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모드' 한화그룹에 시선집중…연초 조달 서두른다 18조 대규모 투자계획 따른 조달수요 지속…크레딧 개선도 긍정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26 08:34: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0: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내년 공모채 첫번째 주자로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등이 차례로 내달 둘째주부터 차례로 발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연초 효과를 노리고 발행 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IB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내년 발행 물량을 늘릴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몇년새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따라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비추기도 했지만, 최근 신용등급과 아웃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공모채 자금조달에 긍정적인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오는 2025년까지 1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진행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확장태세' 한화 계열사, 회사채도 증액
20일 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한해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에서 2조2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4년간의 발행 추이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물량을 발행했다. 2020년 1조1150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배 가량 늘렸다.
그룹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조치다. 한화그룹은 올초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너지 등에 2025년까지 연간 6조원씩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태양광과 수소 등 정부의 그린뉴딜 관련 사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화그룹은 태양광에 이어 수소 생산부터 저장, 충전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그룹의 새 먹거리인 태양광과 수소사업의 중심에 있는 한화솔루션이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작년 발행이 없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3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재개했다. 한화도 칠산공장 증설 등의 계획에 따라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4300억원을 조달했다.
금융계열사들도 조달 행렬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5000억원으로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회사채를 조달했으며, 한화투자증권도 1200억원을 찍어냈다. 한화오션은 내년 신규사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 시장을 찾은 바 있다.
이에 따른 초대형 증권사들의 커버리지 경쟁도 치열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며 적극적인 커버리지 의지를 보였으며, 그 뒤를 계열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이었다.
◇그룹 전반적 '안정적' 아웃룩…기관 투심 긍정적
올해도 한화그룹의 확장 모드는 지속될 전망이라 IB들도 주시하고 있다. 연초부터 발행 계획이 줄줄이 잡혔다. 첫 주자는 방산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최대 4000억원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내달 11일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요예측일은 3일로 잡았다. 대표 주간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다.
특히 인수단 규모도 넉넉히 잡았다.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DB금융투자,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10곳의 인수단을 꾸린 상황이라 증권사 하우스간 커버리지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내달 16일 발행을 목표로 트렌치는 2·3·5년물로 구성한다. 대표 주간사는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한화에너지도 내달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계열사 마다 크레딧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기관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AA-/안정적)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AA-/안정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안정적), 한화건설(A+/안정적), 한화(A+/안정적), 한화생명(AA/안정적), 한화손해보험(AA/안정적) 등 아웃룩 '안정적'을 부여받았다.
한화오션도 마찬가지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을 'BBB+'로 신규 부여했다. 대우에서 한화로 간판을 바꾼 지 1년 만에 신용등급이 두 노치나 상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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