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계 바로보기]'마법의 단어' 시장 기대감 붙잡은 '지정학 위기'①한화에어로 등 주가 10~20% 상승…루마니아 등 추가 수주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29 07:35:25
[편집자주]
'지정학 위기'는 여전히 가장 큰 화두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사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까지 겹쳤다. 새해부터 국제 정세가 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럴수록 한국 방산업체들의 호황은 지속될 공식이다. 주가가 상승하는 요즘 흐름은 벌써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준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정책금융 지원 제한, 폴란드 정권 교체 등의 이슈가 있다. 혹시 이러한 변수가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더벨은 예측 불허 상황에 놓인 방산업계의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등장하기만 하면 시장이 집중하는 마법의 단어가 있다. 바로 '홍해, 북한, 미사일' 등.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방산주로 돈을 번 기억을 가고 있는 투자자들은 국내 방위산업체들에 다시 한번 관심을 보이며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물론 올해는 국내 정책금융 지원 제한, 폴란드 정권 교체 등 우리 기업들에 불똥이 튈 수도 있는 만만찮은 변수들이 있다. 다만 한국을 세계 최대 무기 공급국으로 보는 인식이 커진 만큼 지정학 위기를 맞아 당분간 시장의 '러브콜'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 차질 우려에도…방산 기업 향한 열기 지속
국내 방산 기업들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겁다. 수출금융한도가 꽉 차 더 이상 국가 간 대규모 무기 거래를 지원할 정부 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재작년 폴란드와 맺은 K9 자주포 계약 물량 672대 중 300여대의 수출 시점이 미정이다. 국내 정책자금 부족으로 자칫 표류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0% 오를 만큼 시장 반응이 좋다.
현대로템도 한 달 만에 주가가 10% 급등세를 타고 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K2 전차 980대를 수출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820여대의 수출은 아직 기약이 없다. 최악의 경우 역시 약속된 계약 물량이 취소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주목은 계속되고 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다른 곳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KAI는 폴란드에 FA-50 48대를 수출한 재작년 1차 계약이 전부다. 폴란드발 불확실성이 없는 셈인데 수출금융이 필요한 다른 국가와의 무기 계약에선 차질이 우려된다. 다만 주가는 한 달간 10% 올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외국에 한국산 무기를 살 돈을 빌려주는 금융 지원 한도가 초과돼 향후 계약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일단 지금은 시장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데 올해 초부터 이어진 국제 정세의 불안, 북한의 도발 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3~4년 이상 수요 지속"…자주포 본고장에도 도전
이러한 흐름을 경계하는 쪽에서는 방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비판적으로 보기도 한다. 시장 내 주목도는 수출금융이나 폴란드의 정치적 변화가 고려됐다기보다 중동 내 무력 충돌과 북한의 잇단 도발 등 불안심리에 의존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와 체결할 계약 등이 엎어질 가능성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베팅하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을 노린 것이기 때문에 2차 계약 속도에 따라 한순간 빠지면서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전역의 군비 증강 움직임이 본격화한 상황이다. 또 최근 중동 내 전선이 홍해에 더해 이란과 파키스탄 등으로 확산하면서 이러한 국제 정세가 방산 업체들의 성장판이 제대로 열렸단 시각이 업계에선 우세하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말 운이 안 좋아서 폴란드와 체결한 계약이 축소된다고 할 지라도 한국이 세계 주요 무기 공급국이 됐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3~4년 이상은 국내 방산 업체들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점쳤다.
올해 수주 흐름도 방산업체에 긍정적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 등에서도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루마니아는 현재 전차 240대 도입을 내부 검토 중일 만큼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루마니아 자주포 54문 도입 사업 숏리스트에 포함돼 사업자 선정 단계를 밟고 있다. 또 K9을 앞세워 자주포의 본고장인 영국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획득을 위한 MFP(Mobile Fire Platform) 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랜드그룹, '4000억' 자산 유동화 가능성 '고개'
- 소부장 나비효과? SK하이닉스 납품처 이원화 행보 주목
- [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호실적' 삼성카드 김대환, 장수 CEO 전통 이어갈까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우리은행 글로벌 1등 법인…동남아 중심지 역할한다"
- [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역대 최대 실적 KB국민카드 이창권, 글로벌 부문은 숙제
- [글로벌 파이낸스 2024]"빠른 안정과 기대 이상 성과 동시에 이룬다"
- [글로벌 파이낸스 2024]"고객 신뢰 지키며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 집중"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코리안리 싱가포르, 해외비중 확대 전략 '선도자'
- DGB금융, '하이브리드 뱅크' 진화 큰 걸음 내딛었다
- iM라이프, 투자부문 흑자전환...보험수익성 개선은 과제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해외법인, 조달 압박 속 돌파구 '협력 투자'
- [IR Briefing]HD현대인프라코어, 불황 속 더욱 빛난 '재무 체력'
- [퍼포먼스&스톡]시장 기대 못 미친 현대차, 주주환원으로 반전 노린다
- [IR Briefing]'영업익 6.5% 감소' 현대차, 품질경영 의지...일회성 비용 발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제2라운드 돌입하는 경영권 분쟁, 주가는 상한가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앞으로 6년 '투자 분수령'…탈탄소 전환 여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위법성' 문제 삼은 고려아연, 지분 확보 계획엔 '신중모드'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가격 경쟁 밀렸지만, 남아 있는 돌파구 '기술력'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장인화 회장, 동남아 법인에도 '메스' 들이댈까
- [유동성 풍향계]'리밸런싱 속도' 현대제철, 곳간 더 비축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