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ODM 리포트]몸집 키우는 서흥헬스케어, '홀로서기' 성공할까⑧관계사 흡수합병 후 자산규모 급증, 유형자산 인수 무산에 '유동성 우려'
서지민 기자공개 2024-01-31 07:37:20
[편집자주]
건강기능식품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제약, 식품사 뿐 아니라 화장품사, 홈쇼핑사, 교육업체까지 잇따라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규 브랜드와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린다. 건기식 제품을 제조해 납품하는 ODM·OEM 업체는 판매업체들의 경쟁 심화에 따라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벨은 콜마비앤에이치와 노바렉스, 코스맥스엔비티 등 주요 건기식 ODM 업체의 현주소와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흥의 건강기능식품 제조 자회사 서흥헬스케어가 홀로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기식 관계사를 인수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주력해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다.다만 최근 유형자산 인수 과정에서 제때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이 취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몸집을 키우면서 불어난 부채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진한 액상·젤리 사업 물적분할 '승부수', 자산규모 1년9개월만 896억→1120억
서흥은 국내 하드캡슐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하는 의약품용 캡슐 제조사다. 오랜 시간 쌓아온 캡슐 및 의약품 제조 전문성을 기반으로 건기식 OEM 시장에도 빠르게 자리잡았다. 서흥의 전체 매출에서 건기식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6%에서 2021년 45%까지 확대됐다.
그즈음 건기식 시장이 5조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자 서흥은 물적분할이라는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2022년 4월 기존 건기식 사업부문 중 액상 및 젤리 제조 부문을 분할해 서흥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이미 시장 지배력을 가진 캡슐 건기식 부문은 남겨두고 가장 저조한 성장률과 수익성을 보인 사업을 분리해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물적분할로 외부 투자를 용이하게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경쟁력 강화가 기대됐다.
출범 후 1년 9개월간 서흥헬스케어의 행보를 살펴보면 외형 확대에 방점을 둔 모양새다. 분할 당시 896억원이던 자산 규모는 2023년 9월 말 기준 112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모회사 서흥의 자회사 위너웰을 흡수합병한 점이 주효했다. 위너웰은 2016년 서흥이 자체 브랜드 출시를 염두에 두고 설립한 건기식 제조사다. 위너웰이 운영하던 청주공장을 품에 안게 되면서 생산 캐파를 확대했다.
이어 개별인정형 원료 확보를 위한 투자도 이뤄졌다. 지난달 전립선 건강 기능성 원료를 개발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획득한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서흥헬스케어는 한국인삼공사, 종근당건강, LG생활건강, 유한양행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해외수출 국가가 10개 미만으로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로 향후 추가 성장을 위해 수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수대금 216억 미납입해 계약 해제…'현금 창출력·부채규모' 눈길
다만 최근 서흥헬스케어의 유동성에 다소 불안한 조짐이 감지됐다. 서흥헬스케어는 지난해 11월 22일 에스디생명공학으로부터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토지, 건물 및 기계 등 건기식 제조 관련 유형자산 일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240억원으로 계약금 24억원을 먼저 지급했고 잔금 216억원은 12월 22일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에스디생명공학은 12월 26일 잔금 종결일까지 잔금이 입금되지 않아 유형자산 양도 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서흥헬스케어의 잔금 미납입으로 계약이 해제되면서 계약금 24억원은 에스디생명공학에 귀속됐다. 서흥 측은 계약 해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시설투자 잔금을 치르지 못할 만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흥헬스케어는 설립 첫 해 12억원의 영업손실과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20억원이다. 적자 폭이 더 커지면서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2023년 9월말 기준 서흥헬스케어의 부채 총계는 403억원으로 1년 사이 168억원 가량 증가했다. 자산 규모가 25.2% 증가할 때 부채 규모는 71.1% 늘었다.
서흥 관계자는 "서흥헬스케어는 현재 서흥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며 "서흥헬스케어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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