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SK하이닉스, 글로벌 신평사 엇갈린 시각 무디스, '부정적' 등급전망 유지할 듯…늘어난 차입금 관리 관건
이정완 기자공개 2024-02-05 14:14:0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을 바라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무디스와 S&P 간 등급 전망 차이가 이를 잘 드러낸다. S&P는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 등급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무디스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가 매긴 신용등급이 S&P보다 한 노치(Notch) 높긴 하나 양측의 전망 차가 눈에 띈다.
◇S&P, 지난해 말 '안정적' 등급전망 복귀
3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Baa2,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는 2022년 4분기 영업적자가 발생한 뒤 지난해 3월 등급전망을 하향시켰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유례 없는 불황 가운데 대거 차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비슷한 시기 S&P도 SK하이닉스의 등급 전망을 낮췄다. S&P는 무디스보다 앞선 지난해 2윌 'BBB-, 부정적'으로 재평가했다. 이 역시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당시 S&P는 2024년이 돼야 신용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S&P의 등급전망 변화는 올해가 다가오는 무렵에 실시됐다. 지난해 12월 ‘안정적’ 전망으로 회복시킨 것이다. D램 반도체 수익성 상승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시대와 맞물려 육성 중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성장 덕에 향후 6개월~1년 반 동안 영업실적이 유의미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1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S&P의 전망에 맞는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 25일 4분기 매출 11조3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 4배,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적자는 7조원 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AI 서버와 모바일용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달라진 이익 흐름을 보였다.
S&P는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다음날인 26일 "올해 실적이 예상치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에 더욱 힘을 싣는 분석을 제시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HBM3와 지난해 개발을 마친 HBM3E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공세에도 주요 공급사로서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했다.
◇낸드플래시 적자에 '불확실성' 지속
하지만 무디스는 '부정적' 등급전망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본드 발행을 위해 신용평가를 진행했는데 동일 전망을 유지했다. 당분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신용평가업계는 무디스가 SK하이닉스의 차입 부담을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까지만 해도 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였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과 함께 M&A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면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2021년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현 솔리다임), 2022년 키파운드리 인수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23조원을 넘어섰다.
D램과는 다른 낸드플래시 시장 분위기도 등급전망 상향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업황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 업계 전반의 감산 조치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긴 했으나 4분기에도 적자로 평가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차입금이 지난 몇 년 간 계속 증가 추세를 이어왔고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절대적 수익성도 아직 낮은 상태"라며 "업황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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