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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소재 2024 전망대]'수익성 우위 성장' 삼성SDI, 올해 키워드는 미국·전고체④높은 수익성·안정된 재무구조 '버팀목'

김위수 기자공개 2024-01-15 07:40:39

[편집자주]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이차전지·소재 업계에 2023년은 숨고르기를 하는 한해였다. 지속적인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조절을 선언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했다. 2024년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고금리 상황,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 업체들의 2024년 전략과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경영목표로 내건 것은 벌써 2년 전인 2022년부터다. 삼성전자의 최고재무책임자(CFO)격인 경영지원실장 출신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부각되기 시작한 메시지다.

삼성SDI의 행보는 경쟁사들이 추구했던 방향성과 완전히 다른 방향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다른 배터리 기업들은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장 목표를 잡고 매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던 시기였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통해 이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집행한 CAPEX 합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13조389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온이 11조6846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뒤따랐다. 같은 기간 삼성SDI가 집행한 CAPEX는 5조2644억원으로 SK온 CAPEX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수익성 우위 성장' 현주소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삼성SDI의 전략은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 배터리 판매를 늘리는 일이었다. 2021년부터 양산이 시작된 5세대 각형 배터리 P5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P5는 니켈 함량이 88%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밀도를 높인 배터리다. 1회 충전에 600㎞의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로 주로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실제 고급 전기차 모델인 BMW의 i5, i7과 아우디 Q8 e-트론 등에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삼성SDI 전략을 지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삼성SDI의 최대 고객사인 BMW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부회장은 2022년 최 사장 등을 대동하고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회동했다. 한 번은 독일에서, 한 번은 서울에서였다. 공개된 것만 이렇게 두 차례다. 또 삼성 주요 계열사 대표의 업무 차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삼성SDI의 P5 배터리가 탑재된 BMW i7 10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이같은 판매전략을 통해 삼성SDI은 실제로 영업이익률을 높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삼성SDI에서 전자재료 부문을 뺀 전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4.9%에서 2022년 7.1%, 2023년 1~3분기 7.2%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률이 2023년 6%(1~3분기 기준 7%)로 계산됐다. 최 사장의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은 순항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높은 수익성·안정된 재무구조 '버팀목'

고성능 배터리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점은 삼성SDI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올해 전기차 수요가 기대보다 줄어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삼성SDI의 경우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는 수준이 경쟁사들과 비교해 낮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향 제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요에 덜 민감하고 실적 안정성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성장세가 꺾이기는 하겠으나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리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으며 수익성 향상을 과제로 경영활동을 펼쳐온 삼성SDI의 재무구조는 탄탄한 편이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74.5%, 차입금의존도는 16.5%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조달했음에도 레버리지 지표는 삼성SDI보다 높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2023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83.1%, 차입금의존도는 23.5%였다. 가장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펼쳤던 SK온의 같은 시점 부채비율은 187.5%, 차입금의존도는 48%였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큰 장점이다. 시장상황의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막히더라도 재무건전성이 높은 기업은 버틸 수 있는 여력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크다.

◇올해는 미국에 집중,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속도'

단 올해는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SDI는 2025년 가동 예정이었던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연내에 조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부여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더불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 개발을 서둘러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연초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위해 중대형전지사업부 직속으로 'ASB사업화추진팀'을 신설한 일도 차세대 전지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2027년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한 의지는 최 사장이 올초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드러났다. 최 사장은 "최근 신설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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