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2.2조' 기술수출]12번의 경험과 교훈, 빅딜원천 '자체임상 후 기술이전'④13번째 딜서 잭팟, 5번째 ADC 딜…자체임상 자신감으로 협상 우위 선점
한태희 기자공개 2023-12-28 09:15:3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번의 경험. 레고켐바이오의 2조원대 잭팟은 그간의 기술이전 성과에서 얻은 교훈 덕분이다. 이번 딜에선 이전과 다른 협상 전략을 택했다.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자체 임상에 진입한 후 기술이전을 추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술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한 결과 협상의 우위를 점했다.
◇총 8.7조 딜 중 'LCB84' 기술이전 '최고치', 압도적 '계약금' 눈길
2006년 설립한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17년간 총 13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얀센으로의 기술이전 한 후보물질 'LCB84' 딜이 총규모와 계약금 모두 역대 최고치다.
계약금액이 비공개인 건을 제외하면 레고켐바이오의 역대 기술이전 총액은 8조713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계약금만 떼어내면 1609억원이다. 이번 딜 규모가 전체 총액의 25.8% 비중이지만 계약금으로 따지면 81%로 압도적이다.
역대 국내 기술수출 사례와 비교해봐도 계약금 규모는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권리가 중도 반환된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기술수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2019년 2월 아벨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와 계약금(1억달러)은 동일하지만 계약 총액은 레고켐바이오의 'LCB84' 딜이 3배 이상 많다.
◇임상 진입 자신감, 빅파마 러브콜 원천
레고켐바이오가 체결한 13건의 기술이전 계약 중 ADC 후보물질(LCB14, LCB73, LCB71, LCB67, LCB84)은 지금까지 5건이었다. 그러나 앞선 계약을 들여다보면 IND(임상시험계획승인) 절차 이전인 전임상 후보물질이 대부분이었다. 임상에서 최소한의 안전성 등이 검증되지 않았던 만큼 계약규모도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
빅딜의 원천은 과거 기술이전 사례와 다른 접근 방식에서 비롯됐다. 이번 'LCB84' 딜은 레고켐바이오가 최초로 단독 임상 개발을 추진한 물질이다.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 도입한 Tro2 항체에 레고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을 적용했다. 올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상에 대한 IND 승인을 받았다.
레고켐바이오는 계약 규모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꺼냈다. 전임상 후보물질 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 것이 아닌 자체 임상 돌입을 우선으로 몸값을 높였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에서도 한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최근까지 레고켐바이오가 자체적 임상 프로그램으로 고형암 환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첫 환자 투여를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직접 임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사고 싶어하는 빅파마를 안달나게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ADC분야 첫 후보물질인 LCB14를 중국 푸싱제약에 중국 시장 대상으로 기술이전했다. 이후 2018년 임상 1상 IND를 제출하고 현재 유방암 대상 임상 1상과 로슈사의 케사일라(Kadcyla)와 비교 임상 3상, 폐암·대장암·고형암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2021년 12월에는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이전했고 지난 10월 임상 1a상 첫 환자 투여를 개시했다.
또 다른 성과인 LCB73은 스위스 항체개발 전문기업 노브이뮨과 공동개발한 혈액암 후보물질이다. 2020년 5월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뒤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같은 해 10월 중국 시스톤으로 기술이전 돼 미국, 호주, 중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LCB67은 같은 해 12월 미국 픽시스 온콜로지에 기술이전됐고 전임상단계 중단 후 레고켐바이오 자체적으로 신규 후보물질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ADC 관련 후보물질 중 5번째 기술이전이며 지난해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며 "앞으로도 자체 임상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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