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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승부수]오너 2세 이끄는 한미약품 반전 키워드 '비만'위기 속 기회 찾는 반전 저력 상징…돌파구 핵심 'H.O.P' 강조

차지현 기자공개 2024-01-03 12:48:0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그룹 리더십이 오너 2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올해 성장 키워드는 '비만'으로 꼽힌다. 기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에서부터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신규 파이프라인까지 총 5종의 치료제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데다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은 국산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가운데 연구 단계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연구개발(R&D) 키를 쥔 임 사장이 비만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전의 저력 상징 한미, 올해 키워드 비만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2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에서 "지난 50년간 한미는 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냈고 혁신으로 그 위기를 단숨에 역전시킨 '반전의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업계를 선도하는 한미라는 평가를 받게 된 지금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도전 정신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현재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자체 개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베돈'(제품명 롤론티스)의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의 미국 진출은 무산됐다. 대규모 신약 기술수출 기록을 세웠던 2015년 이후 추가 성과도 부진하다. 송 회장이 신년사에서 '위기'나 '반전' 등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로운 50년을 내다보는 한미약품이 분위기 전환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게 바로 비만 사업이다. 작년 하반기 해당 프로젝트를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명명, 그룹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부적으로 5종의 비만 신약을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다.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GLP-1·글루카곤·GIP를 동시에 타깃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LA-GLP/GIP/GCG) △경구용 비만치료제 ▲근손실 방지 및 섭식장애 개선 후보물질 ▲비만 치료 디지털치료제 등이 해당한다.


◇'핫한' 영역인데 개발 속도도 빠르다, 내외부 기대감↑

비만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2015년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내놓은 주사제형 비만치료제 '삭센다'를 시작으로 효능, 편의성 등을 개선한 치료제가 연이어 나오면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삭센다를 일주일에 한 번 자가 주사하도록 개선한 위고비의 경우 탁월한 체중 감량 효과로 킴 카다시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해외 유명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데다 최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까지 나오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은 경쟁 업체보다 개발 단계가 앞선 편이다. 동아에스티, 휴메딕스·HLB제약, 펩트론 등 관련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 중에선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제시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가 2020년 경영 전략 변경 등의 이유로 권리를 돌려 받은 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를 목표로 진행했던 5건의 임상 3상 자료를 넘겨받아 후속 개발에 나선 상태다. 앞서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여기에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갖췄다는 점도 치료제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한미약품 측은 "LA-GLP/GIP/GCG는 한미약품의 기존 바이오신약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아닌 최근 완성 단계에 진입한 차세대 독자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후보물질로 현재 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에포시페그듀타이드(다국가 임상 2b상 진행 중)와는 다르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비만 사업 중심엔 오너 2세, 2027년 출시 목표로 전력

눈길을 끄는 점은 이 같은 프로젝트의 중심에 오너 2세가 있다는 점이다. 임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22년 말부터 R&D를 직접 관할하기 시작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에서 Globla사업본부·R&D센터 ·경영관리본부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R&D를 진두지휘하는 임 사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 비만 프로젝트다. 임 사장 중심 리더십 개편과 함께 비만 사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한미약품은 작년 H.O.P 프로젝트 본격 가동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한미의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구축하기 위한 전사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비만치료제 개발 속도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비만치료제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기 전까지 성장을 유지할 기반 확보는 당면 과제다. 한미약품이 예상하는 비만치료제 출시 시점은 2027년. 그때까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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