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M&A 이펙트]침체된 시장 상황에도 기대감은 더 커졌다①CES서 빅딜 지속 추진 재확인, 과거 인수기업 그룹 경쟁력 강화 핵심 역할
김경태 기자공개 2024-01-19 08:57:52
[편집자주]
삼성전자 경영진은 2022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시사했다. 작년 CES에서도 빅딜 추진을 언급했다. 올해 CES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작 아직 가시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때가 무르익었다'는 시장의 판단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의 위기를 비롯해 AI와 바이오 등 다른 쪽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어려운 시기 때마다 대형 M&A를 통해 경쟁력 강화 전략을 펼쳐오기도 했다. 삼성이 2010년대부터 추진한 주요 M&A로 인한 성과, 인력과 조직 등을 살펴보고 향후 M&A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에서 최근 삼성을 향한 주목도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수합병(M&A)'이 있다. 삼성전자 고위경영진이 공개 석상에서 '대형 M&A'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기 때문이다. 2년 전 첫 알림에 이어 올해 CES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삼성의 대형 M&A 기대감에는 또 다른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M&A 시장의 성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과 회장 취임 등 다양한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큰 폭의 사업 전략적 변화를 모색할만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은 그동안 M&A를 통해 큰 성과를 거둬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2010년대 이후 추진한 M&A 모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보탬이 됐다. 인수된 기업들은 다수가 여전히 제 몫을 톡톡히 하며 삼성의 안목을 입증했다.
◇CES서 3년 연속 '대형 M&A' 추진 의사 밝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달 9일(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시간) CES 2024 기간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M&A가 언급돼 다시 한번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M&A 언급은 기조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복합 경제 위기, 수요 침체 장기화 등 외부 환경은 어려웠지만 신사업 투자, M&A 등 미래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의응답(Q&A)의 첫 질문에서 M&A를 언급했다. 이전 CES에서 언급했던 대형 M&A가 그동안 성사되기 어려웠던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삼성전자가 진행해 온 투자 노력을 말했다.
그는 "기존 사업 강화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3년간 260여개 회사에 벤처투자를 진행했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중소 M&A와 벤처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미국 룬과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 M&A는 착실히 준비하고 있어서 올해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직 성사된 빅딜이 없기는 하지만 삼성전자 고위경영진의 '대형 M&A 추진' 발언이 헛말은 아닌 듯하다. 실제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M&A 움직임이 최근 엿보이기 때문이다.
내부 M&A 담당 부서는 물론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형 자문사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딜을 수시로 검토하고 있다. 또 이 회장은 바이오 관련 기업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젠'을 인수하라는 특명을 내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팬데믹 이후 M&A시장 급변동, JY 회장 취임 맞물려 기대감
삼성의 M&A에 대한 현실화 가능성은 시장 동향과 맞물린 영향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M&A 시장은 급성장기를 맞이했다. 저금리 기조 영향이 컸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요구되는 M&A에서 저금리는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기업은 물론 사모투자펀드(PEF)에게 호재다.
M&A가 극에 달했던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다. 삼일PwC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M&A 거래 건수는 6만2000건, 거래 금액은 5조1000억달러(약 6800조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57% 증가한 수치이며 2007년 세워진 기록(4조2000억달러)을 넘어선 역대급이다.
삼성의 M&A 첫 언급도 이 시기 나왔다. 하지만 이듬해 상황이 급반전됐다. 투자업계에서는 2022년 연초만 해도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의 거래가 발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인플레이션, 미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M&A 시장 초호황은 끝을 맞이했다.
M&A 거래 규모와 금액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PEF 운용사는 물론 벤처캐피탈(VC)도 출자자(LP) 확보에 애를 먹었다.

또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기업공개(IPO)에 실패하고 투자금 회수(Exit)가 어려워진 사례도 많았다. 삼성이 만약 2020년~2022년초에 M&A를 했다면 현재 '고가 인수'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도 M&A 시장은 어려웠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M&A 거래는 약 3조달러(약 3900조원)으로 전년보다 20% 줄었다.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다만 삼성의 M&A 현실화 가능성은 올 들어 재차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오너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 이 회장은 작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여기에 2022년 10월 27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형 M&A는 오너 경영자의 미래 투자 의지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재계와 투자업계에서 행보를 주목했다.
◇한국반도체·하만이 보여준 M&A 역사 '현재진행형'
삼성의 M&A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결정적인 요인은 과거 '성공 사례'에 있다. 삼성은 위기 상황에 M&A를 통한 활로를 잘 모색해온 기업이다. 자체 기술력 강화를 중시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M&A를 적절히 활용했다. 경쟁력 강화에 크게 일조하는 한편 그룹의 명운을 바꾼 적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반도체 인수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동양방송 이사로 재직하던 때인 1974년 12월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취득했다. 3년 뒤인 1977년 12월 30일에는 한국반도체 잔여 지분 50%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듬해 3월 2일 삼성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했다. 고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현재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만도 빼놓을 수 없는 딜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는 이 회장이 와병 중인 고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경영을 주도하던 시기였다.
하만은 2022년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8800억원으로 삼성 체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작년 10월에 발표된 2023년 3분기 실적은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작년 연간 기준 하만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 삼성 계열사가 인수한 곳들도 기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면서 M&A 안목을 입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매진, 삼성SDS의 엠로 등도 미래 신사업 분야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며 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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