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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소재 2024 전망대]'수율' 문제 탈피한 SK온, 제품 확대 승부수 준비③글로벌 신공장 동시다발 가동, 안정화 주력…한발 앞선 포트폴리오 다변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4-01-12 08:10:51

[편집자주]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이차전지·소재 업계에 2023년은 숨고르기를 하는 한해였다. 지속적인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조절을 선언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했다. 2024년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고금리 상황,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 업체들의 2024년 전략과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SK온을 둘러싸던 대표적인 문제는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이었다. 북미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확대 조짐이 보이자 SK온은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를 위해 바삐 움직였고 2022년 한해 동안 헝가리 2공장과 미국 조지아 1·2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다만 빠르게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다 보니 이 과정에서 수율 문제가 불거졌고 SK온은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설비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결과 지난해 말 90% 수준으로 수율을 끌어올렸고 지금은 90% 중후반대 수율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개선 작업을 완료한 SK온은 이제 생산 제품의 품질 고도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한다. 계속해서 들어오는 수주 물량을 소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제품을 준비해 고객사의 잠재 요구사항까지 충족하겠다는 계획이다.

◇증설·수주에서 기술로 돌아온 SK온

올해 SK온의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단연 리더십 교체를 들 수 있다.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은 2019년부터 배터리사업 대표로 사업을 이끌던 지동섭 사장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룹 내 전략통으로 인정받던 지 사장은 유공(SK이노베이션 전신), SK텔레콤, SK루브리컨츠(현 SK엔무브) 등을 거치며 회사의 사업구조 전환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로 옮긴 뒤에도 해외 증설과 수주에 집중했고 그결과 지 사장 재임 기간 SK온은 글로벌 5위 수준의 이차전지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300조원이 넘는 수주 물량을 쌓은 SK온은 올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신임 대표로 맞았다.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 인텔, SK하이닉스 등을 거치며 연구개발(R&D) 부문을 이끌던 이 사장의 등장은 SK온이 앞으로 기술·제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그동안 SK온의 발목을 잡던 신공장 수율 문제가 정상화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쏟아지는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실제 이 사장은 사내에 '이기는 환경 조성'을 강조하며 기술 제조업인 이차전지 사업의 방향성으로 기술 리더십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SK온의 리더십 변화는 이 사장 부임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사장 취임과 함께 SK온은 이사회에 변화를 줬는데 지난해 11월 퇴임한 진교원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사내이사 자리에 최근민 최고생산책임자(CPO)를 앉혀 다시 한번 제조·생산에 방점을 둔 인사를 실시했다.

1960년생인 최 CPO는 SK하이닉스, SK실트론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제조기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SK온에는 2022년 11월 합류했다. 글로벌 제조·기술 담당으로 SK온의 글로벌 생산을 총괄하다 진 전 COO의 퇴임으로 C레벨 자리에 앉았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CEO)인 박상규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진원 부사장이 각각 SK온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로 선임됐다.

SK온의 각형 배터리 시제품(사진=SK온)

◇기술 개발·흑자전환, 두마리 토끼 노린다

올해 전기차 둔화 우려 속에서도 SK온은 흑자전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범 이후 줄곧 적자에 시달렸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영업이익에 반영하며 손실폭을 줄이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반영하기 시작한 AMPC 혜택은 분기마다 2배가량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온이 영업이익에 반영한 AMPC 혜택은 누적 3769억원 규모이며 영업손실률은 한자릿수대(-5%)까지 떨어졌다. 수율 개선과 AMPC 반영이 동시에 이뤄진 결과다.

수익성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한 SK온은 지속해서 생산성을 개선·유지하며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뛰어든다. 현재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NCM) 이차전지에 주력하던 상황에서 리튬·인산·철(LFP) 이차전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LFP 이차전지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제품으로 그동안 중국업체들이 주요 공급 사업자였다.

이 가운데 SK온은 LFP 이차전지 시장에 뛰어들며 파우치형 단일 폼팩터(형태)의 한계도 극복한다. 이미 지난해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는 고객사와의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경쟁사들의 LFP 시장 진출 시점이 2026년경으로 점쳐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발 속도면에서 앞서간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원통형 이차전지 개발, 실리콘음극재 도입 등 폼팩터와 화학구성(케미스트리)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R&D 비용은 2022년 연간 R&D 비용(2346억원)에 맞먹는 220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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