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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기업결합심사 관문 '수직결합' 무게 추 기울까벌크선 vs 컨테이너선 이질시장 평가…'HD현대重·대우조선' '대한항공·아시아나' 대조

이우찬 기자공개 2024-01-04 07:13:4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 인수전이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전환된 가운데 자금조달 방안이나 주주간 계약 이외에 기업결합심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수직결합에 무게 추가 기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림은 2015년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한 뒤 8년가량 해운사업 성장의 노하우를 구축했다. HMM 인수까지 최종 마무리하면 컨테이너선까지 장착한다. 글로벌 5위 해운선사 도약을 정조준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와 EU 등 경쟁 당국의 심사도 최종 통과해야 한다.

하림 쪽 인수주체인 팬오션과 HMM 기업결합은 두 기업의 성격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수평결합이 아닌 수직결합에 무게 추가 실릴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결합 자체가 불허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통상 수평결합이 시장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수합병은 수평결합과 수직결합으로 나뉜다. 수평결합은 동종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쟁 기업 간 결합이다. 완성차 기업끼리 결합하거나 동일 지역 백화점끼리 결합하는 사례다. 수직결합은 동종 산업에 속하나 사업구조 등을 달리하는 사업자간 결합이다. 승용차 기업이 화물차 생산 기업과 결합한 경우 수직결합에 해당된다.

수평결합으로 인수합병이 막힌 사례로 HD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꼽힌다. EU 경쟁 당국은 해당 기업결합을 불허한 바 있다. 수익성이 뛰어난 LNG 운반선 시장 1위와 2위 사업자간 기업결합이었고 합산 시장점유율도 전세계 기준 60%를 넘었다. 동종업계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도 수평결합 사례다. EU 경쟁 당국은 양 사 합병으로 유럽 주요 화물·여객 노선에서 대한항공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팬오션의 벌크선과 HMM의 컨테이너선은 해운사업을 공통 분모로 하지만 고객사가 다른 별개 시장으로 평가된다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 해운 운임의 시장 지표도 다르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운임은 각각 발틱운임지수(BDI),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를 활용한다.

팬오션은 올해 6월 말 기준 벌크선 301척을 운영한다. HMM은 초대형선(1만 TEU급 이상 선복량 기준) 보유 비율이 세계 1위인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기업이지만 글로벌로 넓히면 해운사 기준 8위의 시장점유율(약 2.9%)을 기록한다. HMM의 컨테이너선 규모는 105척이다. 선복량(적재능력) 기준으로도 세계 8위다.

하림이 지난 19일 공식 보도자료에서 밝힌 내용도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림 쪽은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이번 인수전에 관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기업결합은 수평결합이 아닌 수직결합이어서 시장 봉쇄효과 여부가 문제될 수 있으나 경쟁 당국이 결합 자체를 불허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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