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사 경영전략 키워드]내수만으론 못산다, 동화약품의 베트남 진출 도전기약국체인 중선파마 인수, OTC·PB 판매 확대…추가 M&A로 생산 내재화 고려
한태희 기자공개 2024-01-16 09:02:35
[편집자주]
제네릭에 갇혀있던 제약사들의 성장정체 불안감은 변신 그리고 쇄신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2023년이 변화의 포석을 갖추는 한해였다면 2024년은 본격적으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투자, 외부인재 영입 등 변화의 방법도 제각각이다. 더벨은 중소중견 제약사를 중심으로 2024년 경영 전략 키워드를 살펴보고 이를 이끄는 인물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7년 역사의 동화약품이 글로벌 진출을 꾀한다. 타깃은 베트남. 제약업계 가장 오랜 업력을 지닌 곳이라 글로벌을 겨냥한 전략이 더 새롭게 읽힌다. 더이상 까스활명수, 후시딘, 판콜 등 주력제품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발상이다.베트남 약국체인을 인수하며 창사 이래 첫 해외 투자를 단행할 정도로 적극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현지 공장 매입을 통해 '생산·유통' 과정을 단순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 담당 이인덕 부사장과 성경수 상무가 키맨으로 지목된다.
◇해외 확장 전진기지 '베트남', 추가 공장투자로 판매·생산 일원화 고민
동화약품은 지난해 인수한 약국 체인 중선파마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8월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기업 중선파마 주식 51%를 약 391억원에 인수했다.
작년이 해외사업을 위한 포석을 갖추는 한해였다면 올해는 전략을 구체화 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고 합병딜을 마무리 하는 시간을 지나 올해는 실질적 사업 방향과 경영 전략에 힘을 싣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PMI(기업 M&A 후 통합관리) 작업이 한참 진행 중이다.
1997년 설립된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의 약국체인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동화약품은 중선파마 인수로 확보한 약국체인을 통해 자체 의약품 유통망을 구축하게 됐다. 일단 일반의약품(OTC) 판매부터 검토한다. 전문의약품(ETC)은 허가 절차가 비교 까다롭기 때문에 쉬운길 부터 간다는 복안이다.
현지 드럭스토어를 통한 자체 PB제품 판매도 검토 중이다. 약국 PB제품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접 개발해 유통하는 상품으로 건기식, 화장품 등을 포함한다. 베트남 사업까지 궤도에 오른다면 수출액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후속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려 있다. 베트남 내 유통망을 보완하는 현지 공장 매입이 거론된다. 현재 동화약품이 생산하는 의약품은 충주공장이 맡고 있고 자회사 메디쎄이가 제조하는 의료기기는 제천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베트남에 공장을 확보하면 생산과 유통을 일원화해 이전보다 판매 경로를 단순화할 수 있다.
추가 투자 및 글로벌 확장을 위한 자금여력도 충분하다. 동화약품은 오랜 기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올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도 매년 1000억대 순현금을 유지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084억원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직접 설비 투자보다 M&A를 통해 공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 키맨 ‘이인덕 부사장-성경수 상무’ 승진, 글로벌 전략 강화 차원
동화약품의 사업 모델은 5년 전만 해도 내수시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9년 매출 3072억원 중 수출은 43억원으로 1.4%에 불과했다.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졌지만 퀀텀점프를 할 한방이 필요했고 이를 사업 다각화에서 찾으려 했다.
동화약품이 본격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든 건 이인덕 부사장과 성경수 상무가 합류하면서다. 2018년 나란히 동화약품에 합류한 이들은 M&A를 통한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췄다. 2020년엔 국내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 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했다. 관련 매출이 늘면서 2022년 수출은 4배 불어난 18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8월에는 중선파마를 인수하면서 해외 확장도 추진했다. 해외 제약사나 병원을 인수하는 통상적인 접근 방식과는 차별화했다. OTC 매출 확장을 위해 아예 약국체인 유통망을 통째로 인수한 셈이다.
동화약품은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이인덕 경영전략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성경수 미래전략실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전까지 동화약품에서 부사장 직급은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이 유일했지만 이번 인사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는 이 부사장과 성 상무에 힘을 싣는 인사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와 동 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Merrill Lynch,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등을 거쳐 CJ제일제당에서 식품성장추진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이후 2018년 동화약품에 합류했다.
추가적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려있다. 2022년 말 기준 29개국에 진출한 자회사 메디쎄이의 해외 경험이 빛을 발할 것이라 기대된다. 메디쎄이 매출 해외 비중은 56.5%에 달한다. 이 부사장과 성 상무는 메디쎄이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제품과 제약 영역이 다르지만 헬스케어 측면에서 유통채널 발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캄보디아, 태국 등 추가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농금원 "2027년까지 농식품펀드 1조원 추가 조성"
- 머스트운용, 영풍에 주주제안 "자사주 소각하라"
- 코스닥 장수기업의 '뚝심'
- 'MBK 투자처' 메디트, 3Shape와 특허 소송 종결 합의
- [i-point]덕산그룹, 채용 연계형 외국인 유학생 동계 인턴십 모집
-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 차기 우리은행장 '안갯속'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
- [여전사경영분석]OK캐피탈, 하반기까지 이어진 영업 중단에 분기 적자
- [양종희호 KB 1년 점검]난세의 리더십, 치세의 리더십
- OK금융, 오너 일가 소유 대부업 정리 '속도'
한태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오리온 파트너' 하이센스바이오, 기평 신청 'IPO 재도전'
- 케어젠, 인도 CDMO사 공급 계약…글로벌 공략 속도
- SK바이오팜, 올해도 '제프리스' 참가 'RPT' 전략 공개
- 마크로젠, 세종캠퍼스 완공…'유전체 밸류체인' 구상
- '소마젠 맞손' 쓰리빌리언, 진단사업 미국 확장 잰걸음
- 오리온바이오, 시린이치약 중국서 '베트남'으로 전략 선회
- '치매치료제' 큐어버스, 250억 시리즈B '멀티클로징' 목전
- [thebell note]바이오텍 CFO의 언어
- 루닛, MD앤더슨부터 AZ까지 '루닛스코프' 상업화 본궤도
- 동화약품, 의료기기 넘어 '항암신약'까지 '로펠바이오'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