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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파죽지세' 롯데칠성, 새로 이을 '크러시'에 시선집중'가격인상·신제품' 기대감 따라 주가 상승, 필리핀 법인 편입 '해외매출 확대' 시그널

서지민 기자공개 2023-11-24 07:15:5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특정 계절에 수요가 늘어 영업실적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기업의 주식을 계절주라고 하죠. 가령 봄에는 농사철에 꼭 필요한 비료, 겨울에는 연말연시 소비가 급증하는 난방가전, 백화점, 백신 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주류주는 대표적인 여름 수혜주로 꼽힙니다. 무더운 날씨를 시원하게 즐기기 위해 맥주 등 주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통상 4월 즈음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더위가 한창일 때 꺾이곤 합니다. 2021년과 2022년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여름 직전 주가가 비슷하게 오른 모습을 볼 수 있죠.


반면 올해에는 정반대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연초 정부의 가격 인상 통제에 하락세로 돌아선 주가는 여름 성수기에도 선두 기업 간 치열한 경쟁으로 힘을 받지 못했는데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10월부터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의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최근 주가는 2개월 전에 비해 20% 오른 15만500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11월 9일에는 16만3100원에 터치하면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우선 최근 주류 업계 주가가 술렁인 배경에는 가격 인상이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오비맥주가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고 하이트진로는 이달 참이슬 제품 출고가를 6.95% 올렸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지만 연쇄적으로 주류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국세청이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면 롯데칠성음료의 주가가 유독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3년여만에 선보이는 맥주 신제품이 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21일 신제품 크러시(KRUSH)를 출시했습니다. Z세대를 겨냥해 1년 넘게 준비한 제품이죠.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슈가소주 ‘새로’를 포함해 제로 탄산음료, 별빛청하 스파클링 등 최근 내놓은 제품들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는데요.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신제품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필리핀펩시 경영권 취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호재입니다. 연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필리핀 법인 PCPPI가 4분기부터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해외 매출 비중이 2022년 12%에서 2023년 21%, 2024년 38%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필리핀에서 매출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중장기 수익 개선을 위한 ‘ZBB 프로젝트’를 필리핀에서 시작했습니다. 2025 영업이익률 7% 달성을 목표로 3년간 약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입니다.

◇Market View

롯데칠성음료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입니다. 11월 한달동안 15개 리포트가 발간됐는데요. 모두 매수(Buy)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목표 주가는 18만원~22만원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달 출시한 신제품 '크러시'를 주요한 모멘텀으로 지목했습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맥주 신제품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3%까지 하락한 롯데칠성의 맥주 점유율 반등의 트리거가 될 전망"이라며 "적극 매수를 추천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주가는 2024년 예상 실적대비 PER 8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며 "제로 음료/소주 매출 성장에 따른 제품믹스 개선, 하이브리드 생산, 맥주 OEM 등 다수의 실적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Comments

롯데칠성음료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송효진 재경부문장은 적극적인 IR활동으로 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인물로 꼽힙니다. 2021년 정기인사를 통해 재경부문장으로 선임된 송 CFO는 취임과 동시에 직속 조직으로 IR팀을 신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IR 자료를 보강하고 투자자와 접점을 크게 늘렸는데요. 2021년부터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시작해 사업부문별 매출 목표치와 자본적지출 및 부채비율 예상치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의 감사 보고서에는 IR팀에 직통으로 연결되는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21일 오후부터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결국 홍보 담당자를 통해 재경부문 IR팀에 서면으로 질의를 보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주가 상황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전망에 대한 양소현 IR팀 팀장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양 팀장은 최근 주가 상승의 이유로 신제품과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감,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지목했습니다. 특히 "IR행사에서 마케팅비 가이던스를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밝히면서 신제품 발매 시 생기는 마케팅비 확대 우려를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그동안 음료 및 소주사업과 달리 맥주사업에서만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주가가 디스카운트 된 면이 있다"며 "신제품 출시로 맥주 사업이 성공하면 재평가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 법인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그는 "최근 음식료 섹터 중 주목 받는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기업들"이라며 "당사도 해외사업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게 되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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