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자발적 락업’ 신청한 스코넥 FI, 엑시트 타이밍 '언제'②한국투자·엠포드 잔여 보유물량 100만주…주가 부진에 매도 '난망'
성상우 기자공개 2023-11-29 08:08:39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올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이하 스코넥)는 ‘VR 붐’이 일어나던 2018년을 전후로 재무적 투자자(FI)를 대거 유치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까지 순조롭게 이어지고 엑시트(Exit) 기회를 맞았지만 FI들은 1년의 보호예수 기간을 걸었다. 락업 해제가 된 지 시간이 흘렀지만 주가가 부진한 탓에 자금회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올해 3분기 말 기준 스코넥의 5% 이상 주주 명단엔 ‘한국투자-엠포드 제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과 ‘엠포드-스코넥 개인투자조합 제1호’가 각각 9%대와 7%대 지분율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황대실 대표(지분율 32.03%)에 이어 단일기준 각각 2대주주와 3대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율이다.
한국투자-엠포드 제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과 엠포드-스코넥 개인투자조합 제1호는 각각 한국투자증권 및 엠포드에쿼티파트너스가 주축이 돼 펀드 형태로 들어온 재무적 투자자(FI)다. 최대주주를 제외한 주요주주가 모두 FI인 지분구조다.
이들의 투자는 모두 2018년을 전후로 이뤄졌다. 투자 당시만 하더라도 스코넥은 VR 게임 선두기업으로 VR 게임 상용화에 나서고 있었다. 테마파크 등 특정 공간에서 즐기는 로케이션 기반의 VR 콘테츠 시장 개척이 주 사업이었다. 당시 IT·게임업계에 불어닥친 ‘가상현실 붐’을 이끄는 선두업체로 분류됐다.
광풍이 사라지기 직전 비교적 우호적인 투심 환경에서 상장까지 마무리 지으면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공모 과정에서 당초 밴드 상단인 1만2000원을 초과한 1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고 6년 연속 적자를 낸 기업임에도 1600억원에 가까운 시총이 책정됐다. FI들 역시 투자 4년만에 성공적인 자금 회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상장을 앞두고 최대주주와 함께 1년간 보유물량을 팔지 않는 것에 합의했다. 당시 거래소의 보수적 심사 기조를 의식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적자 기업인 상태에서 특례 상장을 노리는 만큼 상장 직후 오버행에 의한 투자자 손실 가능성 차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지였다. 엑시트 타이밍을 잠시 미루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최대주주와 함께 당분간 물량을 보유하기로 합의한 셈이다. 이에 당시 황 대표와 FI들에게 각각 3년과 1년의 의무보유기간이 설정됐다.
문제는 의무보유기간 해제 이후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이다. 스코넥 주가는 상장 후 1년간은 공모가를 상회하면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상장 이후 장기간 우하향세를 피할 수 없었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됐고 크고 작은 반등이 중간중간 일어나준 덕분에 그럭저럭 공모가는 지켜낼 수 있었다.
1만6000원대를 지키던 주가가 올해 3월을 전후로 공모가(1만3000원)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로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FI 입장에선 아쉬운 성적표다. 소수 지분을 갖고 있었던 한국산업은행만이 보호예수 해제 직후인 2월 16일에 약 19만 5000주를 팔았고 대규모 물량 보유자인 한국투자증권과 엠포드 측 펀드는 물량을 그대로 보유했다.
이들 두 펀드는 7월 들어 뒤늦게 지분을 팔았다. 한국투자-엠포드 제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142만6822주 중 22만8322주를 팔았고 엠포드-스코넥 개인투자조합제1호가 107만3880주 중 17만1780주를 팔았다.
두 곳 모두 아직 100만주 전후의 물량을 갖고 있음에도 추가 매도는 하지 못했다. 그동안 반복되는 등락 속에서도 9000원~1만원선은 지켜냈던 스코넥 주가는 올해 7월 이후 5000원대까지 수직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 매출 및 실적이 상장 당시 제시했던 전망치에 크게 미달하고 공모 시총의 기준치가 됐던 내년 실적 전망치(매출437억원·순이익135억원) 달성도 사실상 어렵게 된 상황이다. VR 및 메타버스 붐이 국내 증시에서 완전히 시들해진 시점에서 증시 수급에 의한 주가 반등도 쉽지 않다는 게 시장 중론이다. FI들의 스코넥 주식 보유 기간은 내년이 되면 7년째로 접어들게 된다.
스코넥 관계자는 “(FI들이) 상장 훨씬 전부터 이제 저희 회사에 투자를 하면서 굉장히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면서 “상장 이후 약간의 지분 정리를 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아직 갖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사정을 다 알진 못하지만 어떤 전략적인 이유로 지분을 조금 길게 보유하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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