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기 들어선 '유압로봇']휴머노이드 핵심 '유압제어기술', 미래로봇 시장 선도①역동성·파워·정확도 '3박자' 갖춘 구동방식…케이엔알시스템, 업계 첫 주자 '주목'
성상우 기자공개 2024-02-02 10:10:22
[편집자주]
로봇(robot)은 체코어로 '노동'을 의미하는 'robota'가 어원이다. 인간과 유사한 형태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길 기대했지만 초기 로봇의 작동능력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단순한 기계장치에 불과했던 로봇은 '전동로봇'을 지나 '유압로봇' 시장이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유압로봇 구동방식은 전동로봇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간을 대체할 정도의 섬세함과 역동성, 특유의 파워를 겸비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유압제어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이 처음으로 증시 진입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더벨이 미래 로봇시장을 선도할 '유압로봇' 기술현황과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로봇 시장을 두고 헤게모니 쟁탈전이 치열하다. 그 중 가장 앞서있는 곳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운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인체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역동적인 형상의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 활용한 핵심기술이 '유압제어'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수십개의 관절이 유압동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시장에서 흔히 회자되는 전동로봇이 아닌 유압로봇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인체 본뜬 '아틀라스' 유압동력 설계
이유는 명확하다. 유압 동력 기기가 전동 기기에 비해 특유의 파워를 낼 수 있어서다. 동일 사이즈 기준으로 유압 동력 로봇팔이 전동 로봇에 비해 10배 수준의 힘을 낼 수 있다. 물 속이나 사막, 공사 현장 등 야외의 험지에서도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전동 로봇이 따라할 수 없는 압도적인 장점이다.
과거 유압 로봇의 상대적 약점으로 지적됐던 움직임의 자유도는 최근 기술 수준에선 대부분 해소됐다. 더 정밀하게 유압 제어를 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서 전동 로봇 못지 않게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특히 특유의 파워는 미래 로봇을 구현함에 있어 상당히 강조되는 부분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이족보행으로 장애물을 딛고 뛰어넘는다. 무거운 짐을 드는 움직임이 가능해지려면 유압 동력 관절이 필수적이다. 인간을 대신해 중노동을 하거나 재난·재해 상황에 투입돼 고강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전동 관절로는 '아틀라스'의 무거운 기체를 지탱하면서 각 움직임을 구현하기가 힘들다.
난이도 높은 유압로봇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구현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로봇분야는 국내 증시의 '핫 섹터'로 이미 자리잡았다. 대기업 계열의 로보틱스 기업이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로봇을 신사업으로 얹으면서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은 완성형 미래로봇의 주도주가 누가 될 것이냐로 요약된다. 유압로봇은 완성형에 근접한 로봇으로 평가받는다. 아직 상업용 양산체계를 갖추진 않았지만 시제품 수준에선 가장 유력한 구동방식인 셈이다. 로봇주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유압로봇' 기술을 보유한 곳이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다.
◇'아틀라스' 납품 경험 쌓인 케이엔알시스템, 코스닥 출사표
국내에는 아직까지 전동로봇 위주의 기업이 태반이다. 간단한 움직임을 요하는 개인서비스형 로봇이나 협동 로봇 단계에서 필요한 구동방식이다. 유압로봇을 신사업으로 삼고 연구·개발에 돌입한 기업이 있긴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로 상업화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케이엔알시스템은 유압로봇 시장 개화와 맞물려 시장 관심을 받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유압 구동 로봇에 들어가는 각 부품 및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업체로 꼽힌다.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기술기반의 유압로봇시스템은 국내에서는 당사가 유일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외업체로는 보스톤 다이내믹스와 Schilling Robot이 있다’고 기재했다.
실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에도 케이엔알시스템의 ‘유압 로터리 액추에이터’가 양산을 위한 도입 검토 부품으로 제공된 이력이 있다. 로터리 액츄에이터는 유압 로봇의 관절 부분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양사의 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양사의 신형 라인업 개발 현황이 지속적으로 상호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아틀라스 플랫폼 상용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주요 부품 공급사로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내 기업으로 꼽힌다.
케이엔알시스템이 갖춰놓은 유압 로봇 관련 제품 라인업은 △로봇용 유압 로터리 액추에이터(ROTARY ACTUATOR) △저마찰 유압 리니어 액추에이터 △소형 서보밸브 △모바일 HPU △유압 로봇 제어기 △내환경 유압 로봇 팔 △내환경 유압 모바일 로봇 등이다.
그 중 ‘유압 로터리 액추에이터’는 회전과 방향전환 등 로봇의 각 관절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폴리머 코팅기술’로 마찰을 낮추고 더 정확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소형 서보밸브’는 액추에이터와 쌍으로 구성돼 유압 흐름 제어를 통해 액추에이터의 구동 및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부품이다.
유압 로봇 분야의 글로벌 리딩 기업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탈리아기술원(IIT, Istituto Italiano di Tecnologia) DLS lab'에 로터리 액츄에이터 모델 2종을 납품했다. 미국의 로봇분야 리딩 컴퍼니인 'IHMC 로보틱스' 역시 케이엔알시스템 제품인 '저마찰 리니어 액츄에이터'와 '모바일HPU'의 구매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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