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경영권 분쟁, '쌍방대리·동의여부' 승패 갈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쌍방대리'는 문제, 다만 홍원식 회장 "동의 있었다"
김선호 기자공개 2024-01-09 07:05:2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정 다툼으로 치달았던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에서 주요 쟁점 사항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김앤장)의 쌍방대리에 따른 위법성 논란과 이에 관련한 홍원식 회장의 동의여부였다. 여기서 홍 회장 측은 주장의 설득력을 잃으면서 패소했고 한앤컴퍼니가 승소하는 최종 판결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2024년 1월 4일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홍 회장 측과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앤코19호 유한회사 간 남양유업 주식양도 소송에서 원심판결(원고 전부 승)을 확정했다. 원고는 한앤코19호다.
주요 핵심은 홍 회장과 한앤코19호가 2021년 5월 27일 맺은 보유주식 매매계약이 유효한지에 대한 여부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당시 매매계약은 유효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결과적으로 원고인 한앤코 19호 유한회사의 승소, 피고인 홍 회장 측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2021년에 한앤코 19호는 홍 회장과 부인 이운경 고문, 손자 홍승의 군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지분 52.63%)를 3107억2916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이 2021년 9월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지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치달았다.
법정 다툼의 주요 핵심 쟁점은 김앤장이 홍 회장과 한앤코19호를 쌍방대리한 점에 대한 위법성 여부였다. 홍 회장 측은 김앤장이 이해관계가 다른 한앤코까지 모두 자문한 것은 변호사법 등에서 금지하는 쌍방대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1심 판결은 한앤코19호의 승소였다. 다만 쌍방대리에 대한 해석에서 차이가 났다. 먼저 1심에서는 김앤장이 주식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이 있었다거나 실제로 대리행위를 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바라봤다.
대리행위를 했다기보다는 홍 회장 측의 사자(使者)로서 의사를 한앤코19호에 전달·표현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으로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에서 금지한 법률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홍 회장 측으로서는 법원이 김앤장의 역할을 법률 대리 혹은 자문이 아닌 '사자'로 바라봄으로써 주식매매계약을 해제시키지 못하고 패소하게 되는 결과를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에 불복하고 항소를 하면서 2심에 이어 3심까지 가게 된 셈이다.
대법원은 1심과 달리 쌍방대리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놨다. 사자는 의사표시의 단순한 전달자에 불과하지만 대리인도 지시에 따라 행위를 해야 하는 이상 최종적인 결정권한이 당사자에게 유보돼 있다는 점이 대리와 사자를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적시했다.
때문에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한 자문이 변호사법상 당사자 쌍방으로부터 수임을 금지한 법률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 부분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자와 대리의 구분만으로 주식매매계약의 유효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결국에는 홍 회장 측으로서는 쌍방대리가 법률사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패소한 결정적 배경은 홍 회장이 쌍방자문에 대해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했다고 바라본 대법원의 판단이다.
쌍방으로부터 수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민법 제124조가 적용돼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예외적으로 당사자의 허락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홍 회장의 허락이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 사항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허락은 명시된 사전 허락 이외에 묵시적 또는 사후 추인의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대법원은 1심과 같이 홍 회장이 가장 중요한 계약 내용인 매매대금에 대한 협상·결정을 직접 하면서 주선자를 통해 쌍방자문에 대해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 회장으로서는 약 3년에 걸친 경영권 분쟁에서 쌍방대리에 대한 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지만 직접 협상을 주도하면서 매매 목적물과 대금 규모를 확정했던 만큼 계약을 최종적으로 해제할 수 없었다. 쌍방대리에 대해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 지점이다.
한앤코 관계자는 "긴 분쟁이 종결되고 이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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