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맞은 서유석호 금투협]'회원사 청지기' 선언, 첫해 '절반의 성공'① 취임 직후 조직개편 단행…혼돈의 자본시장업계, 수습에 분주
김슬기 기자공개 2024-01-25 13:01:30
[편집자주]
서유석 제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임기 2년차를 맞이했다.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임기는 총 3년으로 부임 첫해가 적응기라면 2년차는 본격적으로 뜻을 펼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더벨은 지난 1년간의 금융투자협회의 행보를 돌아보고 올해의 방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가지는 상징성은 크다. 그는 역대 금투협 회장 중 유일한 자산운용사 출신으로 대대로 증권사 대표 일색이던 흐름을 깼다. 그가 금투협 회장이 되면서 차기 후보들의 저변을 늘렸을 뿐 아니라 증권사 위주의 이익집단이라는 평가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취임 첫해였던 2023년, 자본시장이 다사다난했던만큼 만족스럽진 않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지난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자본시장은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주가조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으로 인해 초긴장 상태였던만큼 사태 수습에 바빴다.
◇ 자본시장업계 94% 아우르는 회장 탄생
금융투자협회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에 발맞춰 한국증권업협회와 한국선물협회, 자산운용협회 등이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비영리조직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최대의 금융단체로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 불린다.
2022년 12월 제 6대 회장으로 선출된 서유석 협회장은 금융투자협회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도 의미가 있는 인물이다. 서 회장은 당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65.54%의 득표율을 거두면서 결선투표 없이 바로 당선됐다. 높은 득표율이었지만 의외라는 평도 많았다.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신탁회사, 선물업회사 등 투표권이 있는 정회원사의 투표로 선출된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는 차등의결권 비중이 기존 60%에서 70%로 높아진 탓에 증권사 입김이 더 커졌다는 말도 나왔지만 막상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과거 1~5대 회장 모두 증권사 대표 출신이라면 서 회장은 증권과 자산운용사 모두를 아우른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정회원은 402개로 증권 61개, 자산운용 324개, 신탁업 14개, 선물 3개 등으로 구성돼있다. 증권사의 수는 적지만 임직원 비중으로만 보면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그간 증권사 출신 협회장이 업권을 대표하는데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서 회장은 1962년생으로 배제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대한투자신탁에 일을 시작했고 2003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했고 2010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등을 지냈다. 여러 업권을 경험한만큼 금투협회 이해관계자를 보다 폭넓게 아우를 수 있게 됐다.
◇ 조직개편, 중소형사·자산운용사 지원 강화에 '방점'
서 회장은 출범 당시 "회원사의 청지기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핵심과제로 △유동성 위기 극복 △ 모험자본 공급과 국민의 자산관리 선진화 △ 금융투자산업 관련 규제 완화 및 새로운 미래사업 준비 △ 투자자 보호 등을 강조했다. 명쾌하지만 단숨에 해결하긴 쉽지 않은 과제였다. 이를 위해선 본인에게 맞는 조직도 필요했다.
취임 한달만에 이뤄진 조직개편안을 보면 큰 틀에서는 조직을 슬림화하면서도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했다. 일단 부문제도를 폐지하고 산업전략본부와 시장관리본부 등 통합할 수 있는 조직은 합쳤다. 증권사 지원 조직은 기존 1개 부문 3개 부서에서 1본부, 3부, 2팀으로 확대했다. 신설된 2팀은 중소형사지원팀과 디지털금융팀(가상자산·핀테크)이다.
자산운용사 지원 조직 역시 1개 부문, 2개 부서, 1개팀에서 1본부, 2부, 3팀으로 키웠다. 사모펀드팀과 실물펀드팀을 신설, 회원사별 특성에 맞게 업무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규제 조직 역시 키웠다. 내부통제책임 강화에 따른 준법감시 업무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위해 규제기획팀과 내부통제팀도 신설했다. 정책개발과 입법지원 기능 역시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정책지원부를 신설했다.
최근 자본시장의 변화 추이를 봤을 때 조직개편의 방향성은 업계의 니즈를 반영했다는 평이다. 다만 지난해 시장 내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이를 수습하는데 분주했다. CFD 사태와 더불어 주가조작 등으로 인해 드러난 내부통제 미흡, 부동산 PF 부실 및 임직원 도덕적 해이 등으로 인해 타이밍을 잃었다는 평도 나온다.
실제 오랜시간 증권사 숙원사업이었던 법인 지급결제 허용 논의나 금융투자업계 글로벌 진출 등이 진행됐으나 무산됐다. 그나마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해외법인의 기업신용공여 관련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을 완화하는 데에는 금융투자협회의 공이 컸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업계 전반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법인지급결제 허용관련된 부분이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미나 등을 진행하면서 여러 제도를 개선하고자 했으나 여러 이슈들로 인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웠지만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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