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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 이율 상향 카드로 미룬 '풋옵션 발동' 7-1·7-2회차 CB 세부 조건 변경, 약 120억 규모 조기 상환 청구 3개월 '지연'

정유현 기자공개 2024-01-29 09:31:0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세부 조건을 변경했다. 만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이율을 상향했는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개시일을 3개월 뒤로 미룬 것이 중요 포인트로 해석된다.

지난해 주가가 상승 기류를 보일 때 보통주 전환을 통해 엑시트를 마친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주가가 더 상승할 것에 베팅한 측은 현재 이자를 얹어 투자금을 상환 받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롯데관광개발이 이자 상향 카드를 제시해 3개월의 시간을 번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CB 전환가 이상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풋옵션 대응 전략도 다시 짜야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2021년 1월과 3월에 각각 발행한 7-1, 7-2회차의 만기 이율을 기존 4%에서 6.5%로 상향 조정했다. 세부적인 조건이 다르지만 7-1차 기준으로 사채 발행 후 36개월이 경과한 날 개시될 예정이었던 풋옵션 개시 시기를 발행 후 39개월 후로 조정했다.

당초 지난 1월 15일 두 회차 모두 풋옵션이 개시될 상황이었지만 조건을 변경된 것이다. 주가 흐름을 살피며 재무 전략을 짤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으로 해석된다.
*이사회 의사록 발췌
롯데관광개발 이사회는 2020년 11월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00억원 규모 7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행 이후 CB투자 수요를 반영해 7-1(370억원)과, 7-2회(572억6000만원)차로 분할 발행을 추진했다. 총 규모는 942억6000만원이다.

이번 CB 발행 조건 변경은 롯데관광개발의 주가 상황과 연관이 깊다. 7-1과 7-2회차 CB 모두 전환가는 1만5550원, 최저가는 1만3250원으로 설정했다. 2022년 1월과 3월 각각의 CB에 대해 전환청구 행사 시기가 개시됐다. 하지만 시가가 전환가를 하회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투자자들이 엑시트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주가가 하락하며 2022년 7월 전환가는 최저가인 1만3250원으로 조정됐다.

차익실현 기회가 요원했던 투자자들은 지난해 중국 단체 관광 재개 등으로 주가가 반등하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년 8월 9일 종가 기준 1만270원이었던 주가는 우상향하기 시작하더니 7월 28일 1만7400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투자에 참여했던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높은 수익보다는 확정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보통주 전환에 나섰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투자자들은 잠시 지켜본 상황이다.

하지만 주가가 다시 하락하며 보통주 전환 행렬이 멈춘 상태다. 작년 10월들어 주가가 전환가보다 내려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1만원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부 조건 변경으로 풋옵션 행사 시간을 3개월 지연시켰기 때문에 주가가 반등해 투자자들이 엑시트 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주가가 현 상태에 머문다면 높은 이자까지 얹어주면서 현금을 돌려줘야 한다.

7-1과 7-2회차 미상환 사채 잔액이 크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2023년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67억원과 55억원이다. 총 122억원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25억원 수준으로 대응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조만간 풋오션이 도래하는 기존 발행 CB가 쌓여있는 점 등은 부담이다.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인 것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투자 핵심 포인트인 카지노 부문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카지노 부문(드림타워 카지노)의 지난해 12월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은 142억2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0억8500만원) 대비 582.5% 증가한 수치다. 카지노 테이블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과 이용객 수도 각각 3866억5600만원과 8만7457명으로 4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써낸 것으로 집계된다. 카지노 실적이 계속 증가세를 보인다면 주가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세부 조건을 변경한 것은 쉽게 말해 조기상환을 대응할 여력이 없으니 금리를 올려준 것으로 해석이 된다"며 "연이율로 따지면 이자 부담이 큰 상황으로 주가가 상승하지 않으면 추가 조달 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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