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 집중하는 차바이오텍, '외부역량' 활용 승부수 캔큐어·상트네어로부터 항체도입, 잇단 외부인사 영입 후 달라진 전략
차지현 기자공개 2024-02-01 09:58:4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포치료제 연구개발(R&D) 기업 차바이오텍이 자연살해(NK) 파이프라인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두 달 새 관련 기술을 세 차례나 도입하는 등 외부역량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개발(BD) 전문가 등 잇단 외부 인사 영입 이후 기술도입이 활발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NK 파이프라인 시너지 낼 항체·기술 도입 활발, 두달새 3건
차바이오텍은 29일 미국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캔큐어로부터 MIC 항원을 표적하는 항체를 도입하는 물질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IC는 NK세포가 암세포를 살상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단백질이다. 개발 중인 NK 세포치료제를 해당 항체와 병용해 여러 암종 모델에서 치료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외부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건 최근 두 달 새 세 번째다. 앞서 지난달 18일엔 북미 생명공학기업과 바이러스 플라스미드 5종과 바이럴 벡터 패키징 세포주 4종을 이전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활용해 바이럴 벡터를 만들고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NK 세포에 주입하는 데 사용하겠단 구상이다. 바이럴 벡터는 DNA·RNA 같은 유전물질을 세포에 전달하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지난해 11월엔 메디톡스 자회사이자 항체 기반 신약개발 업체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이하 상트네어)로부터 사람 상피세포증식인자 수용체 2형(HER2) 표적 항체 'CTN001'을 이전받았다. NK세포와 항체가 결합하면 치료 효과가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차바이오텍은 CTN001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NK 세포치료제의 종양 살상 효과를 대폭 증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도입 외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올 초엔 새로운 NK세포 치료요법 개발을 목적으로 자회사 차백신연구소와 손을 잡았다. 차백신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를 NK세포와 함께 배양할 때 나타나는 NK세포의 다양한 활성 및 비활성 인자들을 분석하고 항암 효능을 평가해 새로운 항암 요법을 발굴할 예정이다.
◇세계적 미성숙 NK 영역, 파트너십으로 시장 선점 전략
NK 세포치료제는 차바이오텍의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NK세포는 인체에 존재하는 강력한 면역세포로 특정 항원 없이도 비정상세포를 직접 살상한다.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해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공격·제거하며 암세포뿐만 아니라 암 줄기세포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해 암 재발과 전이를 막는 특징을 지닌다.
다만 NK세포의 경우 체내 투여 시 증식하지 않아 배양 및 제조가 어렵다. 차바이오텍은 고활성·고순도 NK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고형암 NK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CBT101'은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BD 및 임상 등 분야에서 외부 인사를 연이어 영입한 이후부터 R&D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22년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BD전문가 양은영 전무가 글로벌BD본부 본부장이자 차바이오그룹 최고사업총괄(CBO)로 합류했다. 이어 허가개발실에 나혜정 상무, 임상운영실에 강재선 상무, 임상개발실에 장경호 상무도 새롭게 영입했다.
이전까지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NK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단독 효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 이후부턴 해당 물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 기술이나 항체 등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보도자료는 물론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등 굴지 행사 등에서 NK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외부 업체와 협업을 늘릴 것이란 점을 지속해서 피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한 NK 세포치료제가 없는 만큼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을 가속화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부 기업과 힘을 모아 항체와 병용 요법이나 CAR-NK 세포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를 개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단 판단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CBT-101은 이미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를 폭넓게 확인했을 정도로 NK세포 자체에 대한 연구개발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의 파트너쉽을 통해 사업화를 가속화하는 전략을 진행 중으로 항체와 병용요법, CAR-NK 개발 등 다각도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NK 세포치료제 개발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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