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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리더는]'물갈이'된 KT 사외이사진, 포스코와 무엇이 달랐나회장 선임 조직 구성 달라…사외이사 선임 과정도 상이

조은아 기자공개 2024-01-04 07:44:0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포스코와 함께 대표적인 소유분산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반대 속에 CEO 선임을 두 차례나 뒤엎어야 했다. 특히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으며 사외이사 8명 가운데 7명이 물러났다.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KT를 언급하면서 포스코 역시 KT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두 회사는 상세히 들여다보면 회장 선임을 전담하는 조직의 구성은 물론 해당 조직의 주축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특히 KT가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손본 지배구조 규정들은 포스코에선 이미 적용되고 있다. 포스코가 회장 선임을 앞두고 지난해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에 들어간 배경에도 KT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내부 결단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vs CEO후보추천위원회

포스코홀딩스와 KT는 CEO를 뽑는 조직의 구성부터가 달랐다. KT에선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라는 조직이 해당 역할을 맡았다. 사내이사 1명이 해당 위원회에 포함됐다.

2022년 말 KT가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갔을 당시 KT 사외이사는 모두 8명이었다. 여기에 사내이사였던 윤경림 사장까지 더해 모두 9명이 구현모 당시 KT 대표의 연임을 심사했다. 내부인사이자 구 대표의 측근인 윤 사장이 포함됐던 만큼 연임이 적격 판정을 받자 잡음이 불거진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결국 두 차례 최종 후보의 낙마를 거친 뒤 KT는 CEO 선임 절차를 대거 손질했다. 지난해 6월 말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반면 포스코의 경우 2018년 권오준 당시 회장이 CEO승계카운슬에서 스스로 빠지는 등 이미 사외이사만으로 회장의 연임 여부를 심사했다. 올해 역시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 시작하기 전 사외이사 7명만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회장을 선임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손봤다.


◇참호 구축? 사외이사 선임 과정 살펴보니

국민연금이 문제삼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현직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최정우 회장 재임 기간 선임됐다는 점이다. 최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른바 '참호'를 구축했다는 시선이다.

실제 재계에서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CEO와 사외이사는 한배를 탄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기보다는 협의를 통해 순조롭게 기업을 경영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참호까지는 아니어도 사실상의 운명공동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소유분산 기업의 경우 이사회의 견제 역할이 한층 중요한 만큼 포스코 역시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점차 진화해왔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사외이사 3명으로만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2021년 초까지만 해도 사내이사 1명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했으나 같은해 6월부터 빠졌다. 2004년부터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도 운영하고 있다. 산업계·금융계·학계·법조계 등 각계 인사 중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은 원로급 인사 5인으로 구성됐다.


반면 KT는 지난해 하반기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사내이사 1명을 포함해왔다. 자연스럽게 내부 경영진의 이해관계와 잘 맞아떨어지는 인물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둘 모두 '관' 출신 사외이사 3명 포함…성향은 달라

사외이사진의 인적 구성 역시 달랐다. KT에선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3명이 이른바 '관' 출신이었다. 가장 오래 사외이사를 지낸 이강철·김대유(2018년 3월 취임)·유희열(2019년 3월 취임) 사외이사가 모두 과거 정권과 인연이 있었다.

이강철 사외이사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쳐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김대유 이사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지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3월 최초 선임됐는데 이 때부터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따랐다. 유희열 이사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을 역임했다.

3명 모두 황창규 전 대표 시절 선임됐고 2020년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한 차례씩 연임했다. 이들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엔 지배구조에 개입할 빌미를 줬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3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의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현재 관 출신 사외이사가 3명이다. 김성진 사외이사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을 거쳐 2004년 중소기업청장, 2006년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그가 포스코홀딩스(당시엔 포스코) 사외이사로 선임된 건 2018년 3월로 문재인 정부 시절이자 최 회장이 선임되기 몇 달 전이다.

이밖에 유영숙 사외이사와 권태균 사외이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환경부 장관과 조달청장을 지냈다. 다만 둘 모두 한참 뒤인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됐다. 둘 모두 선임 당시는 물론 이후에도 크게 논란이 된 적은 없다. 특히 유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포스코홀딩스가 선임한 첫 여성 사외이사이자 환경 분야 전문가다.

나머지 사외이사들의 경력은 대동소이하다. 포스코홀딩스와 KT 모두 현직 교수나 법조인, 전직 기업인이 골고루 포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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