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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탈중국 로드맵]지분율 연연 않는 SK온, 여유로운 '3자 합작'③에코프로머티·GEM과 전구체 합작…지분·이사회 구조 등 풀어야 할 과제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12 07:32:36

[편집자주]

전기차 전환 흐름과 맞물려 고공행진을 하던 이차전지 업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기차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이에 따라 이차전지 및 소재 업체도 투자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이 명확해지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중국업체와의 합작사 지분 정리, 공급망 다변화, 제품 경쟁력 강화 등 이차전지·소재 업체의 주요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제조사인 SK온은 소재·광물 등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3사 합작법인 설립을 택했다. 이차전지 제품을 만드는 해외 합작사의 경우 일반적인 50대 50의 지분율 구조를 유지했지만 공급망 확보 목적의 합작사만큼은 50% 수준의 지분율을 주장하지 않았다.

공급망 내재화가 이차전지 업계 공통의 고민거리인 점을 고려하면 합작사 운영권을 무리하게 요구하기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우선한 선택으로 보인다. SK온은 그동안 해외 기업과 합작해 현지 거점을 설립했지만 최근에는 국내에도 소재 합작사를 출범하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번 미국의 외국우려기업(FEOC) 지침 발표로 국내 합작사의 지분 구조에는 일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SK온,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국내 기업 2곳과 거린메이(GEM)라는 중국 소재사가 참여한 해당 법인의 주요 주주가 바로 GEM이기 때문이다. 국내 합작법인이 제 모습을 갖춰 실제 운영에 돌입하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SK온은 지분 추가 출자 외에도 의사회 의석수 확보 등을 놓고 파트너사와 협의할 전망이다.



◇공급망 내재화엔 소수 지분만 투입

SK온이 지분을 투입해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법인은 총 5곳이다. 이중 투자신탁과 지분 투자 목적의 법인 2곳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사업 영위 목적의 관계·공동기업은 중국 소재의 합작법인 3곳으로 줄어든다.

이들 합작사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목적에 따라 SK온이 지분율을 다르게 가져간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SK이노베이션 사업부 시절 설립한 창저우공장(Beijing BESK Technology·베이징자동차 합작)과 후이저우공장(Huizhou EVE United Energy·EVE에너지 합작)의 SK온 지분율은 각각 49%로 동일했다. 이 2개 법인은 중국 현지 이차전지 생산량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SK온은 합작 파트너와 대등하게 지분율을 나눠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남은 한곳인 양극재 합작법인 창저우BTR뉴머티리얼테크놀로지(Changzhou BTR New Material Technology)의 경우 SK온 지분율이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 EVE에너지, BTR이 참여해 3자 합작으로 꾸려진 이 회사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법인으로 중국 내 공급망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SK온은 본업인 이차전지 제품을 생산하는 합작사에는 파트너와 대등한 지분율을 가져가고 원료인 소재 합작사 지분은 비교적 소수만 가져가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중국뿐 아니라 아르헨티나(호주기업 레이크리소스), 호주(글로벌리튬) 등의 광물 공급망을 확보할 때도 소수 지분 투자를 추진하며 지분율 확보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GEM·에코프로 3자 합작, 출자·이사회 재구성

미국 FEOC 발표로 지분 구조를 재구성해야 할 곳은 국내 합작사다. 이제 출범 초창기로 아직 SK온이 출자에 나선 상태가 아니라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앞으로 지분율과 이사회 의석수 등을 재조정해야 한다.

FEOC 지침에 따르면 중국 기업과 합작사를 구성할 경우 중국 기업의 합작사 지분, 이사회 의석, 의결권 등이 25% 아래여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온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 GEM과 합작·설립한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이하 GEM코리아)는 GEM이 지분 50% 정도를 가져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GEM코리아는 국내 새만금단지에 구축될 신설 공장에서 연간 5만톤 규모의 전구체(양극재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GEM코리아의 출자자인 3사가 인도네시아에 설립할 또다른 합작법인에서 전구체 원료인 니켈 중간재를 들여오는 방식의 공급망 구축 계획도 이미 세운 상태다. 인도네시아 니켈 합작공장의 운영 시기는 내년 3분기로 잡혀있다.

원료 확보부터 전구체 생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SK온은 출자비율이나 이사회 의석수 분배 등을 재협의해 간다. 그동안 소재 합작사의 경우 많은 지분율을 요구하지 않은 SK온이었기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분율 확대가 점쳐진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과거 설립 초창기에 GEM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을 정도로 GEM과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다.

현재 GEM코리아의 이사회에는 GEM 측 인사인 지앙 미아오 부총경리 1인만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SK온이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측 인사들은 아직 참여하고 있지 않다.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출자 규모가 최종 확정되면 이에 따라 이사진도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역시 출자 비율에 따라 의석수가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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