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사 풍향계] 우리은행, 전례 없는 '평화은행 출신' 부문장 기용 배경은⑨기동호 부행장,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영전…계파 고려 않고 '성과 중심' 인사
최필우 기자공개 2023-12-26 08:05:44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행장 다음 직급인 부문장에 평화은행 출신을 기용했다. 평화은행은 상업은행, 한일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한빛은행에 흡수되면서 통합 우리은행의 한 축이 된 곳이다. 다만 상업·한일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았던 탓에 우리은행 내에선 비주류로 인식돼 왔다.평화은행 출신 임원을 부문장으로 기용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인사다. 계파 갈등 청산을 공언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돼 임원의 출신 은행보다 성과를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장과 부문장 중 한일은행 출신이 1명도 없는 것도 계파를 의식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만년 비주류' 평화은행 출신 발탁…IB그룹 호실적 영향
우리금융은 2024년 우리은행 인사에서 기동호 IB그룹장을 기업투자금융부문장으로, 김범석 부동산금융그룹장을 국내영업부문장으로 발령냈다. 이중 기 부문장은 평화은행 출신으로 예상 밖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두 차례의 은행 간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이 됐다. 한빛은행은 2022년 평화은행을 흡수합병했고 우리은행으로 간판을 바꿨다.
3개의 은행이 통합돼 우리은행이 탄생했지만 평화은행 출신은 행내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조상제한서'로 불린 5대 은행에 속해 있었던 상업은행이나 한일은행에 비해 외형도 작고 임직원 수도 적었기 때문이다. 상업·한일은행 임원들의 갈등이 심화될 때도 평화은행은 소외돼 있었고 요직에 중용되는 경우도 드물었다.
기 부문장은 행내에 드문 평화은행 출신 부행장으로 일선 영업점과 IB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부행장 임기를 내년 말까지 남겨두고 있어 IB그룹장 유임이 점쳐졌으나 부문장으로 영전했다.
인사 의사결정에 출신 은행을 배제하고 성과를 중시하면서 기 부문장에게 기회가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우리은행이 예년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으나 기 부문장이 이끈 IB그룹만 놓고 보면 선전했다. 3분기에 이미 연간 실적 목표치를 달성하고 4분기 추가로 성과를 냈다는 후문이다.
임 회장의 의중도 일부 반영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임 회장은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한일·상업은행 통합 실무를 하면서 양행 임원 간 반목을 지켜보며 계파 갈등의 심각성을 체감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은행 임원 인사에서 계파주의를 배척해야 한다는 게 임 회장의 지론이다.
◇행장·부문장에 한일 출신 전무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이 상업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계파를 따지지 않은 인사라는 해석도 있다. 조 행장과 김 부문장은 상업은행 출신이고 기 부문장은 평화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 경영에 있어 큰 권한을 가진 3명의 임원 중 한일은행 출신이 1명도 없는 셈이다.
주요 보직을 각 계파에 안분하는 방식보다 출신 은행을 아예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 회장이 계파 갈등 청산을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상업은행 출신 행장이 한일은행을 배척하는 인사를 했을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기존 부행장들의 성과와 주요 경력을 감안한 인사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행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임원은 "현 본부장급이나 이번에 새로 부행장이 된 임원들은 우리은행으로 통합된 이후 근무한 기간이 더 길어 계파 구도가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세대"라며 "한일은행 출신 임원들도 이번 인사에 별다른 불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2025 승부수]송호성 사장 "전기차 라인업 확대…PBV도 첫 출시"
- [신동아건설 법정관리]계약 앞둔 인천 검단 자체사업 여파는
- [신동아건설 법정관리]'오너 2세' 김세준 사장, 대표 취임 10일 만에 '법원행'
- [신동아건설 법정관리]워크아웃 대신 기업회생 택한 까닭은
- 오하임앤컴퍼니, '이롭' 라이브커머스 마케팅 박차
- [신동아건설 법정관리]차입 중심 경영의 덫, 결국 '회생절차' 신청
- [2025 승부수]현대차, 글로벌전략 핵심키워드 '시장별 차별화'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CES 언베일드'서 'AI NOVA' 공개
- [Red & Blue]바이오로그디바이스, '양자 테마' 편입 기대
- '매출 2조' 전망 HD현대마린, 커지는 'AM사업' 기대감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DGB금융 인사 풍향계]경영진 '지주-은행' 겸직 확대, 단단해진 연결고리
- '영업 대가' 이호성 하나은행장, '현장 중심' 조직 재정립 예고
-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M&A 원칙·신사업 트렌드' 방점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부통제·위험관리' 강화로 위기 넘긴다
- '영업통' 정진완 우리은행장, 취임사에 '영업' 빠진 까닭
- 함영주의 하나은행, 이호성의 하나은행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포스트 '함영주·이호성' 꿈꾸는 신임 부행장들
- [BNK금융 인사 풍향계]빈대인 회장, '외부 전문가 영입' 선호 기조 이어졌다
- [DGB금융 인사 풍향계]황병우 회장, 유일무이 '은행장 겸직' 지속 배경은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지주 '그룹사 시너지' 은행 '영업력 강화' 방점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