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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주주환원 줄이는 LG화학, 배당성향 하향3년간 배당에 2.5조원 투입…업황 악화·성장동력 발굴에 '부담'

김위수 기자공개 2023-12-19 08:34:19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2020년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을 앞두고 파격적인 배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비경상 이익 제외)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집행하되 최소 배당금이 주당 1만원 이상이 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직전해인 2019년 LG화학이 책정한 배당금은 주당 2000원에 불과했다. 배당금을 1년 만에 5배나 올린 셈인 만큼 주주환원 확대에 있어 상당히 전향적인 행보였다. 최소치를 잡고 배당을 실시해도 매년 7800억원가량의 지출이 발생했다.

LG화학이 배당금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한 이유는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분할을 앞두고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자 배당금을 대폭 확대하며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3년 만에 LG화학은 배당정책을 다시 제시했다. 업황이 악화된 데가 새 성장동력 발굴에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기존 배당정책은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3년간 2.5조 투입, LG엔솔 IPO로 확보한 자금 고갈

LG화학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배당에 쓴 금액은 2조4968억원에 달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당시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한 현금이 2조5000억원이다. 사실상 IPO로 확보한 자금을 모두 주주환원에 투입한 셈이 됐다.

2020년에는 보통주 기준 주당 1만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총 7783억원을 배당금으로 배정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LG화학이 호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주당 1만20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며 총 9353억원을 배당에 썼다. 지난해에는 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으로 총 7831억원이 투입됐다.


30% 이상을 배당성향으로 지향하겠다는 계획을 3년내내 지키지는 못했다. 2020년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이 151.84%로 목표치인 30%를 훌쩍 넘어섰다. 2021년 연결 배당성향은 25.48%인데, 일회성 비경상 이익을 제외하면 배당성향이 28.8%로 계산된다. 배당성향이 30%에 살짝 못미치기는 했지만 당기순이익 확대에 따라 배당금 규모가 전년 대비 20%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다시 배당성향이 42.44%로 높아졌다.

LG화학으로서는 대규모 배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배터리 사업을 뗀 이후 LG화학 자체적으로 진행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국면이다. 올 1~3분기 LG화학 별도법인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8647억원인데 비해 자본적지출(CAPEX) 규모가 1조8648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원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투자 확대…배당성향 내린 LG화학

LG화학 측은 한해에 최소 7800억원이 드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 듯하다. 15일 공시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비경상 이익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의 20%를 배당성향으로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2023~2025년도 배당에 적용되는 정책이다.

직전 3년간의 배당정책에서 밝힌 '배당성향 30% 지향'보다 목표치가 낮아졌다. 또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 1만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하겠다는 문구도 사라졌다. 신규 배당정책이 적용되며 LG화학의 배당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최소 배당 기준이 사라진 데다가 배당성향 지향 기준이 하락했다.

LG화학은 "향후 3년간은 전지 소재·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소재·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올해 실적에 대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연간 당기순이익은 2조3639억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가량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배당정책에 명시한 목표치인 배당성향 20%를 충족한다면 올해 배당규모는 4728억원이 된다. 지난해에 비해 40% 감소한 수치다. 실적이 크게 뛰지 않는다면 2020~2022년 수준의 배당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측은 "투자에 따라 성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더 큰 성과로 주주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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