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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김범수의 경영쇄신위, 콘트롤타워로…"구심점 강화"11일 임직원 간담회서 경영복귀 선언…계열사 자율경영 끝, 재검토·새설계 강조

이지혜 기자공개 2023-12-13 11:14:48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사진)가 경영 전면에 복귀해 그룹 전체를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전일 열린 임직원과 간담회에서 "카카오라는 사명을 버릴 각오"로 임하겠다며 그간의 성장방식은 물론 경영전략, 사내 문화, 거버넌스까지 모두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창업자가 카카오그룹 경영 복귀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런 예상이 들어맞은 셈이다.

특히 김 창업자가 거버넌스 개혁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김 창업자는 본인이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주도하겠다며 그룹 거버넌스를 개편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김 창업자가 이끄는 경영쇄신위원회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강력한 콘트롤타워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범수, 경영전면 복귀 선언…그룹 쇄신 직접 이끈다

12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창업자가 카카오그룹 경영 복귀를 공식화했다. 김 창업자는 전일 사내 공지를 올리고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마음가짐으로 과거 10년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에서 새로 설계해야 한다”며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이날 오후 2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임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열고 임직원과 카카오의 쇄신 방향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나눴다. 김 창업자가 해당 간담회를 기점으로 경영전면에 나선 셈이다.


김 창업자가 카카오의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은 벌써 2년이 넘었다. 2년 10개월 전 열린 브라이언톡에서 김 창업자는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는 동시에 사회문제 해결방안을 두고 임직원과 의견을 나눴다. 이후 김 창업자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카카오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말 판교의 임차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올해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해 자본시장을 교란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전략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부도덕하다”고 직접적 질타를 날리기도 했다.

그동안 카카오그룹이 소상공인과 상생 등 이슈로 화두에 오른 적은 많지만 재무라인의 핵심 임원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지는 등 사법적 리스크까지 겪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창업자가 카카오그룹 경영에 복귀하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년 전에는 카카오의 성장방정식을 완성했다고 보고 경영일선에서 떠났지만 더 이상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본인이 다시 등판했다는 의미다.

◇경영쇄신위, 사실상 그룹 핵심 ‘콘트롤타워’로

김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아 직접 이끄는 경영쇄신위원회가 이런 변화를 주도할 핵심 콘트롤타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까지는 CA협의체가 그룹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았지만 강력한 콘트롤타워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룹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존중한다는 원칙 아래 전체적 방향성을 조율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워서다. 또 준법과 신뢰 위원회는 카카오 외부의 독립기구로서 현 경영진 등을 견제하는 자체적 사법기구라서 경영 변화를 주도하는 곳은 아니다.


그러나 경영쇄신위원회는 다르다. 김 창업자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으며 준법과 신뢰 위원회 등 상위 기구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묻겠다며 호령하고 있다.

그는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하겠다”며 “일괄적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투자와 스톡옵션,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룹 내 거버넌스를 개편하겠다”며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는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카카오의 핵심이자 거버넌스 개혁의 주체가 경영쇄신위원회라고 김 창업자가 직접 선언한 셈이다. 특히 자율경영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만큼 앞으로 김 창업자가 경영쇄신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형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영쇄신위원회 자체는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위원장은 김 창업자가 맡지만 그 외 소속위원이 누구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요 계열사 CEO가 위원회에 참여한다는 것만 공개했을 뿐이다.

경영쇄신위원회는 2차 공동체 경영회의가 열렸던 11월 6일 신설된 조직으로 카카오가 겪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쇄신위원회 위원과 인원 등은 공개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김 창업자 자체가 경영쇄신위원회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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