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거머 쥔 엑세스바이오가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6월 신설한 투자 자회사가 전진기지다.

몇달 전 LG화학 진단사업부 인수합병(M&A) 딜에도 뛰어들었다가 가격괴리로 고배를 마셨던 전례를 감안하면 신사업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첫 투자대상으로 액체생검 기업 '싸이토젠'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싸이토젠 '1300억' 딜에 약 300억 안팎 투자 검토, LOI 제출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엑세스바이오는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B-Light Investment)라는 자회사를 중심으로 싸이토젠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등의 딜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LOI(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로 다음주께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투자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300억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자는 싸이토젠이 추진하고 있는 1000억원대의 딜에 참여하는 것으로, 홍콩계 PE인 엑셀시아캐피탈(이하 엑셀시아)과 메리츠증권이 주도하고 있다. 유상증자와 CB를 700억원 규모로 발행하고 나머지는 구주 거래로 진행된다.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께 설립된 엑세스바이오의 투자 자회사다. 엑세스바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대표이사는 엑세스바이오를 이끄는 최영호 회장이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투자지휘는 최진식 부사장이 맡고 있다.

6월말 기준 엑세스바이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으로 4800억원이다. 작년 1조원을 넘어서는 매출로 영업이익 5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만 50%에 달했던 셈이다. 영업활동으로 순유입된 현금만 3692억원이다.

올해 매출이 절반가량 급감하기는 했지만 신사업 발굴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외연을 넓히면서 해볼만한 사업을 찾겠다는 의지로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도 세웠다. 올 초 진행됐던 LG화학 진단사업 딜에도 세븐브릿지PE와 손잡고 뛰어든 것만 봐도 투자에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체외진단' 공통분모 시너지 기대, '미국' 중심 협업 예상

엑세스바이오측은 이번 싸이토젠 딜이 완전하게 확정된 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다만 체외진단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는 엑셀시아와 메리츠증권이 조성하는 펀드에 LP(간접투자자)로 참여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주주가 되는 건 아니지만 SI(전략적투자자)로 협업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싸이토젠은 순환종양세포(CTC) 기반 액체생검 전문 업체다. 액체생검은 암을 진단할때 조직생검 대비 안전성 및 편의성, 검출력 등의 장점을 가졌다. 바이오마커로 CTC, 엑소좀 등이 활용되는데 싸이토젠은 CTC 기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TC를 손상 없이 포획할 수 있는 고밀도 미세다공칩(HDM chip)을 개발해 최초로 상용화 수준의 CTC 배양에 성공했다.

엑세스바이오는 면역화학진단 및 바이오센서, 분자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다. 주요 활동 범위는 미국으로 매출 역시 대부분이 현지에서 창출된다. 엑세스바이오는 싸이토젠의 주 활동무대가 한국이 아닌 미국과 일본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전략 역시 자사와 맞아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직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협업을 하게 될 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싸이토젠 투자가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LOI를 제출한 건 맞는다"며 "시너지를 낼만한 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고 체외진단이라는 공통분모로 해볼만한 것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