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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메가터치, 2차전지 기대감에 공모가 '마지노선' 방어부진한 반도체 부문 매출 상쇄…증권가 "경쟁사 없어 성장전망 긍정적"

성상우 기자공개 2023-12-18 10:18:1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올해 하반기 들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의 초반 주가 흐름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공모가를 훨씬 뛰어넘는 시초가로 첫날 거래를 시작하지만 이내 음봉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죠. 테마성으로 시장 수급이 몰리는 섹터가 아니라면 신규 상장사들은 대체로 상장 초반부터 우하향의 주가 흐름으로 시작하는 게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나타나는 경향성입니다.

지난달에 상장한 메가터치도 첫 1주일간의 주가 흐름은 이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첫날 거래를 시초가 대비 20% 하락한 가격에서 마친 데 이어 이틀연속 7~12%대의 추가 하락을 겪었습니다. 연속 하락세 속에 주가는 어느새 공모가(4800원) 밑으로 떨어졌죠.

여느 신규 코스닥 종목들처럼 당분간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었지만 4거래일째부터 반등이 나왔습니다. 주가도 공모가를 다시 회복했죠.

지난달 14일 전일대비 22%대 상승률을 보이며 상장 후 처음으로 양봉을 기록한 메가터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힘을 받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10~20%대 상승이 나오고 단기 조정을 거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을 지켜내고 있죠. 공모가 바로 위인 5000원선을 하방으로 지지를 받는 모습입니다.

수천만주 규모 거래량이 이따금씩 터져주면서 꾸준한 수급을 받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장중 상한가를 터치하기도 했던 지난 달 30일엔 상장 첫날 이후 최대규모인 2800만주가 거래되기도 했죠. 최근 5거래일은 개인 투자자들이 매일 수만주에서 수십만주를 꾸준히 사들이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핫한 섹터 중 하나인 2차전지 업종으로 분류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메가터치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시장 관심이 꾸준히 몰리고 있는 섹터에 속해있다는 점은 주가 측면에선 어느정도 도움이 됩니다. 일시적으로 매출이나 이익이 정체되더라도 해당 산업 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당 기간 지탱되기도 하죠. 상장한 지 한달이 갓 지난 메가터치 역시 그 수혜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사실 메가터치는 2차전지 부문과 반도체 부문이 각 절반씩의 사업비중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반도체 부문 사업은 최근 전방 산업 정체 탓에 매출 성장세가 예전만 못합니다. 그 탓에 전체 매출 성장세도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죠. 그럼에도 나머지 절반인 2차전지 부문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주가의 하방 지지선을 어느 정도 지켜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메가터치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티에스이가 지난 2010년에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처음엔 타이스일렉이란 사명으로 설립됐다가 이듬해 타이스전자를 흡수합병했고 2016년에 현재 사명으로 변경됐죠.

배터리 충방전용 테스트 핀(PIN)과 반도체 TEST용 프로브 핀 등을 만들어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주력 제품 및 매출 구성원은 크게 △2차전지 제조 공정 중 활성화 공정에 사용되는 충방전 테스트용 '배터리 핀' △반도체 테스트용 프로브 카드에 쓰이는 '인터포저(Interposer)' △반도체 테스트용 소켓에 쓰이는 '포고핀(Pogo Pin)' △MEMS(초소형 정밀기계) 가공으로 분류할 수 있죠. 2차전지 부문에선 국내 메이저 3사인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을 고객사로 두고 있죠.

메가터치 고객사 현황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절반씩 유지되고 있던 배터리와 반도체 부문간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2차전지로 확 쏠리는 양상입니다. 배터리쪽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 반해 반도체 부문 매출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죠.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론 배터리 부문 매출 비중이 65.78%까지 올라왔습니다.

국내 2차전지 업계에서 작은 이벤트라도 나오면 주가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입니다. 정부차원에서 발표되는 산업 정책적 이슈나 고객사 동향 변화에 실시간으로 연동돼 급등락하는 양상을 띄고 있죠.

지난달 20%대 상승률을 기록한 날의 경우 당시 발표된 정부 사업 예비타당성 통과 소식의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총사업비 1172억3000만원 규모의 '친환경 이동수단용 고성능 차세대 2차전지 기술 개발 사업의 수혜를 메가터치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을 거란 의미죠. 장중 13%대 상승을 보였던 지난 7일의 상승세 역시 고객사인 삼성SDI의 사업부문 재편과 맞물린 수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죠.

◇Market View

핫한 섹터 종목인 만큼 이미 상장 전부터 몇 곳의 증권사들이 분석 리포트를 내놨습니다.

흥국증권은 지난 10월 말 상장 직전 발간한 리포트에서 “반도체 부문은 미세화·소형화 전환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및 중국·미국 고객사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무엇보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주요 배터리 제조사의 공격적인 캐파(CAPA) 증설은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확보한 메가터치에게 수혜가 집중되는 상황이며 배터리 핀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EV 배터리 시장은 2022년 대비 2030년에 약 7배 정도로 성장이 전망된다”며 전방 산업의 성장성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배터리 핀을 생산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메가터치를 제외하면 리노공업 정도로 한정되며 ”메가터치는 사업 초기 소형 배터리용 제품 및 반도체 핀 물량 확보로 지속적 R&D 요구에 대응해온 것이 강점“이라고 성장 전망의 근거를 제시했죠.

메가터치 연간 실적 추이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메가터치 실적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올해 매출 570억원 규모, 영업이익 54억원 수준에서 형성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달성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이 210억원대에 그쳤기 때문이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만 300억원대의 매출을 내야하는데 최근 업황과 과거 실적 추이 등을 고려하면 쉽지만은 않은 수치입니다.

◇Keyman & Comments

메가터치 재무 부문에서의 키맨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송준범 전무를 꼽을 수 있습니다. 1961년생으로 원세미콘 부사장을 거쳐 베가터치가 본격 상장 준비에 돌입한 2021년에 합류했죠. 메가터치의 모든 공시에 공시책임자로 기재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올해 하반기 말 기준 미등기임원입니다.


더벨은 송 전무와의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닿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CFO 산하에서 IR팀장을 맡고 있는 정남진 수석부장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상장과 맞물려 메가터치에 합류한 실무 책임자죠.

정 부장은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습니다. 그는 “각 이슈들이 있을 때마다 크게 주가와 연관지어 해석하진 않고 아직은 상장 초기인 만큼 대체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라면서 “2차전지쪽이 다 올라가니까 같이 올라가는 거고 특히 우리(메가터치) 주가가 저렴하다보니까 다른데보다 좀 더 튀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습니다.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는 모습입니다. 정 부장은 “(실적 수준은) 우리도 연말 결산 자료가 나와봐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꺼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2차전지쪽이 꾸준히 과반 비중을 차지하면서 가지 않겠나”면서 “제품 가격 자체도 반도체쪽보다 배터리쪽이 더 낫고 산업 규모 자체도 확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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