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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IPO]'깐깐한' RFP, FI 엑시트 고민 담겼다원활한 투자금 회수 유도 차원, 기업가치 10조 목표로 주관사 선정

손현지 기자공개 2024-01-02 08:10:4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플랫폼 토스(Toss)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상장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받은 IB들 사이에선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세밀한 입찰제안서를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먼저 예상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증권사들에게 향후 3년간 손익 지표와 추정 근거를 요구한 상태다. IR 대행사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함께 기입하도록 했다.

이처럼 까다롭게 주관사 선정에 돌입한 배경으론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등 여러 요건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단가를 고려하면 최소 10조원은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FI와의 이해관계 고려, 주관사 선정 '세밀하게'

토스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IPO 하우스들에게 RFP를 배포한 상태다. 토스가 내달 9일까지 입찰제안서 제출 기한을 정한 가운데 내년 1월 주관사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주관사 선정까지 프레젠테이션(PT)를 진행 등의 절차를 포함해 약 한 달 가량 소요된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주목할 부분은 토스가 주관사 선정에 세밀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는 점이다. 10페이지에 달하는 RFP를 통해 회사의 성장성, 향후 전략 등 다방면에서 마치 컨설팅 수준의 의견서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기업가치 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실적 추정' 부분에서도 파격적인 방식을 취했다. 통상적으로는 발행사가 먼저 예상실적을 공개해야 증권사가 이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사들에게 향후 3년간의 손익 지표와 추정 근거를 먼저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 역량을 주관사 선정 근거로 삼겠다는 의지다. 한편으론 실적 추정 과정에서의 책임감을 증권사와 분담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토스가 주관사 선정을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는 건 FI 등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토스는 설립 초부터 다수의 FI를 유치하면서 성장해온 회사다.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과 그레이하운드 등 해외 주주 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광주은행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다.

FI들이 엑시트를 원활히 하려면 기업가치를 최대로 평가받는게 중요한 상황이다. 토스는 상장 전까지 10조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 받는게 목표다. 작년 투자를 받을 때 20조원에 달하는 밸류가 거론됐던 만큼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입찰제안서 준비기간 3주, 연말 크리스마스도 꼈다

토스는 증권사가 IR대행사 고용 비용을 충당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입찰제안서에 기입하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IPO 수행 전략과 마케팅 비용 충당, 과거 추진하던 IPO가 최종 상장 실패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주관사 구성에 대한 의견이나 근거에 대한 답변도 요구했다.

증권사의 내공을 확인해보려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제출 기한이 내년 1월 9일이기에 RFP 배포 시점으로부터 약 3주간의 시간을 준 것"이라며 "다만 크리스마스부터 연말 휴가까지 감안해 영업일수를 따지면 2주가 채 안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크래프톤 IPO 때의 데자뷔가 연출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발행사인 크래프톤은 증권사 측에 입찰제안서 작성 기한을 약 3주간 부여했는데, 연휴가 낀 탓에 기 기간 안에 준비하는게 어려웠다. IPO 담당 실무진들은 연휴를 반납하면서까지 크래프톤 IPO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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