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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 '2.2조' 기술수출]ADC에 진심인 얀센, 옵션에 임상지원까지 '파격제안'②선급금 외 단독개발 옵션 조항 눈길…사실상 계약금 '3억2000만달러' 육박

정새임 기자공개 2023-12-27 08:44:1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고켐바이오의 이번 2조원대 빅딜은 '얀센'의 적극적인 구애로 이뤄진 성과다. 기술수출(L/O) 대상인 'LCB84'는 기존 TROP2-ADC 물질의 단점을 뛰어넘는다고 판단한 빅파마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던 물질이다.

통상적인 기술수출 계약에서 볼 수 없던 '단독개발 옵션' 조항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독자적으로 임상 1/2상을 진행하려던 레고켐바이오를 얀센이 설득해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조항까지 마련했다. 사실상 이번 딜의 계약금은 '3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것과 다름없다.

◇얀센 적극적 의지로 '단독개발 옵션' 추가…계약금 사실상 4000억원대

레고켐바이오가 26일 글로벌 빅파마 얀센과 맺은 LCB84 L/O 계약 조항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단독개발 옵션 행사금'이다. 얀센은 레고켐바이오에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1억달러(1304억원) 지급 후 미국 1/2상 임상 도중 단독개발 옵션 행사 시 추가 2억달러(2608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개발 단계에 따라 단계별 마일스톤을 지급한다.


통상적인 L/O 계약은 선급금 지급 후 중간 비용 지급 없이 임상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약 개발이 원활히 진행돼 3상에 진입하거나 허가 신청이 되면 추가 마일스톤을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양사의 계약은 선급금과 마일스톤 사이 별도의 또다른 '옵션 행사금'이 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그만큼 얀센이 LCB84 도입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1/2상 임상시험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려던 레고켐바이오를 얀센이 설득해 공동개발로 선회한게 핵심이다. 임상 디자인 수립 단계부터 양사 논의가 이어졌을 정도로 얀센은 LCB84 도입에 진심이었다. 1/2상에서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얀센이 2025~2026년 사이 단독개발 옵션을 행사할 것은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추가로 얀센은 LCB84 미국 1/2상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임상 비용 절반도 부담하기로 했다. 대략 2000만달러(2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단독개발 옵션과 연구개발비용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딜의 계약금은 3억2000만달러(417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ADC 기술력 믿고 추진한 '자체 임상 진입' 전략 통했다

'LCB84' 개발의 역사는 202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레고켐바이오는 이탈리아 제약사 메디테라니아 테라노스틱으로부터 TROP2 항체를 도입한게 시발점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전문 영역인 ADC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필요한 항체는 외부에서 도입하는 전략을 취했다.

TROP2는 유방암, 폐암 등 시장성이 큰 다수 고형암에서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타깃하는 항체와 항암화학물질(페이로드)를 링커로 연결한 TROP2-ADC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의 TROP2-ADC는 앞서 출시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트로델비'와 달리 페이로드로 튜블린 저해제 'MMAE'를 썼다. 트로델비는 국소이성질화효소(토포아이소머라제) 계열을 써 간질성 폐질환(ILD) 독성 문제가 지적되곤 한다. LCB84는 MMAE로 인체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췌장암, 위암,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에서 강력한 세포독성을 보였다는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긍정적인 결과로 LCB84는 전임상 단계부터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을 받았다. 임상 진입 전 얀센을 비롯해 파이프라인을 사들이려는 빅파마들의 접촉이 이어졌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레고켐바이오는 과거 다수 기술수출 경험을 통해 초기 임상을 직접 진행하려는 의지가 컸다. 앞선 12번의 기술수출에서 암젠과의 계약을 제외한 대부분은 전임상 단계의 초기 파이프라인으로 계약 규모가 한정적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레고켐바이오는 자체적으로 임상에 진입해 기술이전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추진했다. ADC 기술력을 글로벌에서 입증한 만큼 대형 딜을 추구하겠다는 자신감이었다.

이에 얀센도 단독개발 옵션을 추가하며 도입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얀센은 초기 임상을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후 단독개발 옵션을 행사할 때 계약금의 두 배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얀센 입장에선 풍부한 글로벌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고 신속하게 임상을 마치고 초기부터 신약 개발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돼 이득이다. 레고켐바이오 역시 글로벌 임상 경험을 쌓는 동시에 연구개발비용을 아끼며 단기적으로 3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돼 윈-윈(Win-Win)이다.

양사는 LCB84 임상 수립 단계부터 논의를 이어오며 세밀한 디자인을 수립했다. 이어 올 9월 본격적인 계약 논의를 거쳐 넉달만인 12월 빅딜이 성사됐다.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수석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얀센이 임상 1/2상에 비용을 절반 부담하고 단독개발 옵션도 행사하기로 해 계약금이 3억2000만달러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며 "얀센과는 1년 전 전임상 단계부터 미팅을 진행해왔고 항암제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 능력이 있는만큼 1/2상부터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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