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티와이' 투자분 회수 전망 담보물 '루나엑스CC' 활용, 24홀 퍼블릭 골프장…우발채무 규모 2208억
전기룡 기자공개 2024-01-22 07:56:3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2: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태영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할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티와이'의 귀추가 주목된다. 루나엑스컨트리클럽(CC)이라는 확실한 담보물이 존재했던 만큼 구조화금융을 설계했을 때만 하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돌입으로 프로젝트티와이도 변곡점을 맞았다. SPC 자금 대부분이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 실사 절차를 마치더라도 기투자한 사업장이 정상화에 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로 인해 한국투자증권도 담보물을 활용해 투자분을 회수한다는 입장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프로젝트티와이를 통해 태영건설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를 제공한 사업장은 총 8곳이다. 대부분 자금보충 방식으로 신용도를 보강했다. 대출한도는 2740억원이고 실행된 대출은 2485억원이다. 이 중 2208억원이 우발채무에 해당한다.
프로젝트티와이는 설정 당시 2800억원 규모로 꾸려졌다. 800억원은 태영건설의 채무인수 약정으로 마련된 금액이다. 나머지 2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이 태영그룹의 루나엑스CC 골프장을 담보로 자기자본을 활용해 충당했다. 담보설정금액은 루나엑스CC의 2021년 말 장부가인 2014억원이다.
담보물이 확실한 구조였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함께 리스크가 커졌다. 특히 프로젝트티와이가 참여한 사업장들은 그중에서도 난이도가 상당한 곳들로 꼽힌다. 향후 실사 절차를 마치더라도 부족한 사업성으로 인해 채권단이 쉽게 정상화 과정에 착수하지 못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란 얘기다.
대표적으로는 '부천 군부대 이전사업'이 있다. 부천 군부대 이전사업은 태영건설이 지분 69%를 보유한 네오시티를 통해 추진돼 왔다. 부천시와 맺은 민자 유치 시행 협약에 따라 군부대를 이전한 후 4000여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 게 골자다. 2022년 말 네오시티의 감사보고서에는 사업비 규모가 7620억원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환경 정화가 수반되는 군부대 이전 사업 특성상 공사 기간만 6년에 달한다. 최종 단계에서는 상당한 수익성이 담보되는 반면 장기 프로젝트라 유동성 압박에 취약하다. 고난도로 통하는 만큼 프로젝트티와이도 부천 군부대 이전 사업에 1200억원의 대출한도를 설정했지만 현재는 우발부채 828억원만 남았다.
태영건설도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네오시티 지분 69%와 시공권을 매각해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수 개월간 매각 협상을 진행해 온 건설사가 최종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지분 매입과 향후 본PF 추진 시 조단위의 우발채무가 계상될 수 있어 해당 건설사의 지주사가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프로젝트티와이가 참여한 다른 사업장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수동 오피스 1차'와 같이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업 분류로 따졌을 때도 채산성 낮은 테마파크, 복합단지(판매시설), 산업단지 등이 상당수다. 대부분 정상화 단계를 밟기 힘든 사업장들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투자증권이 프로젝트티와이에 투입한 200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담보물인 루나엑스CC를 활용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실사 작업을 마치고 워크아웃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우선변제권을 요청할 경우 루나엑스CC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
루나엑스CC는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24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으로 현재 그룹의 레저 전문 계열사인 블루원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한때 퍼블릭 골프장이 홀당 100억원을 상회하는 가격대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홀당 80억(총 1920억)~100억원(총 2400억원) 사이에 박스권이 형성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루나엑스CC가 2021년 개장된 골프장이라는 점에 미루어 홀당 90억원씩 약 2100억원선에 매각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프로젝트티와이에 출자한 2000억원을 상회한다. 미지급 이자 등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상당 부분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루나엑스CC라는 담보물이 존재하는 만큼 투자분 회수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며 "프로젝트티와이를 포함해 리테일 단계에서 투자된 몫까지도 루나엑스CC를 통해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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