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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할 때마다 '한 방', LG그룹의 PE 활용법 LG CNS·S&I엣스퍼트·진단사업 매각, 올해 LG전자발 ‘큰 장’ 기대감

이영호 기자공개 2024-02-01 08:09:4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프라이빗에쿼티(PE)들과의 협업 수준이 깊지 않은 편이다. 각 계열사가 다수 PE로부터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시장 익스포저가 커진 SK그룹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LG 역시 중요한 순간마다 PE를 활용하는 재무전략을 펼쳐왔다. 올해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에어솔루션사업부 투자자 유치에 나서면서 큰 장이 설 것이란 관측이다.

30일 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모간스탠리를 앞세워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에어솔루션사업부 투자유치에 나섰다. 자금력이 풍부한 글로벌 PE를 중심으로 접촉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금 조달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딜 구조에 따라서 추가 거래가 파생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LG그룹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 이유다.

실제 LG그룹의 PE 접촉은 최근 수년 사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LG그룹은 사업 재편, 정부 규제 이슈 해소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PE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대표적으로 2020년 ㈜LG가 맥쿼리PE에 LG CNS 지분 35%를 1조19억원에 매각한 사례가 있다. 이를 통해 LG그룹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며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일거에 해소했다.

LG그룹과 맥쿼리PE는 2022년 다시 한 번 거래에 나섰다. 맥쿼리PE가 약 3600억원에 S&I엣스퍼트 지분 60%를 인수하면서다. S&I엣스퍼트는 LG그룹 주요 사업장에 대한 건물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또 다시 주목 받았다. LG화학이 진단사업부문 매각을 타진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M&A는 아니었지만 대기업 주도 카브아웃 딜이 출회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새 주인으로는 글랜우드PE가 낙점됐다. 지난해 10월 1500억원의 인수대금이 납입되면서 딜 클로징됐다.

LG화학은 여전히 시장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선언하며 진단사업부문 외에도 여러 사업부문이 잠재적인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은 오랜기간 PE 투자유치에 보수적이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그 이유로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되는 'LG실트론 사태'가 지목된다. 2007년 당시 보고펀드·KTB PE가 약 4200억원을 들여 LG실트론 지분 49%를 매입했다. 재무적투자자(FI)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구도였다.

결과적으로 LG실트론 투자는 실패했고 후폭풍은 거셌다. LG실트론 상장이 좌절되면서 PE 측 인수금융 디폴트라는 초유 사태로 번졌다. 이후 양측 맞소송전으로 비화됐다. 보고펀드가 치명상을 입은 것은 물론 LG그룹에도 장기간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2020년대 들어서면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LG그룹과 PE 간에 거래가 다시 본격화되는 추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PE와의 협력 양상을 살펴보면 LG그룹이 LG실트론 사태를 극복한 모습"이라며 "LG전자 투자유치 규모가 LG그룹과 PE 간 파트너십을 가늠하는 새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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