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술평가 기업 점검]KNR시스템, 유압로봇 정밀제어 핵심기술 8종 '합격점'2007년 개발 본격화, 해외 경쟁사 제치고 대만 수주…코스닥 상장 '출사표'
성상우 기자공개 2023-09-18 08:14:21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지 한달이 지났다. 아직 상장규정이 개정되기 전이지만 기업들은 일찌감치 '규제완화' 제스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상장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기술평가의 난이도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자본시장 진입 여부를 가르는 검증대이자 도약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더벨이 기술평가 신청기업의 기술 완성도를 비롯해 시장 경쟁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NR시스템은 상반기 기술평가를 A등급으로 통과했다. '유압 로봇(Hydraulic robot system)' 정밀제어 핵심기술 8종을 내세워 합격점을 받았다. 시장 잠재력을 내다보고 2007년부터 유압시스템에 특화된 로봇기술 개발을 본격화해했다. 신뢰성 장벽이 극도로 높은 테스트 장비 영역에서 해외 경쟁사를 제치고 대만 발주를 따낼 정도로 수준높은 기술력을 보유했다.회사는 소부장 특례상장 제도를 적용해 이달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가 공동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유압로봇을 정밀제어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테스트장비 개발, 시험평가용역서비스를 주력으로 로봇, 시험인증, EV엔지니어링 등의 신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성균관대 엔지니어 출신 3인방 창업, 유압·전동 정밀제어 기술 확보
KNR시스템은 2000년 김명한 대표와 김철한 전무, 류성무 상무 등 3대 창업주가 모여 설립한 회사다. 창업주 모두 엔지니어로 이뤄진 점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성균관대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아자동차 KD기술부, 한산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를 거쳤다. 기술영업본부를 맡고 있는 김철한 전무도 성균관대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류성무 상무는 성균관대 로봇공학 박사학위 보유자다.
로봇 분야에서 경쟁우위 요소는 국내 대다수 업체가 전동제어 기술에 머무르는 반면 KNR시스템은 유압제어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유압제어 기술은 전동제어 기술 대비 험악한 환경에서 이용이 가능한 동시에 상대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KNR시스템이 기술평가 당시 전문평가기관에 제출한 핵심내용도 '유압 로봇' 기술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로봇용 유압 로터리 액추에이터(ROTARY ACTUATOR) △저마찰 유압 리니어 액추에이터 △소형 서보밸브 △모바일 HPU △유압 로봇 제어기 △내환경 유압 로봇 팔 △내환경 유압 모바일 로봇 △시험장비 로봇 등을 핵심기술로 제시했다.
KNR시스템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핵심 부품과 완성체 로봇 세트 모두를 자체 개발·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로터리 액츄에이터'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자체개발한 로봇 모델 '아트라스'에 적용됐다. 로터리 액츄에이터 3종 모델(RH-S100-F4·RH-S300-F4·RH-D300-F4)을 보스턴다이나믹스 측에 공급했다. 아틀라스의 플랫폼 상용화시 성장성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유압제어 기술을 근간으로 전동제어 기술을 함께 갖추고 있는 부분은 글로벌 발주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2019년 당시 대만에서 발주한 철도기술연구인증센터(RTRCC Project) 사업을 따낸 것은 해외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업력이 수십년 앞서 있는 해외 경쟁사를 제치고 357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글로벌 리딩 유압로봇 그룹 '러브콜'… 5대 사업영역 구축
글로벌 리딩 유압로봇 그룹과 협업하고 있는 점은 KNR시스템의 강점으로 꼽힌다. 회사는 '이탈리아기술원(IIT, Istituto Italiano di Tecnologia) DLS lab'에 로터리 액츄에이터 모델 2종을 납품한 경력이 있다.
글로벌 리딩 업체 'IHMC 로보틱스'에도 '저마찰 리니어 액츄에이터'와 '모바일HPU'를 납품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 선두권 로봇 업체에 유압 로봇 핵심 부품을 납품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공동 개발 및 부품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 광양'과 납품계약을 맺고 지금제거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위험 작업 환경에 투입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 로봇을 개발 중이다. 한국조선해양과는 선박 외벽 도장자동화 로봇 플랫폼을 공동 개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하는 인공위성용 서보밸브 개발도 KNR시스템이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로봇 시장은 전동제어 기술기반의 '협동로봇'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선 향후 정밀·고강도 활동로봇 시장이 유압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 글로벌 로봇 업체를 비롯해 중공업·건설·우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군의 대형사들이 상용화를 위해 문을 두드리는 분위기다.
SF영화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로봇은 유압제어 기술이 바탕이 돼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다. 연구실이나 공장, 실내 등 제한된 환경에서만 작동할 수 있는 전동로봇과 달리 유압로봇은 환경적 제한을 거의 받지 않는다. 물 속이나 사막 등 험악한 환경의 실외에서도 자유롭게 구동할 수 있다. 사람 대신 원전 사고 현장에 투입되거나 제철소 고로 안으로 들어가는 작업도 가능하다.
KNR시스템은 테스트 장비를 시작으로 5대 사업영역을 통해 시장성을 높일 계획이다. 테스트장비 개발, 시험평가용역서비스를 주력으로 로봇, 시험인증, EV엔지니어링 등을 신사업으로 두고 있다.
초기부터 진출했던 테스트 장비는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우주일렉트로닉스’에 ‘2P 소켓 자동 취출 로봇시스템’을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2년간 200여 국내외 기업·기관에 1100건 이상의 프로젝트 테스트 장비를 납품했다.
신뢰성 장벽이 높은 편임에도 5대 전방산업군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철도 레일 테스트와 교각 내구성 테스트를 비롯해 재료시장, 에너지장비, 자동차 EV 영역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테스트 장비에서 파생된 사업영역인 시험평가 용역서비스나, 각종 시험인증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KNR오토모티브)를 통해 EV 신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연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11억원, 29억원이었다.
강상민 KNR시스템 부사장은 "상업화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유압로봇시스템 시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장 이후 공장 통합 및 확장과 해외 사업 본격화 등 굵직한 작업들을 순차적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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