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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목받는 채안펀드]불분명한 탈락 사유…발행사·주관사 뿔났다②자펀드 '그룹별 한도 탓' 투자거절…'모펀드' IBK운용에 투명한 운용지침 공개 촉구

손현지 기자공개 2024-01-10 13:09:20

[편집자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대표적인 정책펀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때 첫 가동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2년 레고랜드 등 자금경색 때마다 가동해 채권시장의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해왔다. 정부는 올해 또 다시 채안펀드를 주목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발 위기 전이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버퍼로서 기대감이 크다. 역대 네번째 가동을 맞아 시장 내에서 체감하고 있는 채안펀드의 실효성과 운용상 문제점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업계 내에서 채안펀드 운용 관행에 대한 일부 불만이 제기된다. 자펀드가 선별적으로 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주요 골자다.

예컨대 자펀드 운용사들이 일부 회사채 매입 거절 사유로 그룹사별 한도가 적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지만, 막상 구체적인 한도액 수치를 공개하진 않는 식이다. 투자 거절 의견을 전달할 때도 구두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채안펀드 수혜를 받지 못한 발행사 입장에선 다소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모펀드인 IBK자산운용 차원에서 시장에 세부 운용 가이드라인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자펀드-발행사 '눈높이' 맞추기 관건

채안펀드의 운용 주체는 통합펀드(모펀드)와 하위펀드(자펀드)로 구성돼 있다. 최상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모펀드가 자펀드들에게 운용지시를 내리는 구조다. 모펀드는 IBK자산운용이 맡고 있고, 자펀드들은 분야별(전단채·CP, 회사채, 여전채)로 총 6개의 운용사들이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회사채 자펀드는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고 있다. 여전채 자펀드는 KB자산운용과 하나자산운용, 전단채·CP는 멀티에셋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끌어간다.


해당 6개 자펀드 운용사들은 채권을 매입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회사채 수요예측에 직접 참여해 물량 소화를 돕는 방식이다. 절반에 가까운 모집금액을 책임지면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까지 독려하며 시장 분위기를 선도한다.

자펀드 운용사들은 수요예측에 앞서 주관사, 발행사와의 소통에 나선다. 투자규모를 조율하기 위해서다. 채안펀드 특성상 시장 가격 미만으론 채권 투자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수요예측에서도 입찰금리를 파(par) 이상으로만 제시할 수 있다.

그간 사례를 보면 대부분 +1bp를 제시해 왔다. 이는 채권·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우량물 위주로만 매입한다는 정부의 정책 취지 때문이다.

주관사는 중간에서 발행사와 운용사간 눈높이를 맞추는 중개 역할을 수행한다. 최대한 낮은 가격에 조달하려는 발행사, 정부 정책 취지에 맞춰 수익률까지 제고해야 하는 운용사간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조율한다.

◇"IBK펀드, 투명한 운용지침 마련해야"

자펀드 운용사들은 투자를 결정하기 앞서 기업이나 여전채 발행사를 대상으로 매입 신청을 받는다. 매입 대상은 회사채를 AA- 이상, 여전채는 A+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매입 신청을 한다고 해서 모두 매입을 하는 건 아니고 비딩(응찰)을 거쳐 매입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주관사와 발행사 사이에선 채안펀드 자펀드 운용사들의 운용기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수혜 범위에서 제외된 합당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에 공개되고 있는 명확한 세부 운용 가이드라인이 없어 구체적인 탈락 근거를 알기 어렵다. 자펀드 운용사들이 투자 거절 사유로 그룹별 한도가 적다는 점을 드는 경우도 많은데, 막상 구체적인 수치 등을 알려주진 않는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자펀드들은 일부 회사채 투자 거절 사유를 통보할 때 그룹별 한도가 지정돼 있다고 피드백을 준다"며 "다만 LG, GS 등 그룹별 구체적인 한도액을 알려주진 않고 구두형태로 거절을 해온 탓에 명확한 투자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주관사단과 발행사들은 모펀드인 IBK펀드가 시장에 투명한 운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담을 수 있는 금액한도가 제한적이다 보니 AA급 대기업 위주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SK와 롯데그룹 위주로 지원을 하고 있어 다른 그룹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채안펀드는 지난 2022년 10월 가동 때부터 작년까지 SK와 롯데의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채안펀드 자펀드 운용사들은 지난 2022년 12월 SK㈜가 진행한 2300억원 모집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가량의 매수 주문을 단행했다. 또 작년 초까지 롯데건설, 롯데렌탈, 롯데호텔, 롯데하이마트 등 회사채에 4000억원 가량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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