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사 경영전략 키워드]'안과 명가’ 삼일제약, 베트남 점안제 CMO 사업 올인2022년 11월 준공 후 GMP 승인 준비 박차, 글로벌 파트너십에도 주력
한태희 기자공개 2024-01-22 07:54:42
[편집자주]
제네릭에 갇혀있던 제약사들의 성장정체 불안감은 변신 그리고 쇄신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2023년이 변화의 포석을 갖추는 한해였다면 2024년은 본격적으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투자, 외부인재 영입 등 변화의 방법도 제각각이다. 더벨은 중소중견 제약사를 중심으로 2024년 경영 전략 키워드를 살펴보고 이를 이끄는 인물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CMO(위탁생산) 공장은 허승범 삼일제약 회장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사업이다. 안질환 치료제로 성장한 삼일제약은 점안제 CMO 사업을 미래 전략으로 낙점했다. 2018년 베트남 법인 설립 후 2022년 현지 공장을 준공하며 100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그러나 공장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이 더뎌지며 아직 실질적 생산에 돌입하지 못했다. 올해 핵심 과제는 현지 공장의 GMP 승인과 수주를 위한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이다. 글로벌 '키맨' 권태근 경영혁신본부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 ‘안과질환에 진심’ 삼일제약, 베트남 CMO 사업에 거는 기대감
삼일제약은 안과, 간질환, 소화기계 전문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기업이다. 최근엔 일일하우 등 건기식을 포함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력 제품의 성장으로 매출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22년 매출은 179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위수탁 사업의 지속 확장’은 삼일제약의 중대형 제약사 성장의 로드맵이다. 세부전략은 베트남 CMO 사업이다. 베트남 사업은 허 회장이 2016년부터 공을 들여왔다. 베트남을 글로벌 거점으로 정하고 현지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허 회장은 올초 임직원 대상 시무식을 통해 “자사 제품 육성 및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건강식품분야 신제품 론칭, 위수탁 사업의 지속 확장을 통해 중대형 제약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일제약의 고민은 낮은 수익성과 높은 국내 매출 의존도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2%다. 전체 매출 1797억 중 수출액은 8억원으로 0.4%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 다각화가 타개책이다. 일찌감치 강점인 안과질환을 토대로 베트남 점안제 CMO 사업을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 공장을 국내와 유럽, 미국의 GMP 기준에 맞춰 위탁생산해 글로벌 시장 공급을 목표로 했다.
안과질환은 삼일제약의 주력 사업부다. 2022년 안과질환 매출은 438억원을 기록했다. 연 매출의 24.4%로 주요 질환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엔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와 레바케이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맞손을 잡고 바이오시밀러 위탁 판매 사업도 전개 중이다. 지난해부터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아멜리부’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의 국내 판매 협력업체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리아의 국내 특허는 지난 9일 만료됐다.
◇ GMP 승인·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 중요, 키맨 권태근 전무 역할 부각
베트남 CMO 사업 본격화를 위해선 두 가지 과업이 수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을 위한 GMP 승인을 비롯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도 중요한 과제다. 삼일제약은 베트남 전진기지를 토대로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대상 CMO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호치민시에 위치한 CMO 공장은 7578평 부지에 연면적이 6437평으로 생산동 3층, 사무동 4층 규모로 건립됐다. 가동시 연간 1회용 점안제 1억4000만관, 다회용 점안제 50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공장생산능력(CAPA)은 최대 연 6000억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2년 11월 준공을 마쳤지만 아직 실질적 생산에 돌입하지 못했다. GMP 승인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회사 측은 연내 베트남 의약품국(DAV)과 국내 식약처 승인을 받고 이후 미국, 유럽, 캐나다 GMP 승인을 추진한다. 글로벌 기업과 적극적 파트너십도 필수다. 점안제 위탁생산 사업에 관심을 둔 기업과 협력이 필요하단 의미다.
키맨은 권태근 경영혁신본부 전무로 해외 사업 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권 전무는 1973년생으로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하나로텔레콤, IBM 등을 거쳐 2008년 삼일제약에 입사했다. 재무, 기획 등 업무를 관할하다가 2019년부터 경영혁신본부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주총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10월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CPHI)에서 다국적 기업 압타파마와 MOU를 체결했다. 압타파마는 다회용 무보존제 점안액 용기와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삼일제약은 용기 기술이 적용된 다회성 무보존제 점안제 제품을 생산한다.
2022년 11월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유니더와 전략적 동반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일제약 북미사무소의 북미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하고 베트남 점안제 공장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내 CMO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CMO 관련 글로벌 파트너가 많다”면서도 “중요한 건 베트남 공장의 GMP 승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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