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발 훈풍, 리걸테크 개화]AI 법령·규제 솔루션 '씨지인사이드', 2년차 BEP 도달①내년 매출 50억 목표, 박선춘 대표 "리걸테크 1호 상장사 될 것"
이기정 기자공개 2023-11-23 08:04:31
[편집자주]
리걸테크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법무부가 법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처분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VC 업계에선 리걸테크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벨은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 알려진 리걸테크 스타트업은 로앤컴퍼니, 로앤굿, 엘박스 등 소송과 법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해외에서는 이뿐 아니라 입법과, 기업의 리스크관리와 관련한 리걸테크 분야 역시 크게 주목받고 있다.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지난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피스컬노트'다. 재미교포 팀황 대표가 설립한 피스컬노트는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GRM(정부리스크관리) 제공하는 기업이다.
씨지인사이드는 '한국판' 피스컬노트를 표방하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설립된 후 2년만에 BEP(손익분기점) 달성, 연 매출 10배 이상 증가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씨지인사이드는 출발이 다른 리걸테크 기업보다 늦었지만 가장 먼저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주요 서비스 리스크관리 '아이호퍼', 온라인 평판 분석 '오르마스'
씨지인사이드의 파운더는 박선춘 대표다. 박 대표는 제14회 입법고시 출신으로 국회 기획조정실장과 국방위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을 지냈다. 대표 스스로가 법률과 규제 등에 상당한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주요 서비스는 기업 리스크 관리 솔루션 '아이호퍼'와 온라인 평판 분석 AI 솔루션 '오르마스'다.
아이호퍼는 △아크로(법률정보 데이터 수집·분석) △아폴로(법률안 통과예측 솔루션) △아르고스(규제 큐레이션 솔루션) △ESG365(ESG 정보 모니터링) △오딘(여론·이슈 동향 파악) △호퍼스(심층 리포트·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아이호퍼는 기업 등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를 하나의 서비스로도 빠짐 없이 제공하기 때문에 편의성에서 강점이 있다"며 "이달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고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하게 정보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정부 부처와 법률 분야, 지역 등으로 분류가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씨지인사이드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서비스 중에서는 시장의 수요가 많은 ESG365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오르마스는 특정 기업이나 제품, 인물 등의 평판을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다. 기사뿐 아니라 SNS, 댓글 등까지 폭넓게 커버가 가능하다. 또 정책 이슈별 모니터링과 이슈별 정밀 타깃 분석도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는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고 분석에서도 활용됐다.
박 대표는 "오르마스는 공공기관과 기업 홍보팀에서 효용이 높다"며 "또 선거 과정에서는 AI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기 때문에 공표금지 등 법률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높은 정확도의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80개 고객 확보, C레벨에 기술·정책 전문가 영입해 경쟁력↑
씨지인사이드의 서비스는 SaaS 형태로 제공된다. 다만 아직 고객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B2B 성향이 더 짙은 편이다. 실제 씨지인사이드는 고객의 요청으로 정보 변동 알림 서비스와 심층리포트 제공 등 기능을 기존 서비스에 도입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씨지인사이드의 주요 고객은 기업과 공공기관, 비영리 법인 등이다. 현재까지 확보한 고객은 아이호퍼와 오르마스를 합쳐 80여곳이다. 씨지인사이드는 국내에만 잠재 고객이 15만개 이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두 서비스 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등에 보유한 데이터를 판매 수익도 쏠쏠하게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기업 역시 주요 타깃이다. 해외 기업이 국내에 진출하는 경우 규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데 씨지인사이드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씨지인사이드는 초기기업으로는 드물게 설립 2년만에 BEP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매출은 약 15억원 정도로 예상되며 내년 5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매출 비중은 아이호퍼와 오르마스가 7대 3 수준이다.
또 대부분의 영업비용이 인건비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R&D(연구개발)와 인건비에 85% 수준의 영업비용이 집중됐다. 현재 직원은 20명 정도로 대부분이 기술자이기도 하다.
회사의 핵심인력은 기술자와 행정 부문 전문가로 나뉜다. 현재 C레벨급 임원으로 박 대표를 포함해 이광춘 CTO와 김태진 연구소장이 있다. 이 CTO는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웹젠 데이터팀장, 현대오트론 수석연구원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김 연구소장 경우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를 졸업 후 대통력 직속의 정책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박 대표는 "기술과 정책 파트를 양대 축으로 삼고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두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인물들이 핵심 인력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2년만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씨지인사이드는 지난해 AI 전문 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솔트룩스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로부터 5억원을 확보했고 추가로 벤처캐피탈 2~3곳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종 목표액은 10억원으로 내년 초 딜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미 시장에서는 성장성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재무제표를 주요한 부분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은 다른 리걸테크 기업보다 늦었지만 가장 먼저 상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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