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연구조직 개편…미국식 R&D 시스템 심는다 박재홍 사장 강조한 중개연구실 신설…핵심 연구인력 2명 퇴사
정새임 기자공개 2023-12-12 13:17:3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에스티가 중개연구실을 신설하는 등 연구조직 개편에 나섰다. 박재홍 R&D 총괄 사장이 늘 강조한 미국식 R&D 시스템을 동아에스티에 심는 과정의 일환이다.이 과정에서 핵심 연구인력 두 명이 이탈했다. 연구본부장인 양승민 상무와 종양연구실장 도현미 연구위원이 퇴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반적인 조직 개편이 '효율성'에 방점을 둔 만큼 추가 영입 없이 연구소를 꾸릴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연구조직 개편…미국식 R&D 시스템 확립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최근 연구소 조직에 대한 소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일부 조직을 통폐합하고 새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동아에스티의 연구조직은 △기반연구실 △합성연구실 △종양연구실 △면역질환연구실 △제품개발연구실 △바이오연구실 △QA팀 △바이오QA팀 총 8개 팀으로 구성됐다.
개편안에 따르면 종양연구실과 면역질환연구실이 통합됐다. 대신 중개연구실을 신설했다. 바이오연구실 내 세포주개발팀과 LCM(Life Cycle Management)팀도 이번 개편 과정에서 탄생했다.
박 사장은 올해 초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20년 전부터 중개연구가 발달해 왔다"며 "국내 제약사에도 의사들이 근무하며 의료 및 임상 현장과 파트너십을 맺고 원활하게 소통을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LCM팀을 신설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LCM은 신약이 오랜 기간 시장에서 독점권을 쥘 수 있도록 하는 특허 전략을 말한다. 몇 겹의 특허로 보호받는 신약은 제네릭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대개 신약이 상용화한 이후 빛을 발하는 분야이지만 개발 단계부터 꼼꼼한 특허 전략을 수립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전략은 기술수출 계약을 협상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얀센·다케다·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20년간 근무한 박 사장은 빅파마의 신약연구 시스템을 동아에스티에 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레벨로 성장하기 위해 미국식 R&D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효율성'에 방점 찍힌 개편…핵심인력 2명 퇴사
이번 연구소 조직 개편은 '효율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일부 실 단위 조직을 통합하고 이동해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했다. 중개연구실 신설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전임상의 한계와 임상 리스크를 최소화해 효율적인 개발을 도모한다는 점에서다.
신약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개발 속도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물질도 임상 속도에서 뒤처지면 시장 가치가 떨어진다. 빅파마들이 유망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임상을 진행하는 배경이다.
종양과 면역질환을 별개로 연구하던 질환연구실을 통합한 것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항암과 면역질환은 박 사장이 신약 개발 방향으로 점찍은 카테고리다. 특정 모달리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작용기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연구를 설계 할 수 있도록 질환 간 칸막이를 떼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조직 개편 과정에서 핵심 연구인력의 이탈도 있었다. 연구소 총괄격인 양승민 상무와 통폐합된 종양연구실 실장이던 도현미 연구위원이 나란히 퇴사했다. 모두 동아에스티에서 오랜 기간 몸 담으며 연구파트를 이끈 인물들이다.
기반연구실 실장 겸 연구본부장을 맡았던 양 상무는 동아에스티에 약 11년 재직했다. 2020년부터 2년간 신약연구소장도 역임했다. 도현미 연구위원은 동아제약 시절부터 연구원을 하며 바이오신약연구팀장, 동아쏘시오홀딩스 바이오텍1팀장 등을 지낸 바 있다. 2017년부터는 동아에스티에서 의약생물실장, 종양연구실장을 지냈다. 약 26년 만에 동아그룹을 떠난다.
임원 퇴임으로 인한 본부장 공석은 김미경 면역질환연구실장이 채운다. 1998년 동아제약 시절 연구원으로 입사한 김 본부장은 동아에스티에서 의약생물연구와 면역질환을 연구하며 신규후보물질을 도출하거나 추가 적응증 발굴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앞으로 통합된 질환연구실장과 연구본부장을 겸임한다.
동아에스티는 핵심연구인력으로 양승민 본부장 등 4명의 인물을 내세우고 있다. 이 중 2명이 퇴임하면서 내부 인물을 새롭게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올해 연구 인력을 다수 늘린 만큼 추가 영입은 계획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인 R&D를 지향하는 목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질환연구실로 통합됨에 따라 종양연구실장은 사라지며, 인력 확충을 위한 영입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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