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인스트루먼트, 휴전 기대감에 '통신망 구축 수요' 관심 "저평가 매수 타이밍, 해외 영업환경 우호적"
김소라 기자공개 2023-12-26 13:57:4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이노인스트루먼트 주가가 26일 오전 급등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26.73% 상승한 1242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영업일(22일) 종가는 989원이었다. 당일 10시 30분 기준 거래량은 552만1001주다. 직전 영업일 전체 거래량 대비 20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오후 1시 49분 기준 1285원에 거래중이다.
시가총액은 26일 오전 기준 500억원이다. 코스닥 1329위다. 코스닥 전체 상장사(1706개) 기준 하위 30%대다.
이날 매매분은 대부분 키움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졌다. 오전 10시 30분 기준 258만5000주 이상이 해당 플랫폼을 통해 거래됐다. 전체 거래량의 약 46% 수준이다.
지난 1년여간 기관의 매매 추이를 보면 거래는 드물게 나타난다. 지속적으로 매수·매도가 이뤄지기 보단 특정 시점에 매매가 몰리는 편이다. 눈에 띄는 것은 월등히 높은 외국인 주주 비율이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하위이고 일 거래대금이 직전 영업일 기준 3억원대로 절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임에도 외국인 비율은 15.42%에 달한다. 해외 시장 위주의 영업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노인스트루먼트에 따르면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이다.
◇Public Announcement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정보통신 인프라 조성을 위한 유선망 구축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됐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5호(주)'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자본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산하 법인을 다수 거느리고 있다. 올해 기준 총 12개다. 이는 모두 해외 법인이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현지 거점을 통해 직접 영업, 사후관리(AS) 등 제반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중국, 독일, 영국, 인도, 베트남, 홍콩 등에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올해 기준 특별한 변화는 없다. 올초 사명 변경을 통해 일부 비즈니스 측면의 변화를 꾀했으나 약 3개월만인 지난 6월 다시 기존 사명으로 돌아왔다. 이노인스트루먼트에 따르면 올초의 사명 변경은 기존 사명인 '이노인스트루먼트' 앞단의 '이노'를 제품 브랜드화하고 신규 사명인 '알비케이그룹'을 전체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놓으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오히려 기존 거래처 내 혼란을 야기하고 예상보다 마케팅 측면의 효과가 떨어져 다시 사명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는 설명이다.
◇Peer Group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코스닥 시장에서 '통신장비' 섹터로 분류된다.
현재 통신장비 섹터엔 총 53개 기업이 포진해있다. 26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은 6조4000억원이다. 통신장비 섹터는 거래대금 기준으로 코스닥 전체 지수 가운데 다소 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해당 섹터 전체 거래대금은 280억원이다. 동일 시점의 코스닥 대형주 섹터(1조5000억원)와 비교할때 약 1.75% 수준이다.
이노인스트루먼트 경쟁사로 코위버, 라이트론, 옵티시스, 피피아이 등이 거론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론 피피아이(206억원)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작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이노인스트루먼트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다.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이노인스트루먼트가 5.8%의 연결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코위버, 라이트론 등은 각각 0.3%, 2.3% 수준에 머물렀다.
◇Shareholder Status
이노인스트루먼트 최대주주는 조봉일 전 대표다. 조 전 대표는 이노인스트루먼트 창업주로 법인 설립 후 2015년까지 8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스팩 합병 상장 직전 대표 자리를 전문 경영인에게 넘겼고 현재도 전문 경영인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노인스트루먼트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경영에 관여치 않고 있다. 우선 법인 재직 상태가 아니며 특수하거나 굵직한 안건 등에만 1대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전 대표 지분은 이달 기준 25.72%다. 특수관계인 몫을 모두 포함한 전체 지배지분은 30.35%다.
최대주주를 제외한 다른 주요 주주는 없다. 구체적으로 5% 이상 주주는 전무하다. 2017년 상장 전 동생인 조양일씨와 배우자인 정혜영씨가 모두 합쳐 약 6% 이상 지분을 보유,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현재 친인척 지분 역시 없다. 다만 사내이사 가운데 박초영 이사가 조 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박 이사가 보유한 지분은 없다. 상장 후 별도 오너십 변경 이슈도 발생하지 않았다.
◇IR Comment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주식 플랫폼 및 공시 보고서 등에 공개된 대표 IR(주식담당자) 번호로 쉽게 연락이 가능했다. 중간 관리자를 통해 IR 부서 책임자인 차익환 이사와 연락이 닿았다. 차 이사는 사내이사로 경영 및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차 이사는 현재 내부적으론 주가가 급등할만한 특기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전반적으로 주가가 빠지고 있던 상황이 깜짝 상승세를 야기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미래 영업 전망 추이 등을 비춰볼때 현재 밸류에이션(시가총액)이 저평가돼 있고 이 기회를 노려 매수세가 집중됐을 것이란 판단이다. 차 이사는 내년 사업연도 실적이 당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내부 조직 정비와 더불어 해외 영업 환경이 보다 우호적으로 전환될 것이란 예상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차 이사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발표 등이 현지 영업 전개의 긍정적인 배경으로 꼽히고 중국 매출도 올 3분기부터 가시적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앞으로 이스라엘 전쟁 종료를 가정하면 유선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도 필요할텐데 해당 작업에 자사 제품이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과거부터 거래하고 있던 지역으로 향후 매출 발생에 대한 기대효과가 밸류에이션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중동 전쟁 축소와 관련한 국제적 압박 등 전시 상황과 관련한 여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전쟁 규모 축소를 주문하고 있다. 이달 중순 미국 안보수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전면전 마무리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 침공전을 지속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등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전시 상황 호전에 대비한 영업 사원 확충도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10명 내외 인력을 추가 보강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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