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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품은 '인바이츠 생태계' 분석]외교관 출신 PE가 그리는 종합 헬스케어 밸류체인①조중명 대표와 '마카온' 투자로 인연, 유전체 가치사슬 구축 지향

최은수 기자공개 2024-01-29 08:45:43

[편집자주]

1세대 바이오텍 크리스탈지노믹스(CG인바이츠)를 품으며 제약바이오 시장에 존재감을 알린 '인바이츠 생태계'.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 전 주기를 담당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핵심 목표인 일종의 그룹사 개념이다. 재계선 생소한 '생태계'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수평적인 관계 속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꿈을 꾼다. 인바이츠 생태계가 그리는 비전과 목표 그리고 그 안에서의 CG인바이츠의 역할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은 CG인바이츠로 이름을 바꾼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인수한 '인바이츠생태계'의 지배구조 정점으로 올라가면 신용규 이사회 의장(사진)이 있다. 인바이츠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그는 외교관 출신으로 글로벌 컨설팅펌, 사모펀드운용사 등을 거쳐 생태계의 모기업 역할을 하는 뉴레이크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인바이츠 '그룹'이란 표현을 금지할 정도로 신 의장은 경직된 사고와 획일화된 전략을 지양한다. 대신 동등한 연합체라는 의미를 담아 '생태계'라는 표현을 쓴다. 이 같은 기업관을 토대로 마련된 인바이츠 생태계는 데이터 기반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전주기 밸류체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CG인바이츠를 품은 것도 이의 일환이었다.

◇'휠라-타이틀리스트 M&A' 이끈 컨설턴트가 꼽은 넥스트 '헬스케어'

인바이츠 생태계를 구상하기 전 신 의장이 걸어왔던 이력을 보면 헬스케어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외교부에서 유럽연합(EU)과 WTO 등 다자간 통상 협상을 담당하는 통상교섭본부에서 사무관을 지내다 1999년 공직을 떠난 후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MBA를 수학했고 컨설턴트 및 사모펀드운용사 등을 거쳤다.

블랙스톤 한국법인 대표를 지내던 2006년 CJ 제약사업부의 한일약품 인수,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과 LG카드의 합병 후 통합(PMI) 작업 등을 주도했다. 2012년 뉴레이크얼라이언스 설립 후엔 휠라코리아가 타이틀리스트 등 골프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의 아쿠쉬네트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신 의장이 '생태계' 구상을 본격적으로 고민한 시기는 아쿠쉬네트 보드 멤버(이사)로 재직할 때로 올라간다. 신 의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쌓은 상장사 보드멤버로서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선진 경영 기법과 문화를 경험했다"며 "국내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첫 단추가 바이오코아였다"고 말했다.

그가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시기는 2020년이다. 인바이츠 생태계 내 한 회사인 인바이츠헬스케어가 코넥스 상장사 바이오코아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홍콩디안과기유한공사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면서다.


바이오코아 인수 후 약 4년이 지난 지금 그가 그리는 인바이츠 생태계에 합류한 기업은 총 5곳이다. 세부적으로 인바이츠바이오코아·헬스커넥트·인바이츠헬스케어·프로카젠, 그리고 작년 인수한 CG인바이츠까지다.

신 의장은 5개의 헬스케어 전문 기업에 각각의 역할(사업영역별 구분)을 부여했다. 다만 △헬스온 기반 CHMC △제주 지놈프로젝트 △디지털치료제 △분산형 e-CRO △임상개발 플랫폼 사업 등을 위해선 구성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마카온' 투자서 시작된 크리스탈과 인연, 언행일치 트리거 주력 C레벨 포용

작년 진행된 CG인바이츠 인수는 인바이츠 생태계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과도 같았다. 헬스케어 밸류체인이라는 추상적일 수 있는 비전을 실현 가능한 현실로 이끌어 줄 아이템이 CG인바이츠였다. 생태계 내 주력회사인 인바이츠바이오코아가 구심점을 맡기엔 코스닥 기업 대비 체급이 낮은 코넥스 상장사인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때마침 LG생명과학 출신 조중명 대표가 설립한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현 CG인바이츠)와 접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2020년 뉴레이크얼라이언스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넥스트 성장 동력 아이발티노스타트 개발을 위해 스핀오프한 자회사 마카온이 진행한 시리즈A 펀딩의 앵커 투자를 맡았다. 총 280억원 규모의 라운드를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모두 책임졌다.

신 의장은 크리스탈지노믹스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하며 자연스러운 동행을 시작했다. 특히 당시 조 대표를 비롯한 크리스탈지노믹스 경영진 역시 신 의장이 그리는 비전을 듣고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데 동의한 점이 눈길을 끈다.

CG인바이츠는 당시 신사업을 두고 안팎의 도전을 받던 상황이었다.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 아셀렉스로 국내 바이오벤처 중 처음으로 신약품목허가를 따냈음에도 상업화에선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이제는 특허가 풀린 아셀렉스의 부침과 몰락은 창업주 조 대표가 경영을 내려놓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거버넌스 교체 국면에서 신 의장의 선택은 가능한 많은 인재를 생태계로 끌어안는 것이었다. 소수주주의 지지를 받던 정인철 대표를 비롯해 신 의장이 뉴레이크를 통해 처음 마카온에 투자할 당시 대표를 맡았던 스티브 김 전무 역시 현재 CG인바이츠에서 중역을 맡고 있는 게 일례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인바이츠 생태계의 기조에 따라 기존 C레벨뿐만 아니라 소수주주들과도 소통하며 투명·정도 경영을 중심에 둔 성장을 계획 중"이라며 "우수한 인재들과 파이프라인 혁신과 기존 주력 후보물질의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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