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후폭풍]'화들짝' 외국계 헤지펀드, 국내 메자닌 관심 '뚝'델타헤지 활용 못해 투자 매력도 저하 판단
이명관 기자공개 2023-11-30 08:11:57
[편집자주]
금융감독 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불법 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출발했지만 다양한 투자 전략 중 하나였던 공매도가 당분간 막히면서 시장 참여자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더벨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여파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차입 공매도 한시 제한 조치로 국내 메자닌 투자 지형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외국계 헤지펀드운용사의 존재감이 당분간 희미해질 전망이다. 메자닌 투자 과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델타헤지 전략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메자닌 투자에 대한 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관심도가 부쩍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공매도를 활용한 전략을 구사할 수 없게 된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위기 상황이 아닌 와중에 공매도 금지가 이뤄졌고, 외국계 운용사에겐 큰 변수가 됐다"며 "특히 메자닌 투자의 핵심인 델타헤지 전략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대부분은 국내 메자닌에 투자할 때 델타헤지 전략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델타헤지 전략은 주로 전환사채(CB) 거래에 활용된다. 국내 상장사들은 CB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곤 하는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그간 델타헤지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둬왔다.
델타헤지 전략은 전환사채 차익거래의 일종으로 보면 된다. 전환사채를 매수한 후 주식을 공매도해 헤지하는 형태다. 전환사채를 투자할 때 우선 투자기업의 향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상회할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투자에 나선다. 예상대로 전환가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되면 전환가와 오른 주가의 차익만큼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물론 이와 함께 주가 변동에 따른 전환사채의 가치변동도 고려해야 한다.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매도에 나선다. 이론적으로 보면 주가가 상승하면 전환가액만큼의 차익을 거두고, 주가가 하락하면 공매도를 통해 헤지가 이뤄지게 된다. 후자의 경우라면 CB를 전환하지 않고 상환받으면 된다.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는 전략이다.
공매도 금지는 이 같은 델타헤지 전략을 주력으로 삼아온 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에게 제약이 됐다. 메자닌 투자시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다보니 그만큼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델타헤지 자체가 기본적으로 큰 기대수익을 노리기 보단 예상 가능한 범위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전략이다 보니 굳이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메자닌 투자에 나서는 선택을 할 이유가 없었진 셈이다.
실제 공매도 금지 이후 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국내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바라보는 모양새다. 물론 공매도 금지가 한시적 조치다 보니 추후 다시 국내 시장에 관심을 둘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 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한층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공매도 금지 이후 국내 시장에 투자를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한 곳들까지 있다"며 "애초 정책을 펼치기 전 어떠한 시그널도 없었던 터라 당국의 리스크도 크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내년 6월 말까지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방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내년 6월 말까지 전 종목에 대한 신규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단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차입공매도는 예외를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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