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주가 하락에 카카오·하이브 '골머리' SM엔터 주가, 카카오그룹 편입 전으로 '회귀'…하이브 평가손실 보나
이지혜 기자공개 2024-01-31 10:48:49
[편집자주]
‘빅4’라고 불리는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최근 주가가 유독 다이나믹하게 움직였다. K-POP의 득세가 확연한 만큼 대표적 성장주로 분류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침체 국면이 전환점을 맞지 못하고 있다. 최대주주들이 연달아 자사주를 매입해 구원투수로 나선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그동안 엔터4사의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으며 앞으로 전망은 어떨까. 더벨이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그룹을 덮친 사법리스크가 SM엔터테인먼트의 발목까지 잡았다. 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 하이브와 공개매수 대결을 벌이면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는데 그 여파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SM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카카오도 미처 예견하지 못한 일이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과 카카오 측은 이수만 전 최대주주의 거버넌스 이슈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명분을 내세워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카카오그룹에 편입된 뒤에도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면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당시 내세웠던 명분이 희미해지고 있다.
하이브로서도 썩 달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공개매수전 당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적잖게 취득해 현재 주요주주에 올라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떨어지면 하이브도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 이유다. 손실을 보지 않을 마지노선으로 하이브는 9만원대를 제시했는데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현재 이 수준을 밑돌고 있다.
◇카카오 덮친 사법리스크, SM엔터 주가도 끌어내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7만8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직전 거래일 대비 5.33% 떨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벌써 12거래일 연속으로 9만원대를 밑돌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카카오그룹에 편입되기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하락을 놓고 시선이 분분하다. 증권업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냈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거버넌스 이슈도 지목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인 아이돌이 탄생했고 이수만 전 최대주주의 라이크기획을 제거한 것만으로도 카카오에 매각되기 전 대비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그런데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내린 것은 카카오의 거버넌스 이슈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촉발된 사법리스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부양해 하이브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이로 인해 배재현 카카오그룹 투자총괄 대표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마저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칼 끝에 섰다.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관계를 놓고 소문도 무성해지고 있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 사이가 악화했다는 설이 도는가 하면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고자 투자자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여기에 이어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을 물갈이하려고 벼르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수만 전 최대주주의 영향력을 차단할 때 썼던 명분이 거버넌스 리스크 해소를 통한 기업가치 저하요인 제거였다”며 “그런데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그룹에 속한 뒤에도 거버넌스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 기업가치 어쩌나, 하이브도 평가손 가능성
문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하락이 최대주주를 포함한 주요주주한테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단연 카카오그룹이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떨어지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당초 목표한 만큼 몸값을 인정받으며 증시에 입성하기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주요 투자자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생긴다.
카카오그룹은 국내에서만 사업을 확대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요 핵심 과제로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천명,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동력으로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점찍었다. 이를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외 증시상장을 과제로 제시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만큼 이를 인수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11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발판으로 20조원까지 몸값을 높이는 게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지금처럼 내리막길을 걷는다면 카카오그룹은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본원적 기업가치는 물론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마저 떨어져 목표한대로 몸값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단 카카오만 타격을 받는 게 아니다. 하이브도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하락이 썩 달가울 수 없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CEO)는 지난해 3월 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가운데 44%를 주당 15만원에 매각했다”며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9만2000~9만3000원대로 떨어질 때까지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지분과 앞서 진행한 공개매수로 주당 12만원에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5.78%를 매입했다. 그러다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해 SM엔터테인먼트 보유지분 가운데 6.97%를 주당 15만원에 팔면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입 평단가를 9만원 초반으로 맞췄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하이브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가격보다 18%가량 밑돌고 있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아직 8.81%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가 하락은 하이브의 평가손실로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에도 실적 호조를 기록했을 것으로 파악되는데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여기에 재를 뿌리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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