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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 "퍼스트무버, 적극 지원해야"글로벌 패권 경쟁 속 기술력 갖춘 스타트업 주목, 내년 상반기 IPO 재도전

이기정 기자공개 2024-01-29 07:56:39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스트 무버에 관대해져야 벤처투자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 첫 시도인 만큼 실수도 있을 수 있다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정부와 모험자본투자업계의 역할은 이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최근 더벨과 만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사진)는 국내 기업 환경이 퍼스트 무버가 성장하기에 너무 가혹하다고 진단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외형이 커진 것에 반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된다면 더 좋은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올해에도 스타트업의 조력자로 전방위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장 위축 체감,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회사가 벤처캐피탈(VC)과 비교해 시장 한파 영향에서 보다 자유로웠다고 돌아봤다. 실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2022년과 유사한 수준인 1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회사는 연간 50개 정도의 신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포트폴리오의 후속 투자는 확실하게 감소하면서 한파를 체감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과 비교해 지난해 스타트업의 후속 투자액은 평균 약 20억원가량 줄었다. 다행인 점은 포트폴리오사 중 후속 투자유치에 성공한 곳 자체는 늘었다.

섹터별로 보면 산업기술(26.7%), 데이터·AI(19.6%), 디지털라이프(10.7%), 바이오·메디컬(8.9%) 등 여러 분야에 고루 투자를 진행했다. 또 시마크로, 레이저앤그래핀, 큐빔솔루션 등 6개사를 딥테크 팁스에 추천해 선정되는 성과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후속 투자에 대해 시장이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다만 스타트업들이 추운 겨울을 나기에는 후속 투자 규모가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선호하는 섹터의 변화도 있었다. 그는 "그동안 플랫폼과 신약 등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면 지난해부터는 소재·부품·장비와 AI(인공지능) 등 딥테크 기술을 갖춘 곳들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유를 생각해보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백신 경쟁'으로 글로벌 국가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보인다"라며 "추가로 인구 문제 등 사회적인 이슈가 부각되면서 이같은 문제의 근복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기술 기업이 힘을 얻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회문제 해결 기업 주목, 회수 시장은 만만찮을 것"

이 대표는 올해에도 드라마틱한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다소 덜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가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리는 모험자본 시장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요소"라며 "기업들은 여전히 새로운 사업을 찾기보다는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부채를 없애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회복에 앞서 투자가 선행되기는 하지만 완연하게 방향성이 잡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표현하자면 지난해가 찬물이었다면 올해는 미온수 정도"라고 덧붙였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올해 신규 펀드레이징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준비에 나섰던 200억원 규모의 딥테크 펀드 '블루포인트 티핑포인트 벤처투자조합1호(가칭)'를 이르면 1분기 중으로 결성할 예정이다. 추가로 기존 펀드의 투자 소진 속도를 고려해 펀딩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투자 부문에서는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업체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국내 경제는 노동력의 부족이 주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로봇과 AI 등 노동 효율성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고령자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기업들도 유심히 보고 있다. 구체적인 기업으로는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더뉴그레이'와 시니어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시소'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올해에는 산업별로 버티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시니어 시장이 다들 커졌다고는 인식하고 있지만 사업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당 분야에서 제대로 된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업을 선보이는 곳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수 관점에서는 만만찮은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는 초기 비중이 높아 경기 민감도가 낮지만 회수 시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섹터 위주로 회수 전략을 짤 계획이다. 회수가 기대되는 기업으로는 △토모큐브 △리센스메디컬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을 꼽았다.


◇위기 돌파 위해 정부 역할 중요, 겨울 지나면 '빅성장' 기회 도래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회복으로 회수가 늘어나 2022년 정도의 실적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과 관련해서는 언제든 IPO(기업공개)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이르면 올해 4분기나 올해 실적 결과가 나오는 내년 초를 생각하고 있다. 다만 시장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에는 스타트업이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스타트업 역시 겨울만 견뎌내면 성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화된 인구구조와 생산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재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며 "보조금 등 정책적인 자금 지원과 각종 캠페인이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에게 어려운 시장 환경은 맞지만 고목이 매년 나이테를 새기는 것과 같이 내실을 다지는 시기라고 본다"며 "당장의 성장 속도는 느리겠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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