출하는 게 목표라는 설명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연구소장인 박범찬 부사장은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체 신약을 지속해서 발굴하는 등 흔들림 없이 항체 분야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공모에서 나온 자금을 다른 분야로 투자할 계획은 없고 전부 연구비로만 사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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