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승부수]우군 '오너' 업은 SK바이오팜, 흑자 넘어 벌크업 '원년'애자일한 조직, 세노바메이트 '직판성과' 기대…최윤정 본부장 앞세운 '투자' 예고
최은진 기자공개 2024-01-03 12:49:1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2: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3세가 임원으로 등극한 첫 해, SK바이오팜은 올해 사업 안정화 및 확장을 메인 전략으로 내세웠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흑자구조를 안착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 동력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예고다. 오너일가를 든든한 우군으로 맞이한 데 따라 투자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세노바메이트 처방 확대, 3분기 누적 적자 절반 축소…올해 연간 흑자 기대
SK바이오팜은 2일 이동훈 대표이사의 신년사 보도자료를 통해 "흑자 구조 정착을 기반으로 성장을 가속화 하는 건 물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애자일(Agile)'이라는 표현을 쓰며 날렵하고 민첩한 조직 구성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흑자구조를 정착하겠다는 SK바이오팜의 일성은 작년 3분기 누적 실적으로 볼 때 일단 실현 가능한 목표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작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24.4% 늘어난 228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는 단 523억원을 나타내는데 그쳤다. 전년도 3분기 86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셈이다. 당기순손실은 441억원으로 같은기간 956억원 대비 크게 줄였다.
SK바이오팜의 흑자전환 구조 기대감은 사실 간단한 로직이다. 최대 공략처인 미국시장에서 자체 신약에 대한 판매망을 갖춰 놓은만큼 처방만 확실하게 이뤄지면 흑자는 물론 조단위 블록버스터 신약을 가진 바이오텍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30년 연구개발(R&D)의 결실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출시 시점인 3년여 전부터 이미 미국에 직접 판매 체제를 갖춰놨다. 현지 판매망 구축에 필요한 일회성 비용 같은게 이미 마무리 된 만큼 이제 판매를 통해 매출 볼륨만 키우면 되는 상황이다. 뇌전증은 특수영역이기 때문에 비교적 소규모 인력으로도 핵심 전문의들과 네트워킹하고 영업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미국의 세노바메이트 총 처방건수는 전년대비 54% 늘었다. 9월 한달간만 놓고보면 세노바메이트의 처방건수는 경쟁 신약(빔팻, 파이콤파 등)의 출시 41개월차 평균건수의 두배인 2만2985건을 기록했다. 경쟁 신약대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처방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신규 상업화 라인업 인수 예고, 새로운 모달리티 확장 전략에도 '투자'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시장 안착 정도에 안도하지 않는다. 올해 흑자구조를 안착시키겠다는 과업과 동시에 다음 스텝으로 후속 세노바메이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신년사에는 △경쟁력 있는 '프로덕트·파이프라인' 신규 확보 △New Modality(TPD·RPT·CGT) 사업의 구체화라는 도전이 구체적으로 명시 돼 있다.
우선 SK바이오팜은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구축한 '직판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신규 라인업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상업화 된 제품을 추가 인수해 최대한 직판 인프라의 부가가치를 확대한다는 얘기다. 가장 눈여겨 보는 후보군은 세노바메이트와 유사한 '중추신경계질환(CNS)' 적응증 제품이다.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물질들을 우선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신규 모달리티 및 플랫폼을 확보해 새 먹거리 발굴에도 나선다. 세부적으로 △표적단백질분해(TPD)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세 가지를 보고 있다. 이들 모달리티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초기 기술이지만 미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올해는 이 같은 성장전략의 기반을 갖추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말 이뤄진 정기임원인사에서 투자를 총괄하던 팀장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인사도 있었다. 그만큼 투자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다.
특히 그 인물은 다음아닌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장녀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투자 업무의 최전방에 섰다. 오너일가 특히 후계자로 꼽히는 그녀가 직접 SK바이오팜의 성장동력을 진두지휘하게 된 셈이다.
한편 SK바이오팜을 이끄는 이 대표는 신년사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성장 둔화 등 쉽지 않은 외부 환경 속 도전적인 과업들은 오히려 경쟁력과 차별성을 보일 좋은 기회"라며 "가볍고 빠르게 목표를 달성해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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