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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리더는]2개월 레이스 시작, 관전 포인트는권영수 부회장과의 맞대결 성사되나…내부냐 외부냐, 철강이냐 비철강이냐 고민도 여전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28 08:12:2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들어가면서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는 내년 2월까지 두 달에 걸친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현재로서 관전 포인트는 모두 세 가지다.

우선 최정우 회장과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의 맞대결이 성사될지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은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이상 1차 후보군(롱리스트)엔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 전 부회장의 참전 여부는 아직 안갯속이다.

포스코그룹이 외부 출신에게 회장 자리를 내어줄 것인지 역시 관심사다. 최근 몇 년 그룹의 화두가 비(非)철강 강화인 만큼 최 회장에 이어 철강에 얽매이지 않은 인물이 수장에 오를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정우 회장 VS 권영수 전 부회장, 성사되나

그간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은 현직 회장이 사퇴 또는 연임 의사를 밝히는 것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회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롱리스트 자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 없지만 최 회장은 실적이나 주가 등을 봤을 때 롱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그룹은 1월 말 2차 후보군(숏리스트)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최 회장이 포함됐는지는 이때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전 부회장의 도전 여부 역시 하반기 들어 내내 재계의 관심사였다.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자체적으로 내부 후보를 선정하고 주요 주주나 서치펌을 통해 외부 후보를 추천받을 예정인데 권 전 부회장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권 전 부회장은 11월 포스코그룹 회장 도전설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회사를 떠난 직후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전량 처분하면서 거취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 전 부회장이 LG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안착에 큰 역할을 한 데다 막판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었던 만큼 후보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957년생으로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하나는 LG그룹, 다른 하나는 포스코그룹에서 각각 샐러리맨 성공 신화를 써왔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둘의 대결은 자연스럽게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

포스코그룹은 외부 출신에게 유난히 박한 곳이다. 2000년대 이후 여러 명의 회장이 나왔는데 외부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제철소 중심의 포스코를 이끌려면 철강업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잘아는 인물이 유리하다는 데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도 외부 출신은 재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지내 제4대 김만제 전 회장이 유일하다.

특히 지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회장을 선임한 2013년과 2018년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에도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으로 롱리스트를 뽑고 이후 숏리스트 5명을 추렸는데 전체 10명의 숏리스트 가운데 외부 출신은 단 한명에 그쳤다. 외부 출신이 올 경우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점 역시 그간 내부 출신 중심의 보수적 기조로 회장을 뽑았던 이유로 꼽힌다.

다만 포스코그룹이 이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비슷한 소유분산 기업으로 꼽히는 KT는 그간 세 차례 외부 출신 후보를 맞았다. 포스코그룹 역시 내부의 관성을 깰 외부 출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각에선 꾸준히 제기돼왔다.


◇철강 VS 비철강, 최정우 회장이 바꾼 '회장의 조건'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철강업과 비철강업의 분리다. 이전까지는 포스코가 철강회사로 철강업을 영위하는 동시에 그룹의 지주사 역할도 했다.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포스코 대표이사로서 철강업을 이끄는 동시에 그룹 전반의 경영을 아우르는 역할을 했다. 철강을 잘 아는 철강 전문가, 엔지니어 출신이 회장에 오르기 유리한 고지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그룹을 이끄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와 철강회사 포스코를 이끄는 포스코 대표이사가 분리됐다.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와 사업회사 포스코 대표이사의 역할은 다르다. 포스코 대표이사는 제철소 즉 현장 중심인 반면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는 그룹 전반의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지금도 최 회장이 이차전지 사업 등 그룹 내 다양한 사업군을 고루 이끄는 역할을 한다면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철강 전문가로서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처럼 재무나 기획 쪽에서 경력을 쌓거나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는 인물이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 아니겠느냐"며 "철강업 경험이 없어도 포스코그룹 회장 자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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